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5] 미국에서 영어로 일 하는 거 안 힘드냐고요?

예, 영어로 일 하는 거 힘듭니다. 살아 남기 위해서 전 이렇게 합니다.

미국에서 영어로 일 하는 거 안 힘드냐고 많이들 물어봅니다. 예, 힘듭니다.


전 7년 반 전, 2018년 5월, 30대 후반에 미국에 왔습니다. 그 전에 외국에 나가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외국 나가서 살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아서 그렇게 영어를 잘 하지는 못 합니다.


처음에는 회의 들어가서 영어를 절반 정도 알아듣고, 절반은 버렸습니다. 특히 힘 들었던 것은 이곳 실리콘 밸리는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같이 일 해서 발음이 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대학교 때까지 배웠던 미국 백인 표준 영어는 별로 없고, 중국식 영어, 인도식 영어, 히스페닉식 영어, 러시안식 영어, 등등 너무 다양 했습니다. 게다가 말하는 속도도 엄청 빨랐습니다.


그래도 일은 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로 제 모자른 영어를 보완 해야 했습니다. 즉, 살아 남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 아래와 같은 방법을 만들어서 하고 있습니다.


1. 회의 전에 자료가 있으면 확인 하고 들어갑니다. 회의 시작 전,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AI를 사용해서 한국어로 요약해달라고 합니다. 그럼 문맥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서 회의에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2. 온라인 회의는 자막을 키고 봅니다. 요새 온라인 회의 줌 같은 서비스에는 실시간 자막 기능이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 보다는 나으므로, 특히 못알아 먹겠는 발음의 참석자가 있으면 필수로 킵니다. 그래야 그나마 좀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3. 제가 이해한 게 맞는 지 물어봅니다. 설명이 맞는지 제가 이해한 대로 다시 설명합니다. 그래서 맞으면 맞다, 틀리면 틀리다, 다시 추가 설명 또는 예시와 함께 이야기 해줍니다. 이건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끼리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아주 흔하게 물어보니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4. 회의록을 제가 작성합니다. 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영어가 잘 안되도, 제가 회의를 리드 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합니다. 그러면 집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고,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을 계속 하게 됩니다.


5. 회의 끝나고 회의록에서 제가 놓친 부분을 확인 합니다. 회의가 끝나고, 회의록을 한 번 더 확인 해봅니다. 그리고 제가 맡은 부분이 있으면 다른 곳의 제 할 일 리스트에 메모 해 두어서 잊지 않게 합니다.


6. 그래도 이해가 안 가면 회의에 같이 참석 했던 다른 사람에게 1:1을 신청합니다. 아무리 집중해도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회의 참석자가 많을 때는 질문하기 애매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 회의 끝나고, 회의 참석자 중에서 따로 한 사람 정해서 1:1을 신청하고, 그때 질문을 합니다. 그 사람은 아무래도 마음이 편한, 조금이라도 가까운 주니어 엔지니어에게 많이 신청 하고, 나중에 그 주니어 엔지니어가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 도와줍니다.


글로벌 시대라 영어로 회의를 해야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리라고 봅니다. 그 때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제 팁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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