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회계학 개론 101 부록편
살면서 어떤 감정은
기록되지도 못한 채 지나간다.
좋아했던 건 분명한데
그게 ‘사랑’이었는지는 몰랐고,
서운했던 순간인데
그게 ‘상처’였는지도 몰랐다.
그땐 너무 작았거나,
너무 급했거나,
아니면 그냥 감정을 인식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걸
**감정의 ‘누락 자산’**이라고 부른다.
내 마음 어딘가에 있었지만,
장부에는 입력되지 않은 감정.
느꼈지만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
그건 누락됐다.
회계학에서 누락된 자산은
언젠가는 재평가되거나,
어느 날 뜻밖의 손실로 인식된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아무렇지 않게 넘긴 기억 속에서
문득 그 사람의 말투가 떠오르고,
그 손길이 따뜻했다는 걸
몇 년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그건 새로 생긴 감정이 아니다.
그땐 몰랐지만, 원래 있었던 감정이었을 뿐.
나는 요즘,
이 누락된 자산들을 하나씩 재평가 중이다.
그때 놓쳤던 온기,
그때 알지 못했던 마음들.
� Emotion Journal – 번외 ⑧
오늘 나는
예전보다 더 정확하게 감정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내 안의 감정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단지 아직 이름을 못 가진 것뿐이라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