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감정 충당부채

– 언젠가 무너질 감정을 대비하라

by J이렌

“사건이 나기 전에

이미 나는 알고 있었다.

이 감정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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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에서는 **충당부채(Provision)**란,

"지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래에 거의 확실히 발생할 손실을

현재 시점에서 책임지고 반영하는 것."

감정에서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관계는 오래 못 갈 거라는 걸

●이 다정함은 일시적이라는 걸

●언젠간 떠날 거라는 걸

그래서 사실,

우리는 이미 마음속에

감정 충당금을 설정해두고 있었다.

감정충당부채는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잔액을 먹고 있다.

그리고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면—

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받아들이게 된다.

왜냐하면

이미 그 감정의 손실을 분개해 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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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충당부채는

"사랑하지 않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부서지지 않기 위한 장치"다.

충당은 회피가 아니라,

책임 있는 감정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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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는 언제나 말을 아껴둔 감정이 있다.
지금 꺼내면 너무 무겁고,
지금 말하면 너무 가벼울 것 같은 말들.

그래서 나는 그 감정들을 충당부채로 처리한다.
아직 지출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써야 할 마음.
예상은 되었고, 가능성은 높고, 타이밍만 불확실한 감정.

너와 나 사이, 미처 말하지 못한 미안함도.
내가 아직 감당하지 못한 슬픔도.
애써 잊은 척한 외로움도.
모두 내 안의 충당부채로 잡혀 있다.

그게 감정의 회계라면,
나는 꽤 오랫동안 회계상 부채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말이야—
어쩌면 누군가와 진심으로 마주 앉아 대화하는 건
그 부채를 조금씩 탕감해 가는 일이 아닐까?


� Emotion Journal – 8장

나는 알고 있었다.

이 다정함은 언젠간 끝날 것을.

그래서 나는

마음 한편에 조용히 대비해 두었다.

나는 그 감정을 조용히 충당부채로 잡고,

말할 수 있는 날까지 정서의 결산을 미룬다.

감정충당부채 설정 완료 – 예상 손실 반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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