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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의 용기

Me Fact Check

by Jaden

2021년 중순 MBA 써머인턴쉽을 마치고 난 일했던 회사로부터 졸업 후 다시 join할 수있는 FT오퍼를 운좋게 받을 수 있었다. 뭔가 여름기간 동안 했던 일, 같이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느낌이어서 좋았지만 한켠으론 "이게 정말 내가 졸업 후 하고싶은 일인가" "일하고 싶은 곳인가?" 라는 퀘스쳔마크를 지울 순 없었다. 참고로, 미국 MBAer들과 잠재적 고용주들과의 offer sign에 대한 효력은 현실적으로 없다. 즉 사인을 해도 다른 회사로 졸업 후 가거나 해도 가능은 하다. 다만 MBA 리쿠르팅은 해당학교-고용주들과의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 일종의 암묵적인 협력관계로 이해하는 경우 많기 때문에 사실상 가지 않을 곳인데 sign을 하면 여러모로 좋지 않는 사례를 남긴다고 할 수 있을 뿐더러 개인도 그 회사와의 bridge를 향후 잃는다고 볼 수 있다(세상일 어찌될지 모른다ㅎ). 즉 현실적으로 할 순 있으나 "하면 안된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난 쉽게 사인하지 못했고 그당시 날 뽑았던 매니저와 VP에게 솔직한 고민을 말하고 offer signing을 졸업 1달전쯤 하는 건 어떻겠냐고 조심히 제안했고 받아들여졌다. 이회사를 망설였던 이유는 apparel과 tech의 접점에서 product을 만드는 일이 내게는 덜 흥미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새 CFO와의 대화‘에서 언급했듯이 난 컨슈머는 되도록 지양하려고 하고있다.


그렇게 난 2022년 봄들어 새롭게 FT리쿠르팅에 집중했는데 생각보다 더 기회를 찾기 어려웠다. 회사와 비지니스가 맘에 들면 내역량/경험이 부족했고 어떤곳은 될 수있어도 가고싶지가 않았다. 즉 비유하자면 소개팅시장에서 이성에 대한 '눈높이'는 높은데 나는 막상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많이 좌절도 하고 힘에 부치는 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때 내가 해본 것은 Me Fact Check이다. 소위 Google 수석 디자이너인 김은주님의 Me Fact Table이라는 것을 '세바시'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이를 내게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Me Fact Check(Table)
출처: Me Fact Table by 구글 수석 디자이너 김은주님

위는 내가 2022년 2월 구글 스프레드쉿에 만들어 본 내 Me Fact Table이다. 결과물만 보면 굉장히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걸 작성하는 동안에는 철저히 내게 '솔직'해지게 된다. 왜냐면 나만 보기 때문이다ㅎ. 이 테이블을 만듬으로써 얻게 될 가장 큰 효용은 내가 '만들어 온' 나 + 내가 '바라는' 나의 일치점을 가장 객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이를 향후 리쿠르팅하는데 타겟을 정하는데 도움을 준다(물론 이렇게 계획한다고 다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문제는 위와 같이 단순히 fact를 나열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위를 토대로 나를 위한 한 문장의 '결론'을 내려야한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Tech or Finance)에서 나만의 하드 스킬, 비지니스적 insight를 활용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나의 경우 위와같이 잠정적 결론을 내렸었다 (그당시). 이렇게 한 줄로 그대로 옮겨적으니 좀 오그라(?)드는 면이 있는데.. 마치 난 MBA전 나에 비해 좀 더 Generalist를 지향해가고 있는 듯하다. 위 문구는 굉장히 모호하게 들릴 수 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일단 미국 내 local 비지니스를 주로하는 회사는(성장 초기단계 or 로컬 비지니스) 한국에서만 나고 자란 나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나 또한 반대로 기여할 부분이 많지 않다. 더불어 기존 내 직장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여야 하고, 내성적이고 팀웍보다는 개인에게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질 때 성과를 잘 내는 나만의 특성도 잘 직업선택에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MBA학위를 상대적으로 인정해줄만한 인더스트리, 회사에 집중하는 것이 연봉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table에서 보여진 '단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발상의 전환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한국인이라는 상대적으로 미국에서 minority인 단점은 문화/능력적으로 unique함으로 인식 될 수 있도록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한국인은 특히 빅펌들 사이에서도 수에 뛰어나고, professional한 애티튜드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미국 현지에서 리쿠르팅 시 벽에 부딪혔을 때 한 번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약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간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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