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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자 Jun 23. 2024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다나카 히로노부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매일매일은 괴롭지만, 즐겁다.” 


 듣도 보도 못한 일본 작가의 첫 출판 책의 첫 장에 적힌 두 문장이 나를 홀린다. ‘잘 나가는 작가나 나나 글쓰기가 괴로운 건 마찬가지구나!’라는 동병상련이 들어 책장이 쉽게 넘어갔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라는 호기심에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갔다.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에서 24년간 카피라이터였던 저자 다나카 히로노부는 카피라이터 특유의 농담 같은 짧은 문장으로 플러팅을 계속한다. 저자는 글 잘 쓰는 기술은 없다면서 모든 장 끝에 '실전 글쓰기'라는 글쓰기 팁을 전수하는 츤데레 방식으로 나를 유혹했다.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쓰고, 그 글을 읽고 기뻐하는 첫 번째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 말한다. 그리고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듯 글의 주인도 자신이라며 내 인생을 잘 살아가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바로 '글쓰기'라고 한다. 네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러다 보면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인생을 즐겁게 해 주며 갇힌 생각으로부터 해방된다고 한다. 강단 있는 저자의 메시지에 홀려 나도 모르게 '맞아, 맞아'라는 긍정의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무엇이든 써라, '꾸준히 써라.'라고 강조하는 타 작법서와 달리 저자는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대로 쓰면 글을 쓰는 속도는 빠르겠지만, 그럴 경우 내가 썼는데도 일고 싶지 않은 글이 된다고 한다. (p.36) 그러니 자신이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정의를 내려보라고 권한다. 그 정의가 확실하면 글을 쓰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쓰고 있는지 헤매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이야기에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생각해 봤다. 솔직히 에세이와 소설, 두 장르를 쓰고 있지만 어느 부문을 잘한다고 나눌 만큼 많은 글을 쓰지 않았다. 그래도 그중에서 내가 쓰는 동안 재미있었던 글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에세이보다 소설을 쓸 때 조금 더 즐거웠다. 내 글 속에 등장인물이 내 아이같이 소중했고 내가 쓴 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어설프지만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고 싶었다. 쓰고 싶은 글이 소설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나니 뭐라 표현하기 힘든 확신이 생겼다. 이게 저자가 나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일까. 혹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무언가가 쓰고 싶다면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라는 책을 읽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정의를 꼭 내려보기 권한다.


 저자 다나카 히로노부는 글 잘 쓰는 방법은 없다면서 3강 22장에 대놓고 글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상을 접했을 때, 그것에 대해 확실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사랑과 존중의 심상을 품게 되었다면 오로지 자신을 향해 쓰면 된다. (p.181)"


 비법을 알려준다고 모두가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통해 나를 위해, 나를 향해,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그 끝은 스스로 자기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종국엔 누군가의 눈에도 내 글이 닿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과정 속에서 분명 아주 많이 '글쓰기'가 귀찮고 괴로워질 것이다. 그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고 마음을 다 잡아지 않을까.  




 [부연]

 소제목마다 간략하게 적힌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법서다. 그러니 책을 다 읽기 어렵다면 목차만이라도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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