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황석영 『바리데기』
부제: “버려졌지만, 세상이 나를 밀어냈지만, 나는 끝내 살아 있었다.”
감정 의뢰자: 배리 / 41세 / 간병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베트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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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요청
“어릴 땐 내가 버려졌다고 생각했어요.
커서는 내가 태어난 곳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고요.
지금은요…
그냥,
나는 계속 밀려난 기분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살아 있어요.
그게 가끔 너무,
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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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개요
배리는 베트남 북부 농촌에서 태어났지만
여섯 살 무렵 부모에게 입양 명목으로 팔려왔다.
한국으로 온 이후, 여러 가정을 전전했고
청소년기에 탈가정 상태로 지내다
20대 초반부터 불법 체류자로 생존을 이어갔다.
현재는 노인 요양시설에서
비공식 간병인으로 일하며
잠만 자는 공간이 있는 고시원을 전전 중이다.
감정 로그에는 ‘가족’, ‘엄마’, ‘이름’ 같은 단어가 거의 없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살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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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분석 결과
카일의 분석
• 감정 로그 중 자주 등장하는 개념: 생존 = 침묵, 감정 = 사치
• 외부 감정 표현 억제 경향 강함
• 감정 패턴: 과거 기억 회피 감정 회귀 자가 진압 반복
• ‘나’라는 주어보다 ‘그 여자’, ‘그 애’ 등 제삼자화 경향
데이지의 보조 기록
• 이름 자체에 감정 부여 없음 (“배리는 내가 지은 이름 아니에요”)
• 반복 구절: “나는 살아야 했어요” / “나는 없어도 괜찮아요”
• 특정 시점(2023년 요양 환자 사망 이후) 감정 폭발 기록 있음
“그분은 죽으면서도 미안하다고 했어요.
나는 한 번도… 그런 말 못 들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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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로그 기록
2023년 9월 3일,
배리가 돌보던 할머니가 눈을 감은 날.
그날, 감정 로그에는 이례적으로
한 문단 분량의 기록이 남았다.
“그분은 손을 잡아줬어요.
죽기 전에 ‘고마웠다’고 했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숨이 턱 막혔어요.
아무도 그런 말 안 해줬거든요.
나, 잘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 이후, 배리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 로그를 감정 보관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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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로그 상태
감정 기억: 자기 소외 상태 / 감정 인식 지연
현재 상태: 감정 회복 초기 / 언어화 가능성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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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메모
그녀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지만,
자신이 돌본 한 사람의 마지막 말이
그녀의 감정을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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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션 크레딧
“나는 끝내 살아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울만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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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바리데기』는
버림받은 존재가
세상을 건너며 자신의 감정을 잃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배리는 수없이 밀려났지만,
그녀는 기억되고 싶은 감정을
단 한 번이라도 느끼기 위해
끝내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이 감정 로그는
세상이 밀어낸 존재에게 보내는
작은 복원 기록입니다.
당신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