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6] 일 주고받을 때는 물고기 통째로

물고기 한 마리 통째로 주고받습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내용인데,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요한 내용이라 글로 남깁니다.


혼자 일 하면 그럴 일이 없지만, 팀으로 일 하는 경우에는 서로 일을 주고받게 됩니다. 이때, 일을 어떻게 주고받느냐에 따라서 너무나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먼저, 일을 줘야 할 때는 할 일만 주지 않습니다. 일을 물고기로 비유하자면, 세 부분으로 나누어 머리, 몸통, 꼬리라고 해보겠습니다.



1. 머리: 누구를 위한 일인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2. 몸통: 실제 할 일,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3. 꼬리: 일을 마쳤을 때 결과나 보상은 무엇인지.


할 일만 준다는 것은, 여기서 몸통만 준 다는 것입니다. 일의 요구사항은 이거니, 언제까지 이렇게 만들어줘 같은 식이죠. 저 또한 예전에 회사 생활 할 때 이렇게 일을 많이 받았고 일을 주었습니다. 한데, 몸통만 받으면 문제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동기 부여가 잘 안 됩니다.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냥 기계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요구사항에만 맞추어서 일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할 일이라고 받았던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도 그걸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할 이유, 머리를 받았다면, 누구를 위한 일이고 왜 해야 되는지 알게 되니,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고, 받았던 일을 개선하거나, 심지어 쓸데없는 일로 밝혀졌다면 폐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시간 낭비, 인력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을 줄 때는 머리, 몸통, 꼬리, 물고기 통째로 일을 줍니다. 예를 들어 영화 검색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치면,


1. 머리: 홍길동 님, 이번에 고객의 불만 중, '영화 이름 오타로 인해 결과가 안 나오는 문제'를 해결해 볼까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제목은 원래 '어벤져스'인데, '어밴져스'나 '어벤저스' 같은 헷갈리기 쉬운 오타로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들이요.

2. 몸통: 한국어 발음 상 비슷한 모음이나 자음들을 묶어서 서로 호환되게 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3. 꼬리: 고객 불만 중에서 20% 정도가 비슷한 부류로 보입니다. 이걸 고치면 검색 결과의 품질도 높이고, 고객의 불만도 많이 줄어들 걸로 보입니다. 홍길동 님에게 올해 좋은 성과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일을 받으면, 머리를 보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몸통을 바꿀 수도 있고, 꼬리를 보고 충분히 동기가 생겨서 일을 좀 더 잘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 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일 줄 때뿐만 아니라, 제가 일 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물고기 통째를 요구합니다.


즉, 누군가 제게 일에 몸통만 주면, 머리와 꼬리를 그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머리와 꼬리를 잘 모르고 전달만 했다면, 그 일이 나온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서 다시 물어봅니다. 그러면 확실히 그 일에 동기 부여도 되고, 좀 더 일을 잘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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