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카빙으로 만든 조명기구
판교에서 듣던 카빙 수업의 입문/ 심화반이 마무리된 이후, 쉬엄쉬엄 작은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선생님이 우드펜던트 프로젝트 반을 준비해주셨고, 10월부터 다시 수업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다시 큰 작업을 하려니 힘들기도 했지만 확실히 큰 작품은 완성품을 접했을 때 보람이 있다. 무엇보다 늘 곁에 두고 쓰는 물건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소품을 만들어본다는 것이 즐거웠다. 상세한 수업의 내용은 선생님의 것이니 스킵하고. 간단한 우드등 작업 과정과 결과물만 공유.
1) 우드등 스케치.
수업 전부터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며 고민을 거듭했는데, 언제나 디자인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작업이 끝나면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완성품을 갖게 되지만, 우선 작업에 앞서 디자인을 정하기까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구상해본다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다. 몇 개의 디자인을 그려서 가져갔지만, 너무 심플한 건 카빙의 맛이 없으니 빼고, 등을 만들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디자인도 빼고, 이래저래 빼고 나니 남는 게 별로 없었다. 결국 카빙의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으면서, 이전에 한 번 작업해본 몬스테라 잎 디자인으로 결정했다. 뒤집어진 잎에, 잎 위에는 개구리가 앉아 있는 디자인으로.
2) 컷팅/ 카빙
디자인 결정 후, 작업실에서 간단히 몬스테라 잎을 나무에 그리고 재단, 소켓 부분을 남기고 깎기에 돌입했다. 몬스테라는 이미 한번 깎아본지라 비교적 수월하게 깎았다. 크기가 커지니 오히려 큼직하게 덜어내기가 편했다. 그러나 개구리는 막상 깎으려니 시작이 어려워 선생님의 힘을 빌렸다. 선생님이 대략적인 모양과 개구리 얼굴 반쪽의 형태를 잡아주셔서 간신히 감을 잡고 완성할 수 있었다.
3) 결합
우드등을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등에 필요한 재료들, 전구/ 전구 소켓/ 전선줄(꽈배기줄 사용) / 접지 플러그를 모두 별도로 구매해야 했다. 인터넷에서 이걸 찾아서 일일이 구매하는 것도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요즘은 전구 모양이 워낙 다양해서, 전구 모양에 따라 디자인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구나 소켓을 선택해야 하고, 땜질이 필요한 작업이라 직접 제작을 위해서는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었음에도 뭔가 복잡하다. 제일 기본적인 소켓과 등으로 선택.
소켓과 전선을 연결할 때는 땜질 기술이 필요한데, 이 또한 선생님 찬스를 썼다. 인두기를 다루는 일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섬세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4) 마무리
완성된 개구리를 얹어주고, 개구리 손에 전선도 쥐어주고, 마무리 오일 마감 후. 등을 켜본다.
LED가 생각보다 밝다. 등을 좀 더 많이 가려주는 디자인이었으면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