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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Dec 17. 2018

공장 생산직에 관한 이야기 - 다시 퇴사.

사람은 무엇 때문에 퇴사를 하나.

12월 13일. 추운 날이었다. 남자는 퇴사를 결심하고, 같이 일하던 동생에게 출근증을 주고 집으로 도착하였다.


다음 날, 아침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진정 퇴사를 하는거냐며, 너무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는 것이 많이 섭섭하고, 이유라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는 말했다.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고 그 동안 몇 번 고충을 이야기해 왔고, 본인이 말한 애로사항에 대한 개선이 전혀 없었으며, 무엇보다 8월달에 해주기로한 정규직이 약 4개월이 지난 지금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제일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회사에서는 알겠다고 대답이 왔다. 그렇게..남자의 두 번째 생산직 근무가 끝이 났다.

통화를 끝내고 나서 남자는 일어나서 방에 쳐져 있는 커튼을 열었고 촤르륵-. 소리와 함께 밖에서 정오의 햇살이 방 안으로 쏟아졌다. 


보통 일을 그만두면 후련함이 앞섰지만, 이번 퇴사는 그렇지 않았다.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를 그만 둔 이유 중 인간 관계에서도 기분이 착잡했고, 정규직 전환에 대해 가졌던 기대가 무너진 기분. 이 나이가 되도록 좋은 일자리에 자리를 잡지 못한 자식에 대한 걱정이 늘어만 가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사실 어떤 뚜렷한 대책을 가지고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아니었다. 남자는 사람들에게 퇴사 소식을 알리며

"그래도 나는 어디 가서든 먹고 산다."

애써 허세를 부려 보았다. 


그래. 사실 어디가서든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러나 남자가 소위 말해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보기에 그나마 쓸만한 능력은 3~4년에 달하는 카페 경력이었고, 최근 최저 임금 인상의 여파였는지 카페의 일자리는 많이 줄어든 듯 보였다. 그리고, 남자는 더 이상은 카페에서 근무자로 근무할 생각은 없었다. 일은 좋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직이 그렇듯 박봉에 심한 마음 고생에 시달리는 탓이다. 빠질수 없는 주말 근무는 덤이고.


곧 서른 두 살이다. 남자는 홍차를 타며 생각했다. 어렸을 때의 내가 생각하기로는 내 나이 서른 두 살이면 번듯한 직장과 단란한 가정을 이뤘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남자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직장은 찾기 어려웠고, 뉴스 기사에서는 올해보다 작년의 경제가 더 어려울것이라고 연일 기사를 내었다. 뭐, 경제가 안 어려웠던 적이 있던가. 남자는 그 기사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일단 일 주일정도는 마음 편하게 쉬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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