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리
바야흐로 2021년 가을(9월즈음) 난 정식으로 Summer Internship을 마치고 새 학기에 들어가는 어엿한 2nd Year 학생이 되었다ㅎ. 이 날이 올까 싶었는데 그런 날이 내게도 오더라.. 이 때가 왜 유난히 특별했냐면 이 때 마침 다음 Class학생들이 입학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Club행사들과 리쿠르팅 이벤트들이 열리게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2nd Year에 MBA들은 개인에 따라 스케쥴이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1) 써머인턴의 FT Offer가 맘에 들어 리쿠르팅을 더이상 하지 않는 자, 2)오퍼는 받았으나 더 explore해보고 싶은 사람, 3) 마지막으로 선택권이 없어 계속 리쿠르팅에 전념해야하는 자.. 여기서 1), 2)의 경우는 굉장히 행복한 케이스로 보다 여유있게 남은 1년을 보낼 수 있게된다(아마도 가장 여행을 많이하는 시기가 이때다ㅎ 나 또한 그랬다). 먼저 본격적인 리쿠르팅을 안하게 된 경우엔 개인적인 여행과 학교 차원에서 가는 그룹여행(Classwide or Global Emmersion Program - 학점이수는 덤)으로 나눠지는데 이때부터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1학년보다 훨~씬 많은 자유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쿠르팅을 해야하는 사람들은 긴장해야 할 시기이기도 한데 이유는 9월부터 바로 FT MBAer들을 대상으로하는 온/오프 캠퍼스 리쿠르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상 다시 리쿠르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몸과 마음을 재장전해서 2학년 시작과 더불어 바로 어플라이할 수 있게끔 준비해두어야 한다.
2학년 때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옵션은 '아카데믹 인턴쉽'이다. 약간 생소하게 들릴수도 있는데, 이는 MBA과정에서 must가 아닌 선택적으로 원하면 학기 중에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학교 프로그램은 아니고 회사들이 이런 목적으로 공고를 낸다). 철저히 더 많은 러닝 포인트를 얻고 싶거나, 특정 인더스트리에서 경험치를 높이고자 하는 MBA생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unpaid job인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서부 VC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계속 있었고, 이미 서부에는 Tech, Healthcare, Entertainment 분야에선 수많은 startup들이 angel investors/VC/PE들과 함께 커가는 협력체제가 잘 형성되어있었다. 이런 영역에서 기회를 찾던 중 서부에서 가장 큰 VC community에서 MBA Analyst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9월 인터뷰 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일한 곳은 매 MBA class가 바뀔때마다 특정 인원 쿼터를 두고 MBA Analyst라는 Cohort를 만들어 운영했다. 내가 주로 했던 일은 bi-weekly로 있는 investor conference에 참여해 주로 pre-seed, seed, 그리고 Series-A까지 단계에있는 startup의 투자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실시간으로 참여한 VC investor들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는 업체들의 competitve analysis와 투자 관련 valuation에 참여했다(어떨 때는 이미 투자에 임박한 회사의 경우엔 due dilligence까지 관여한 적이있다). 주로 Screening에 단계에 난 관여했고 1달에 2번 미팅만으로 10개 내외의 회사들을 다루다 보니 생각보다 엄청 바빴던 기억이 있다.
2년치 MBA 학비인 $160,000을 20개월로 나누고 이를 20일로 나누면 무려 '$400/일'이 나의 투자금이 된다. 난 MBA 2년동안 항상 저 '숫자'를 머릿 속에 가지고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생각을 내가 하루하루 무얼해야할 지 고민했을 때 사용했다. 지금 수업을 듣는게 나을지(물론 학생으로서 수업은 들어야한다ㅎ하지만 저 비싼 학비와 직장을 그만두고 사용하는 시간의 가치를 따지면 답은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인턴쉽에 더 집중하는게 나을지, FT인터뷰를 더 준비할 지, 그것도 아니면 여행을 갈지.. 수많은 선택지 속에 항상 MBA생들은 놓이게 되고 이는 위 언급한 바와 같이 2학년 때 더 고민의 깊이는 가팔라진다.
앞선 글 'MBA의 ROI는 어떻게 될까?'에서 다룬 것처럼 MBA는 분명 무형적 효용도 우리에게 주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닥칠 졸업 후 단기적인 상황은 숫자에 가깝다. 이 때 후회가 없고 중장기를 넘어 본격적으로 MBA경험의 가치를 누리기까지 만족하기 위해서 나는 철저히 MBA 2년동안은 ROI의 관점에서 하루하루를 바라봤던 것 같다. 이는 때론 매우 피곤한 일이었지만, 이제와서 되돌아보면 내가 쓰는 '시간'에 대한 치열했던 자기점검의 시간이자, 더 견고해질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