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다니엘이,

<나, 다니엘 블레이크>

by 진아
htm_2016120816368285719.jpg


난 포기 안해. 난 개처럼 물고 늘어질거야.


라고 얘기한 다니엘 블레이크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나는 개도 아니고, 도둑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니고, 시민이라는 것.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돕고, 내 권리를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존엄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 우리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는 것.

<내일을 위한 시간>으로 한 해를 열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아마도 올 해 마지막 영화가 될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데 느슨하게 연대하는 것이, 서로에게 희망 비슷한 것이 되어 주는 것이 대체 어떤 의미일까 물으며 매번 비관적이 되어버리지만. 영화를 보며 함께 꺼이꺼이 울다가(주먹 물고 우는 느낌) 반짝거리는 신촌 길을 걸으며 그래도 잘 살아봐야지 어쩌겠어, 라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될 때, 무심한 모두의 시스템보다는 다정한 누군가의 다니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 너의 잘못도, 우리의 잘못도 아니야.

내 이름은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_<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