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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Tree 한그루 Dec 15. 2022


'부'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마음가짐이 아니고 진짜 물질이어야 하나?

내가 요즘에 모든 촉각을 세우며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부의 창출'이다. 그냥 돈을 벌어야겠다, 혹은 얼마를 모아야겠다 등등의 작은 목표들이 아니라 나는 '돈'이라는 녀석으로부터 온전한 자유를 찾아야겠다 그것도 짧은 시간 즉 10년 안에. 


나는 안일하고 낙천적이었다. 나에게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특별한 기술이 있다. 코딩도 아니고 아이템을 현실화한 것도 아니라 그냥 가르치는 일을 잘한다. 아이들을 가르쳤고, 또 성인들도 가르치고 멘토링을 해주었다. 영어라는 언어는 아니 모든 언어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나는 학창 시절 국어도 좋아했고, 글짓기상도 여럿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글을 쓴다는 건 앞이 깜깜한 밤거리를 걷는 느낌이다. 그러니 내가 전공하고 지금껏 수십 년째 그 영어라는 과목을 여기저기 접목시켜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해왔는데 아직도 그 녀석 앞에 서면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혹 누구라도 나의 잘못을 꼬집어낼까 완벽하고자 스스로 수정을 거쳐서 입 밖으로 내뱉는다. 혹은 수정 작업이 덜 끝난 녀석이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입으로라도 여러 번 고쳐서 말한다.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람에게 평판이라는 것은 원시시대부터 내려온 유전자라던데 그게 사실인 것 같다. 나를 좀 잘 봐주고 높이 평가해주면 괜스레 입꼬리가 살포시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여하튼 먹고 살기에는 부족함 없는 영어실력이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따져보지 않았다 나의 은퇴를. 그리고 은퇴시기를. 그냥 이렇게 살다가 나이가 들면 하는 그냥 '직장/직업 졸업'같은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존재했다. 그러다 내가 지난번에 쓴 글에 해고 통지라는 것을 언급했었는데 바로 그것이 이 모든 사건의 발달이 되었다. 나는 너무도 초긍정적이었던 것이다. 좋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 긍정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너무도 지향할 만한 것이었지만, 인생설계를 하기에 그 단어는 하늘에 뜬 구름과 같은 기능을 의미한다. 그냥 우유부단 혹은 방관자 명한 것이다. 내 인생인데 그러니 내가 인생을 책임지고 계획하고 행동하고 또 수정해야 하는데 그냥 옆에서 방관하는 사람과 같이 내 인생을 대했었다. 중간중간 자기 계발서도 읽고 경제서도 읽었지만 '아~그렇구나'하고 말았었던 게 얼마나 많았는지.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엠제이 드마코 저서의 책인데 마치 사람의 뒤통수를 방망이로 때리는 것 같이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를 가진 책이다.   내가 일련의 사건들로 나를 다시 무장하고 있는 이유는 다시는 내 시간과 내 돈을 다른 이에게 맡기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는 이렇게 아껴가며 또 미래를 준비하며 사는 사람들을 '서행 차선'안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캐나다에 가기 전 집에서 영어 홈스쿨을 하는 사업을 약 5년 정도 했었다. 그때 알았던 놀라운 사실은 내가 적게 일하고도 급여보다 많이 벌었다는 사실이었다. 내 생활은 여유로웠고 내 혼은 참으로 자유로웠다. 그런데 내가 급여를 받는 사람의 삶을 선택하자 내 의지나 내 시간 내 벌이등을 내가 조절할 수 없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급여가 높아질수록 나의 불안도 역시 높아졌다. 혹시라도 내가 아파서 결근을 하게 되면 그 못 벌어들인 돈은 어디서 충당해야 하는지 또 그러다가 나나 내 가족에게 불상사라도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충당하고 해결해야 하는지. 나는 이런 것들이 내가 나이를 먹어가니까 현실에 눈을 뜨나보나 하며 나를 다독였는데 사실 그것은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심리였던 것이다. 


나는 잠시 내 높은 급여 자리를 내려놓고 국가에서 주는 고용보험을 받기로 결정했다. 나라도 왜 불안하지 않겠는가 나라고 왜 더 모아 야할 텐데 라며 아직 벌지도 못한 돈에 미련이 없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더욱더 깊이 매진해야 할 때라는 게 확실해졌다. 나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영상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로 그리고 사업 아이디어들로 매일을 보낸다. 이것이 뜬구름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당신은 아프리카 원주민의 기우제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가뭄으로 고통이 오면 기우제를 하는데 그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몇 날 며칠 몇 달째 멈추지 않는다. 내가 이번에 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기우제이다.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 내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이다. 이제 남은 건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적어도 한 가지씩은 잘하는 게 있고 또 좋아하는 게 있다. 그게 부를 창출하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하나씩은 있다. 이제부터는 그것으로 하나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을 거듭해서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 인간은 모두 다 크리에이터이다. 우리의 이름 앞에 어떤 명칭이 붙든 간에. 멋지지 않은가?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설계하고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 나는 믿는다. 어느 순간에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게 될 것이라는 걸. 다만 우리는 그날을 모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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