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 요인
환율 강세 또는 환율 약세로 환율을 변화하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했다.
환율에 투자하고 싶은데… 무엇을 봐야하지?
나는 환율에 관심이 많았고 환율을 이용한 투자를 해보고 싶었었다. 처음 환율에 투자하여 환차익으로 수익을 보고자 했던 어리숙한 나는 막연하게 ‘이 나라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어!’ 혹은10년간의 환율 그래프를 보면서 ‘이 나라 통화라면 다시 올라갈 여지가 있어!’라며 나의 감을 믿고 투자했다. 그리고 몇 년째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링깃과 영국 파운드…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백퍼센트 움직임을 예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적어도 몇 가지 환율 변동 요인들을 고려했더라면 그 때 나는 말레이시아 링깃과 영국 파운드에 투자했었을까? 앞으로의 투자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환율을 변화하게 하는 요인에 대해서 기초부터 정리해봐야지.
환율도 역시나 수요와 공급!
경제를 배우면서 제일 처음 알게 되는 명제는 아마도 ‘모든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일 것이다. 여기서 수요와 공급의 정의를 말하자면, 수요란 경제 주체가 특정 상품에 대해 사고자 하는 의지와 실제로 살 수 있는 구매 능력을 갖춘 욕구, 그리고 공급이란 경제 주체가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환율에 있어서도 이 명제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환율 또한 두 통화의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정 통화를 사고자 하는 의지를 수요라 할 수 있고, 특정 통화를 판매하고자 하는 의도가 공급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의 수요 및 공급이라면 달러 수요는 여행경비지급, 해외에서의 상품 수입 등이 될 수 있고 달러 공급은 외국인 관광객, 상품 수출 등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게 되면 환율은 상승(=달러 강세)하게 되고 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게 되면 환율은 하락(=달러 약세)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즉 환율을 변화하게 하는 요인들인 것이다. 그러면 그러한 요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에는 환율을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과 단기적으로 시장에 즉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는 금리, 통화량 또는 통화정책, 물가수준, 경제성장률, 생산성, 경상수지 등을 들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는 주변국가의 테러나 전쟁과 같은 뉴스, 주요 경제계 인사들의 발언, 각종 경제지표의 발표 등을 들 수 있다.
하나씩 다 다루기는 길어질 수 있으니, 이번에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들, 특히 금리, 물가, 경제성장률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중장기적 영향 요인 – 금리, 물가, 경제성장률
첫번째로 중장기적 영향 요인 중 금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금리 인상이 환율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시장에 투자되었던 돈이 채권시장으로 옮겨가게 되며,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더 올라간 다음 사기 위해서 기존 보유 채권을 판매한다. 그리고 금리가 보다 높은 나라의 채권을 사거나 그 나라의 예금에 돈을 넣으려고 한다**. 경제에 관심을 갖고 뉴스를 보거나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최근 자주 언급되었던 이슈 중에 하나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였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환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만약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여 우리나라의 금리보다 높게 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 나라의 채권이나 예금에 투자되었던 돈이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미국 은행에 예금하거나 미국 채권을 사기 위해 빠져나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돈의 감소를 의미하며,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돈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두번째 요인인 물가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 나라의 물가가 상승하면 통화의 구매력이 낮아지므로 수입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통화의 가치는 하락한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나라 물가가 상승하여 비슷한 성능의 공기청정기가 우리나라에서는 50만원정도에 살 수 있고, 비슷한 것을 일본에서 20만원정도에 살 수 있다면 일본에서 직구를 해서 사게 될 것이다 (내가 실제로 그랬다). 그렇게 되면 수입이 증가하게 되고 이것은 환율 상승, 원화의 가치를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다시 수출이 증대되며 통화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율(Inflation rate)과 소비자 물가 지수(consumer price index), 생산자 물가지수(producer price index) 등의 지표를 통해 물가에 대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요인으로 경제성장률이 환율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으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 외국돈의 공급이 많아져서 환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국내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외국상품의 수입이 늘어나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많지만, 적어도 이 세 요인과 환율과의 관계만이라도 정확히 이해한다면 나중에 환율에 관한 투자를 하려고 했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투자한 말레이시아 링깃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링깃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앞에 정리한 세가지 환율 변동 요인을 살펴보고 싶어졌다.
첫번째 말레이시아의 금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관련된 최근 뉴스에 올해 7월에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 말레이시아 채권이나 예금에 투자하려고 하는 외국 자금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외화 돈이 늘지는 않을 수 있으니, 말레이시아 링깃 강세는 어려울 수 있겠다. 나에게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니구나.
두번째로 말레이시아의 물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인플레이션율과 소비자 물가지수 및 생산자 물가지수를 변동 추이를 보며 살펴보기로 했다. 전년도 대비 물가지수의 상승률인 인플레이션율을 보면 2017년과 비교했을 때, 2018년에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소비자 물가지수 및 생산자 물가지수를 보아도 2018년에 크게 증가하고 않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의 물가는 안정되어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줄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 살펴보기로 했다. 우선 관련 뉴스를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밝은 소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의 경제 성장률이 직전 분기에 비해 줄어들었으며, 시장 예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니,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2018년 3분기에 4.5%로 내려갔다.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 외환시장에 외국돈이 많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으로, 결국 말레이시아 링깃 강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것도 내게 좋은 소식은 아니네.
결론적으로 세 요인, 금리, 물가, 경제성장률을 보았을 때, 앞으로 한동안은 말레이시아 링깃의 강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링깃을 팔 수 있는 기회는 언제 오려나. 하루 빨리 말레이시아 여행을 가서 링깃을 다 써버리고 오는 것이 정신 건강에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번 예상이 맞을지 앞으로 말레이시아 링깃의 흐름을 지켜 봐야겠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말레이시아 링깃에 투자할지 말지 결정은 여러분의 목적을 고려하여 스스로 판단 하시길! 나도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출처>
* 한국은행 홈페이지
** 외환시장, 아는 만큼 보인다 (민경섭, 한국금융연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