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_설득력_설득력강화비법_협상력_협상_비즈니스인사이트_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_류재언변호사
그야말로 백종원 신드롬이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1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동시간 진행되는 예능프로그램들을 압도한다. 그가 가진 흡입력의 원천은 설득력에 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출연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조언으로 감동을 주고, 부드러운 듯 강한 카리스마로 출연자와 제작진은 물론이고, 전국민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과연 백종원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할까? 그의 설득력은 절묘한 감정 활용에서 비롯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백종원이 출연자들을 설득하는데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백종원은 첫 만남에서 호감가는 태도로 상대방을 대한다. 웃는 얼굴과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말투, 도움을 드리러 왔다는 접근방식으로 기본적으로 상대로부터 호감을 얻어낸 후 대화를 이어 나간다.
하지만 출연자가 본인과의 약속을 어기거나, 위생규칙을 준수하지 않거나, 실수를 하면 백종원은 자신의 실망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심지어 실망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면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화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면 출연자들은 백종원에게 일종의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미안한 감정은 백종원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작용하게 되어 백종원에게 상당 부분 양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과 심각한 갈등을 일으켰다가 결국 백종원에게 설득되었던 역대 출연자들은 대부분 이와 유사한 패턴으로 설득이 된다. 특히 8회와 9회에 방영된 필동 멸치국수집 아주머니와의 논쟁은 이러한 패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백종원과 멸치국수 육수대결을 펼친 후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도 백종원에게 레서피를 달라고 요청하는 아주머니에게 백종원은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장님은 해서는 안되는 소리를 했어요 지금.”, “아니 사장님, 저도 사람이고 감정의 동물인데…아니 내가 왜.. 뭐 때문에..”라고 강하게 실망감을 표출한다.
이후 별도의 시간을 가진 필동 멸치국수집 출연자들은 “백대표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이 뭐하는 건가 생각할 수는 있지, 백종원씨 기분 나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하며 오히려 백종원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한다. 이후 출연자들은 고집을 꺾고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방송은 마무리가 된다.
이러한 백종원의 설득방식은 감정 변화를 절묘하게 활용한 설득 전략이다. 와튼 스쿨의 시걸 바르세이드와 시물 멜와니, 싱가포르 인시아드의 앨런 필리포위츠 연구팀은 협상에 있어 감정 변화가 협상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상대방이 일관된 감정을 유지하거나 화를 내다가 행복감을 표시할 때보다, 초반에 우호적인 감정을 표시하다가 협상 도중 화가 난 상태로 바뀔 때 상대방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양보받을 수 있었다.
이 실험 결과를 분석해보면 상대방을 설득할 때 일관된 감정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우호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히 드러낼 때, 특히 초반에 우호적으로 다가와서 호감을 얻었다가 대화 도중에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할 때 결과적인 측면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백종원이 상대방을 설득시켰던 방식도 이러한 원리를 잘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협상도 설득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감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감정을 설득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도 문제지만,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시기 적절하게 감정을 잘 활용하여 본인의 설득력과 협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법무법인율본 변호사 류재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