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는 들어봤지?
코로나 시기 많은 사람들이 처음 들어봤다고 말하던 '인후통'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나는 고등학교에 근무한다.)
"인후통이 뭐예요?"
시간이 남아돌 때는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해 본다.
"이비인후과 가봤지? 이비'인후'의 그 '인후'야."
그럼 보통 학생들은 언제 이비인후과에 가봤는지 떠올려보고 대충 뜻을 유추해보기도 한다. "보통"은 그렇다. 보. 통. 은. 세상은 넓고 보통이 아닌 사람들이 참 많다. 그 보통이 아닌 사람들의 수많은 대답은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는데 유난히 지워지지 않은 두 남학생. 이들을 지워주실 분 없나요? 둘이 손이라도 잡고 미용실을 다녀왔는지 앞머리는 똑같이 일자로 잘라와서는 입을 헤 벌린 표정마저 똑같던 그들.
"그래도 모르겠네요."
"아.. 그래? 이비인후과의 '이'가 뭐겠니?"
둘 중 더 마른 쪽이 대답하려고 입을 열자 내 속엔 은근한 기대감이 올라왔다. 오늘은 또 어떤 대답을 하려고? 아프지도 않은데 하도 수업시간에 보건실을 들락거리는 데다가 수행평가도 포기하고 왔길래 '너 자포자기한 건 아니지?'라고 했더니 그때 그 녀석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영어 발음을 하듯이 "ZAPO ~ JAGI~? 그게 뭐예요?" 그 순간 그 얼굴 어디에도 장난기가 0.1%도 없었다.
"이빨의 '이' 아니에요?"
그럴 줄 알았다.
"아니. 그럼 넌 치과는 어디 아플 때 가는 거야?"
그 말에 조금은 더 총명해 보이는 옆 학생이 들뜬 표정으로 흥분하며 왼쪽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그래, 둘 중 한 명은 좀 더 낫겠지.
"아!! 코네, 코!"
뭐?
"그럼 지금까지 비염이 뭔 줄 알았던 거야?"
항상 수다스럽던 그 학생들이 더 이상 대답 없이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던 그 순간, 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비록 학업에 충실하지 않기로 유명한 두 학생이었으나 최소한 이비인후과의 '이'와 '비'를 알기 바랐던 건 큰 욕심이었을까?
그래도 다행이다. 아직까지는 이에 버금가는 사례가 없으니. 아, 물론 이비인후과 사건 이전에 두통 사건이 있긴 하다. 두통 사건은 기회가 되면 나중에 밝히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