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주고받은 건 나뿐이었다. 왜 나는 나에게 그렇게 가혹했을까.”
재무제표 연결 과정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내부거래 제거.
본 지사 간 회사끼리 주고받은 매출, 비용, 자산 이동—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그건 ‘실제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부에서 순환한 숫자일 뿐이다.
모두 실제로 외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조정 후 제거해야 한다.
내 감정도 마찬가지다.
“나는 스스로를 너무 잘 속였다.
그래서 가장 오래 속았다.”
내가 나에게 했던 말,
나에게 내렸던 평가,
억지로 참아낸 감정들—
그건 외부와의 교환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난 반복 회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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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감정거래 사례
●"내가 예민한 거겠지" → 감정 자동 조정
●"그 정도로 힘든 것도 아니었잖아" → 서운함 감가상각
●"남들도 다 이 정도는 하잖아" → 자기 손실 상쇄처리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조정이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는 것.
나는 나를 설득했고,
기각했고,
그리고 무시했다.
지금 나는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내 마음 하나의 장부에 집중하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나에게 했던 거짓 회계처리를 하나씩 걷어내고 싶다.
나는 늘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고,
그걸 외부 원인으로만 돌렸다.
“그 사람이 너무 무심해서.”
“그 상사가 너무 무례해서.”
하지만 진짜 내부거래는 따로 있었다.
● 나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다.
● 참을 수 있을 거라 믿고, 매일 한숨을 눌렀다.
● 피곤함을 ‘책임감’으로 포장했고,
● 서운함을 ‘성숙함’으로 전표 처리했다.
나는 감정을 지출하고,
그 감정의 수익을 다시 나에게 전가했다.
모든 감정이 나를 통과했고,
모든 손실도 나에게 귀속됐다.
그게 내부자 거래였다.
이제야 알겠다.
그 모든 피로의 진짜 상대는
나였다.
나는 너무 오래 나를 몰아붙였고,
스스로를 객관화한답시고
감정을 외면하는 회계사가 되어버렸다.
오늘 나는 연결조정을 한다.
내부거래: 자기 검열 / 자기 부담 / 자기 비난
조정 방식: 전액 제거
회계처리: 감정 대손충당금 환입
비고: 자기화해 이익 인식
나는 이제 나와의 거래를 그만두기로 했다.
내 감정을 나 자신에게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그게 진짜 회계고,
그게 진짜 회복이다.
나는 나를 너무 오래 책상 너머에 앉혀두었다.
나는 나를 가장 잘 속였다.
그래서 가장 오래 속았다.
이제 나는,
내 감정에 다시 믿음을 기록한다.
내부거래 전액 제거 완료. 나와의 화해, 회계기준일 현재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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