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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튤립과 일상회복, 그 상관관계

업무방행_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_일상회복_혐의없음_증거불충분

지난 겨울 후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잔뜩 움츠린 목소리였다.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를 당했는데 본인은 어떻게 되는거냐고 물었다. 평생 처음 이런 일을 겪는, 법없이도 사는 사람들은 고소를 당한 것만으로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일단 차분히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그 사이 선임계를 제출하고 먼저 수사기관으로부터 고소장을 확보했다. 고소장 내용을 따져보니 명예훼손도 업무방해도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후배는 피해자였다.  


상대는 수십억 자산가고 유튜브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상대는 그 유명세와 채널들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를 유인 한 후 절박한 심정에 있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수준의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수주에 수천만원의 비용을 받는 형태로 돈을 버는 '꾼'이었다.


몇 주에 천만원이 훌쩍 넘는 교육을 수강하고 그 수준에 경악한 후배는, 선의의 피해자가 또 다시 양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이를 알렸을 뿐인데 상대는 되려 이를 빌미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를 한 것이었다.

첫 미팅 때 후배에게 꽃을 선물했다. 화사하게 핀 망고튤립이었다. '이미 사건은 일어났고 더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맡기고 일상을 회복하는데 집중하자.'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리로부터 몇개월만에 오늘 최종처분이 났다. 우리가 원했던 대로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었다.


아끼는 후배의 일이기도 했고, 나 역시 몸 담고 있는 교육업계의 일이기도 했으며, 법을 공격무기로 악용하는 집단의 일이기도 했기에, 이번만큼은 결과에 연연했었는데 아주 다행이다.


오늘 아침 반가운 후배의 목소리와 감정 듬뿍 담긴 카톡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 하루다.


사진은 코로나로 어린이집에 못가고 집에서 망고튤립을 손질하는 선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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