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감정의 회계감사

― 내 감정 보고는 과대계상되지 않았는가 ―

by J이렌


기업은 재무제표를 작성한 뒤
반드시 감사인의 검토를 거친다.
기록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과대계상이나 누락은 없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기억은 늘 나에게 유리하게 남고,
기록은 감정을 미화하거나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 감정에 대한 감정감사보고서를 써본다.

◾ 감사 항목별 검토

✅ 감정 자산 과대계상 여부

웃음을 자산으로 기록했으나, 과연 진심에서 비롯된 웃음이었는가?


내가 버텼던 시간은 회복인가, 그냥 생존인가?


➡ 일부 감정 자산은 실체 없는 무형자산으로 판단됨
→ 감정 자산 총액 ₩12 → 수정 후 ₩9

✅ 감정 부채 누락 여부

"괜찮다"라고 넘겼던 순간들, 진짜 감정 정산이 끝났는가?


억지로 괜찮아진 척하며, 감정 부채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항목은 없는가?


➡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채 ₩3 추가 인식
→ 감정 부채 총액 ₩15 → 수정 후 ₩18

✅ 감정 수익 허위계상 여부

고마운 말 한마디, 실제로 나를 회복시켰는가


칭찬을 감정 수익으로 인식했지만, 그 순간만 반짝이었는가?


➡ 감정 수익 ₩18 → 실효수익 기준 ₩14로 조정

◾ 감사 의견

감사인의 의견:


“감정 장부는 전반적으로 일관되고 정직하게 작성되었으나,
일부 항목에 대해 과대계상과 부채 누락이 확인됨.”


→ 따라서 정서의 재무제표는
**조건부 적정 의견 (Qualified Opinion)**으로 판단됨.
→ 보완 필요.

◾ 회계감사의 의미

나는 이제 안다.
감정도 ‘기록’이 아니라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은 늘 편향되어 있고,
기억은 내가 편한 대로 편집된다.

하지만 감사를 거쳐야
비로소 진짜 감정 상태가 드러난다.

◾ Emotion Journal – 28

기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쓴 감정을
다시 읽고, 다시 물어야 했다.

“이건 정말 그렇게 느낀 감정이었을까?”
“이건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있는가?”

그렇게 묻고, 의심하고, 검토하는 시간.
그게 회계감사였고,
그게 바로 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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