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잡설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은가
숙제를 끝내니 길을 잃은 여행객처럼 우왕좌왕이다. 그래도 여행은 계속해야 하기에 관광 안내소도 가보고 스마트폰 속 내비게이션을 켜보는 것처럼 나의 쓰기도 멈출 수 없기에 뭐라도 하자는 마음에 책을 읽기도 하고 예전에 끄적거렸던 짧은 소설도 꺼내본다. 다 탐탁지 않다. 이거다 싶은 게 없다. 요즘 잘 나가는 작가들도 출간이 어렵다는데, 내가 쓰는 글이 세상 밖을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간다.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을까? 왜 쓰고 싶을까? 또다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거 무슨 다람쥐 쳇바퀴야. 다 탔다 싶어 내려오면 다시 타고 있잖아. 삼국지 유비처럼, 거창한 명분이라도 필요한 걸까? <최소한의 삼국지> 책한번 읽고 아는 척 하는 수준이지만 써야 할 동기를 찾지 못해서인가? 동기는 지금 나와 23년째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남자 이름인데.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서 자고 있는 동기를 깨우면 될 덴테, 왜 그 쉬운 걸 찾지 못하는지. 심각해질수록 이상하게 우스갯소리를 지껄이는 나다.
이렇게라도 털면 내가 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학생 때가 좋았다. 쌤이 알아서 주제와 분량을 정해주니 고민 없이 그 숙제를 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그런 쌤은 없다. 내가 쌤이고 학생이고 가끔 잔소리하는 학부모다. 혼자 알아서 북 치고 장구치고 해야 하는데. 그 북과 장구를 어떻게 어디서 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뭘 써야 할지, 왜 써야 할지에 대한 답은 오늘 안에 찾기는 힘들겠다.
출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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