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눈동자

뮤지컬 관람

by 자크슈타인


‘여명의 눈동자‘ 관람.


무척이나 추운 날씨였지만, 공연장 안은 제법 따뜻했다.


하지만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눈보라 치는 지리산을 헤메이다

매정한 총탄을 맞고 차례로 쓰러지는 여옥과 대치.

그리고 뒤이어 따라오다 이들을 발견하고 오열하는 장하림.


조금 전까지 밖에서 느꼈던 차가운 추위 그 이상으로 마음속에 한기가 차올라 고드름이 솟는다.


매섭고 스산한 눈보라 소리에 섞여 퍼져 나가는 절규와

이들의 험난하고 어려웠던 짧은 인생과 인연들.

이윽고 들려오는 여명의 눈동자 OST의 메인 타이틀, 러브테마 곡의 슬픈 울림..


고등학생 때 흠뻑 빠져 보았던 MBC 대하드라마,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정국, 6.25 전쟁까지.. 여명의 눈동자에서 펼쳐진 최대치(최재성)와 윤여옥(채시라), 장하림(박상원) 세 주인공의 일대기를 짧은 160분 간의 공연으로 어찌 다 보여줄 수 있으리.

하지만 한 명 한 명,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와 뜨겁게 토해내는 노래, 바닥 전체를 활용하는 미디어 영상들은 과거의 감상을 소환하며, 새로운 감동을 주었다.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 그 그릇된 뿌리로부터 지금까지 비롯되어 왔을 불의의 세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어 여러 세대를 지나온 억울한 통한의 삶, 삶들. 그 기괴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싸우고, 배신하고, 사랑하다 스러져 간 수많은 여옥과 대치와 하림들..


리메이크를 원하는 작품 상위 순위에 항상 들어가면서도, 당시와는 달라진 미디어 제작환경, 배우들의 몸값과 스케줄 조정의 난망함 등으로 누구도 섣불리 리메이크를 하지 못하는, 91년의 원작으로만 오롯이 남을 최고의 드라마.


좋은 공연 보여주신 남종 형님께 감사드리며

짧은 감상을 남긴다.


#여명의눈동자 #뮤지컬 #윤여옥 #최대치 #장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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