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 Walküre
<니벨룽의 반지>의 두번째 작품인 <Die Walküre(발퀴레)>는 <라인의 황금>에 등장한 보탄과 그가 낳은 쌍둥이이 지만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지그문크와 지클린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발퀴레'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오딘을 모시는 하늘의 여인들로 훌륭한 영웅에게 죽음의 운명을 부여하는 임무를 도맡았습니다. 이중의 한 명이 보탄의 또 다른 딸로 설정되어 있어, 얘기치 못할 운명을 예고하는데요. 제목에서도 암시되듯이 줄거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지요.
2005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전체를 공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떄 학생이었기에 4부작 전체를 관람할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여 단 한 작품만 골랐는데, 그 작품이 <발퀴레였어요. 이유는 없이 그냥 이 작품이 끌리더라구요. 알고 보니까 4부작 중에서 가장 대중성이 높고 음악도 유명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은 말하기가 꺼려지는 그 이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마린스키 오페라단을 이끌고 공연했었는데요. 러시아 여행하면서 마린스키 오페라단의 공연을 즐겁게 감상했었는데, 한동안은 거론하기가 힘들 것 같네요.
극 초반부 1막에서 지그문트와 지클린데는 서로에 대한 존재, 사랑을 확인하고 헌신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릅니다. 지그문트가 먼저 "Winterstürme wichen dem Wonnemond(겨울 폭풍은 사라지고)"를 부른 후, 지클린데가 지그문트에게 "Du bist der Lanz(그대는 나의 봄)"이라고 부르는, 2중창의 형식으로 펼쳐지는데요. 겨울의 끝목과 봄의 길목에 서 있는 지금 듣기에 적절한 곡입니다. 아래의 링크에서 자세한 설명과 해석을 확인해 보세요.
https://m.blog.naver.com/opazizi/221816269740
1976년 바이로이트 실황 버전으로 Jeannine Altmeyer과 Peter Hofmann의 노래입니다.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를 맡아서 더욱 화제가 되었던 프로덕션입니다.
전쟁영화의 걸작 <지옥의 묵시록>의 이 장면에서도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 등장하죠. 참혹한 폭격의 순간에 웅장한 음악을 등장시켜 전쟁의 잔인성을 더욱 부각시켰죠. 아직도 이 장면을 볼때마다 소름이 돋아서 얼얼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