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대생 경제 공부를 시작하다
나는 2년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어느 정도 회사 경험을 가지며, 회사에서 최고의 빛을 발하며 승승장구하며 위로 올라갈 수 있는 30대 중반. 하지만 나는 이 승승장구가 영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때 잘 나가던 상사들이 어느 순간 그 성장을 멈추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주는 승진을 위해, 더 많은 연봉을 위해 나는 내 능력을 회사에 헌신하기 싫었다. 내 삶의 목표는 한 회사에서 위에 올라 임원이나 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빛나는 이 순간을 나를 위해, 내 삶의 발전시킬 수 있는 것에 쓰기로 마음먹었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생각이 많았었다.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무엇을 하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그러던 중, 내가 하고 싶은 여행, 취미 생활, 언어 배우기 등 대부분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막는 것 또한 매달 내 통장에 찍히는 월급,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이라는 것 때문에 나는 속박당하기도 하고 자유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퇴사 후 나의 목표를 회사의 월급이 아니어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자립의 힘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경제적 자립의 힘이 있다면,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은 곳을 향해가는 회사를 선택할 수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그곳을 벗어 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더 나답게 살아 갈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경제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는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고 있는 것일까?
처음에 경제 공부하자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나는 제대로 경제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적도 받으라고 권유를 받아 본 적도 없었다.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이과생이었던 고등학교 그리고 공대생이었던 대학교 시절을 뒤돌아 보아도 한번도 경제수업을 들었던 적이 없었다. 심지어,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서른살이 될 때까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도박과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나는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일까? 실제 최근 뉴스를 보고, 이것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획재정부와 지역경제교육센터가 주최한 `제1차 경제교육 워크숍`에서 최종민 한국경제교육학회 학회장(전북대 교수)은 우리나라 교과 과정에 경제 관련 개념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경제 영역이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는 `패싱(PASSING)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 1)
또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기본적인 경제개념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는 것에 놀란다. 받은 월급을 일반 입출금 통장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차곡차곡 모아두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다. 하긴 나도 입사 이년 동안은 같은 행동을 했으니까. 그 반면에 서양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전공과 상관없이 어느 정도의 경제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월급의 일부분을 예금, 적금만이 아닌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마스터카드사가 발표한 경제, 금융 지식과 결정 능력을 보여주는 ‘2014 금융이해도 지수’를 보더라도 한국인의 금융 이해 수준은 다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비해서도 그 수준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우리는 제대로 된 경제, 건전한 투자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일까? 왜 우리에게 제대로 된 경제 개념을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투자를 투기와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투자 = 투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투기와 투자의 개념을 혼동해서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네이버 사전을 보면, “투자”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그리고 “투기”란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또는 그 일”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는 투자와 투기는 개념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건전한 투자조차 절대 해서는 안되는 나쁜 투기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부동산 투기 문제나 주식에서 대박을 노리다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해 편견을 갖고 있지는 않은 걸까? 적어도 예전의 나는 그랬었다.
세계적인 주식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멘토(조언자)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은 그의 저서 ‘증권 분석’을 통해 투자와 투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렸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모든 행위는 투기라 할 수 있다.” 2)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o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n adequate return. Operations not meeting these requirements are speculative.”
여기서 확실히 말하고 싶은 건, 내가 추구하는 것은 나쁜 투기가 아니라 건전한 투자이다. 당장의 큰 이득을 위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납득이 되는 곳에 힘을 쏟고 싶다. 이렇게 내 기준에서의 제대로 된 건전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 나는 경제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나만의 기준이 있고 내가 노력해서 얻는 이득이라면, 그것이 투자/투기라고 해서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건전한 투자는 오히려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 나는 경제 다이어리에서…
나는 이 경제 다이어리에서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경제 공부, 투기 경험, 투자 실패와 그 이유, 투자 성공과 그 이유, 그리고 현재 진행하려는 투자의 종류, 그 투자의 이유 등을 기록하고자 한다. 나의 이 기록들이, 경제 지식, 투자에 대한 나의 성장 기록이자, 앞으로 새롭게 경제 공부와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1)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437690
2)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