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대통령 하나와 그가 임명한 극우 충성파 각료들에 의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했던 초강대국이자 경제/문화/군사 어느 분야 빠질 것 없이 압도적인 나라가, 뽑아놓은 대통령 하나 때문에 순식간에 조폭이, 마피아가 되버린 듯 하다. 남의 나라에 쳐들어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그린란드 달라고 떼쓰는 것을 보면 하는 짓은 동네 건달, 양아치 패거리 수준..
연방 정부의 강권 통치와 주정부의 자치권이 충돌하는 심각한 헌정 위기에 직면해 있는 미국의 앞날은 어찌될지. 우리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ICE요원들에게 살해당한 ‘알렉스 프레티’.
미국 시민권자이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보훈 병원 간호사로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싸웠으며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ICE요원들에게 쫓기던 여자를 돕고, 사진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6명이 달라붙어 이미 제압당한 상태로 총을 9발 맞았단다. 르네 굿 사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제 미국은 백주대낮에 공권력이 무고한 자국의 시민을 대놓고 처형하는 나라가 돼버렸다.
트럼프는 계속 강공.. 배수의 진 앞에 선 느낌인건가. 노욕과 노망이 자신을 제국의 황제라 여기게 만들걸까.
내란법 발동할 명분을 위해서 진짜 내전 발발을 바라는 듯 하다.
팀 월즈 주지사가 이번 사건을 연방 정부의 점령이라 강력히 규탄하며, 주방위군을 동원해서라도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는 있다는데.. 어느 블루 스테이트 주정부 중에서 주방위군 동원해서 반발하기라도 하면 바로 밀어버리려고. 트럼프는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현재 미네소타 주방위군은 주지사 동의 하에 시민 보호와 지역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미니애폴리스 시내에 배치되어있고, 현지 경찰(MPD)과 협력하며 ICE의 작전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
시민들이 군을 연방 단속 요원으로 오인해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ICE 등 연방요원과 구별되도록 형광색 반사 조끼를 착용하고 활동 중인데, 만약 트럼프가 내란법을 발동하면 주지사의 지휘권 아래 있는 주방위군은 즉시 대통령 직속 명령을 받는 연방군으로 전환되니, 이렇게 되면 군은 자신들을 동원했던 주지사의 뜻에 반해 시민들을 진압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선발 과정에서도 이미 말이 많은 폭력적인 ICE 요원들에 더해, 알래스카 등에 주둔한 제11공수사단 등 약 1,500명의 현역 군인들은 이미 미네소타 투입을 위한 출동 준비 명령을 받은 상태란다. 더구나 소셜 미디어와 목격담에 따르면, 시내에 배치된 군 차량에 강력한 소음으로 군중을 해산시키는 LRAD(음향 대포)가 장착된 모습이 포착되어 시민들의 공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트럼프 1기 때처럼 군 수뇌부가 불의하고 위법한 명령에 저항하거나, 우리의 12.3 내란 때처럼 군인들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
자칫하면 광대한 북아메리카 대륙의 곳곳에서 광주 5.18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이역만리에서 뉴스만 접해도 이럴진대, 미네소타 주민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하는 짓을 보면 자꾸 탄핵된 윤석열이 오버랩 된다. 자기 말만 하는 것이나, 언론에 대한 이중적 태도나, 딸랑이 충성파들로 주변을 채운 것이나, 무대뽀적인 행태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상황을 악화시키려 하고, 편을 갈라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시키는데 탁월하다.
실제 트럼프는 얼마전 자신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지면 민주당이 어떻게든 자신을 탄핵시킬거라고. 중간선거에서 폭망할 것 같으니 MAGA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중간선거를 치를 필요가 없도록 극한 분열을 일으켜 이를 빌미로 내란법을 발동해 계엄 상황으로 만들려는 것.
민주당에선 이번 작전을 총괄한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절차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미네소타 검찰은 사건 당시 영상을 근거로 ICE 요원들에 대한 체포 영장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절차들은 또 시간을 소모하는 길고 지난한 싸움이 될텐데..
트럼프가 상대방의 반발을 유도해 더 큰 공권력을 행사하려는 덫을 놓고 있는 모양새라, 블루 스테이트 주지사들은 그 덫을 피하면서도 시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한다. 워낙 대통령의 권한이 세다 보니 더 무력해 보일 수 밖에 없겠다만.. 대통령이 너무 티나게 대놓고 저런다는 것에 한번 놀라고, 이런 무도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데도 떠들기만 하고 무력해 보이는 민주당에 또 한번 실망한다.
분노한 미국 시민들의 전국적 연대와 시위 소식은 계속해서 들리고 있지만, 더 압도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는 저항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내 착각이겠지.
부디, 미국 시민들의 승리를 기원한다.
#JusticeForAlexPretti #ICE_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