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1] 미국 어떠냐면요. 제 경험으론,

극단적 자본주의와 극단적인 성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오신 많은 분들이 미국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제 30년 이상 산 한국 경험과 미국 와서 7년 반의 경험으로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 본다면, 두 가지로 크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극단적 자본주의

정말 자본주의 끝판왕입니다. '이런 데서 이렇게 돈을 가져간다고?' 하는 지점이 꽤 있습니다.


첫 번째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기관에는 돈을 더 낸다고 빨리 처리해 주는 프로세스가 없습니다. 뇌물 같은 게 아닙니다. 미국에는 공식적인 정부 프로세스에 돈을 더 내면 빨리 처리해주는 게 종종 있습니다. 미국 영주권 신청 중에 I-140이라고 하는 영주권 받는데 문제없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프리미엄 프로세스(premium process)라는 게 있는데 인당 약 $3,000(한화로 약 440만 원)을 내면 일반 영주권은 평일 기준 15일 이내에 그 결과가 나옵니다. 이 프리미엄 프로세스를 하지 않았을 때는, 대략 1년 정도 걸리고요. 시간 차이가 극명하니, 돈 내고 프리미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살 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 예로,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 보면 일이 차선에 급행 도로(Express Lane)이라고 쓰여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짧은 구간 별로 계속 돈을 부과하는데, 이 차선을 이용해서 구간을 통과할 때마다 돈이 부과됩니다. 1시간 거리에 약 $30(한화로 44,000원) 정도의 돈을 부과합니다. 다른 차선으로 달리면 돈을 내지 않고요. 가격도 교통량에 따라 동적으로 변합니다. 즉, '막힐 때, 빨리 가고 싶으면 이 차선을 이용하고, 돈을 내라'입니다.


2. 극단적 성과주의

미국 테크 기업에서는 많이들 레벨로 사람들의 지위를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Level 3는 주니어 엔지니어(Junior engineer), Level 4가 미드 엔지니어(Mid engineer), Level 5가 시니어 엔지니어(Senior engineer), Level 6가 스텝 엔지니어(Staff engineer) 등등으로 올라갑니다. 한데, 여기에서 자신의 레벨에 맞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해고(lay off)의 위험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해고는 한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쉽고, 갑작스럽고, 잔인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승진도 연차가 차면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한국 대기업에 다닐 때는 사원 4년, 대리 4년, 과장 4년, 차장 4년, 이런 식으로 특별한 경우 아니면 연차를 채우고 몇 가지 자격을 채우면 승진 대상이 되고, 그중에서 몇 명이 사업부 실적과 그전 연도의 고과에 따라서 승진을 하는 식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자신의 레벨 위의 일을 이미 하고 있을 때 승진을 시킵니다. Level 4의 미드 엔지니어인데 Level 5의 시니어 엔지니어의 일을 이미 하고 있으면 승진시키는 거죠. 승진시킨 후 넌 Level 5의 기대를 이제 충족해야 한다와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불과 2~3 년 만에 빠르게 승진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같은 레벨에 있기도 합니다.


물론, 레벨이 높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레벨이 높아지면 급여는 올라갈 수 있지만, 기대치가 더 높아지고, 이 기대치를 꾸준히 만족하지 못하면 결국 해고의 위험도 같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스트레스가 싫고, 내 지금 레벨이나 일, 급여, 워라벨(Work Life Balance)에 만족하여 일부로 진급을 피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가 딱 좋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그냥 이 장단점 위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사느냐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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