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10박 11일 가을 여행 가이드 및 팁: 프롤로그 및 Day 1
2014.11월 겨울의 스위스와 2017.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의 아이슬란드를 동행했던 아내가 한 말입니다.
일면 수긍이 가면서도 아이슬란드의 느낌을 촌철살인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고민합니다. 이번 여행지는 도대체 어디로 하면 좋을까?
대부분 마음속에 간직한 꿈의 여행지가 있게 마련이죠. 하지만 정말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휴양지에 가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푹 쉬다 올까? 아니면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곳에 갈까?
또는 역사적인 유물, 볼거리가 많은 곳에 가서 지적, 감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올까?
아니면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외국의 특이하고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오는 식도락 여행을 할까?
결론적으로 아이슬란드는 이 네가지의 고민과 모두 동떨어진 여행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에 내리는 순간, 훅 하고 옷깃을 파고드는 찬 공기와 겨울의 경우 엄청난 바람과 함께 얼굴을 때리는 눈바람을 맞으면,
"아...괜히 온 거 아닌가?" 라는 두려움 내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 왜 아이슬란드를 가는가? 글쎄요, 프롤로그에서 그 이유를 직접적인 언어로 표현하기는 너무나 어렵군요.
지금부터 아이슬란드에 대한 프롤로그부터 Day 1~Day 9 까지 10박 11일 (2018.9월초) 간의 여행가이드를 보시고 그 답은 스스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 여행기를 작성하는 이유는 모두가 아이슬란드를 꼭 방문하시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는 것으로 마음을 이미 먹은 분들에게 아이슬란드 링로드를 완주하는데 겪었던 저의 경험과 정보를 나누어드리기 위함입니다.
제가 여행을 위해 구매했던 가이드북들은 주로 주요 관광지 정보에 국한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정보는 부족했었습니다.
참고로 본 여행기는 프롤로그에서는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여행의 핵심적인 필요사항, 주의사항, 고려사항 등 정보 중심으로 작성해서 나머지 여정의 글을 보지 않아도 준비를 하실 수 있도록 하고,
이후에 Day 1~ Day 9 까지의 여행기는 일별 상세 루트와 주요 관광지의 사진들 중심으로 하고, 덧붙여 여행객들이 잘 모르는 Hidden Place 등에 대한 제안도 포함시켜 보려고 합니다.
이번 2018.9월초의 여행은 두번째 아이슬란드이자, 첫번째 방문 이후 불과 8개월만에 다시 찾은 방문이었습니다.
첫번째 여행은 5박 6일로 아내와 중학교1학년을 마친 딸과 함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여정을 시작한 겨울의 아이슬란드 여행이었습니다.
겨울의 첫번째 여행에 대한 소감과 여행 정보는 "브런치" 가 아닌 타 커뮤니티 게시글로 작성을 하게 되어 아래에 그 링크를 붙입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17689194
선택의 고려사항: 여행 타입
아이슬란드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성향이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멋진 도시, 편안한 휴양보다는 자연 그 자체에서 매력과 모험심을 느끼는 분들이 주로 선택하게 되죠.
그렇다고 스위스 처럼 철도망으로 편하게 다닐 수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슬란드에는 철도망은 아예 없으며, 대중교통도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레이캬비크 수도 및 주요 도시나 남부지방 중심)
대다수는 렌트카로, 일부 투어버스로, 극히 일부는 히치하이킹 또는 자전거(!!!)
객실 내 자쿠지, 멋진 수영장이 딸린 호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여행 기간 내내 어떤 여행지에서도 볼 수 없는 거대하고 광활하고 외계행성에 와 있는 듯한 경치에 경외하고, 인간 존재의 미약함을 느끼면서 부질없는 욕심을 내려놓고, 나홀로 뼛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움의 극한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딱 맞는 여행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고려사항: 일정과 루트
아이슬란드는 마치 제주도와 비슷한 모양의 섬나라이지만 그 면적은 남한땅과 거의 유사할 정도로 제법 넓습니다. 주로 1번 도로 (링로드 라고 칭함)를 타고 동서남북으로 한바퀴 도는 관광객들이 많으며,
이렇게 링로드를 따라서 어디에서 몇 박을 할 것이냐에 따라 여러 루트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루트 제안은 시중에서 파는 여행책자에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므로 생략하고,
이 여행기는 10박11일 (비행시간 제외하면 관광일은 9일) 안에 남서--> 남 --> 남동 --> 동 --> 북 --> 북서 --> 서부로 나누어서 알차게 일정을 소화하는 가이드를 해보려고 합니다.
희안하게도 동서남북 지역에 따라 그 지형의 특징이나 경치가 모두 특색이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간혹 7박8일 정도의 일정으로 링로드를 일주했다고 소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말리고 싶습니다.
이 정도라면 동부 세이디스피외르디르 까지 여행하고 수도인 레이캬비크로 되돌아가는 일정이 맞습니다.
이 정도 일정에 북부로 들어서는 순간, 이것은 여행이 아니라 운전만 주구장창 하면서 포인트만 찍는 여행이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명 관광지에 나 왔다갔어 스타일의 여행은 의미없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아이슬란드 일주는 최소가 10박, 여유있으시면 하이랜드(란드만나뢰이가 기점) 트레일 4박 5일 포함하여 15박 정도를 추천드립니다.
제가 10일 간 소화했던 이동경로를 지도에 표기해봤습니다.
Day 1: 남서부. 공항에서 굴포스 근처 숙소까지 전진.
Day 2: 남서부. 비크뮈르달 까지 이동
Day 3: 남부, 남동부. 요쿨살롱, 다이아몬드 비치까지 이동
Day 4: 동부. 네스쾨이프스타뒤르 까지 이동
Day 5: 북부. 미바튼 까지 이동
Day 6: 쇠이다우르크로귀르 까지 이동
Day 7: 라트라뱌르그 Cliff(유럽의 최서단) 까지 이동
Day 8: 뷔다르달뤼르 까지 이동
Day 9: 보르가르네스 까지 이동
Day 10: 레이캬비크 까지 이동 후 다음날 아침 귀국행 비행기 탑승
위의 경로 중에서 1번 도로를 벗어나서 가지를 친 경로들은 대부분 비포장 험로를 주파해야만 갈 수 있는 곳 또는 트래킹을 위해서 별도로 이동한 경로들입니다.
만약 겨울에 가시게 되면 눈폭풍, 바람 및 도로 통제가 있으므로, 일정은 5~7박으로 동부까지만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설경과 어우러진 압도적인 풍광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굴포스 폭포와 디르홀레이, 레이니스피아라 해안, 요쿨살롱 빙하 호수, 다이아몬드 비치, 남부의 빙하만큼은 절대적으로 겨울 풍경이 대단히 압도적 이었습니다.
선택의 고려사항: 비용
매우 중요한 여행선택의 기준이죠.
결론적으로 가성비를 따지신다면 선택하지 마십시요. 아이슬란드 여행은 비쌉니다.
9월 첫째, 둘째주 추석 전 비수기 때의 비용 기준으로 제가 사용한 10박 경비는 총 570만원.
게다가 추운 나라에다가 운동화로는 택도 없는 지형 특징상 의류, 신발 구매비용이 무시 못하게 소비됩니다.
이 돈이면 유럽 패키지로 3~4개국 돌아다니는 여행 두 번 갈 수 있습니다.
동남아는 초호화로 6번은 갈 수 있습니다!
자, 이런데도 아이슬란드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쉽지 않으시죠?
이렇듯, 이 땅은 여행지로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선택지가 되기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느낌으로, 마음으로 와 닿아야만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갈 수 있는 곳이기에 더 소중하게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거 같습니다.
저의 주요 항목별 경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항공권: 164만원 (출발 2주일 전 Booking, 핀에어)
렌트카: 약 138만원 (포드 쿠가 4륜 SUV) + RentCover.com Full Coverage 보험 (약 14만원)
숙박: 일박 평균 약 14만원 (2박 호텔 제외하고 나머지는 공용욕실 게스트 하우스)
주유비: 하루 평균 55,000원 (경유. 리터당 2,300원 정도)
식비: 현지에서는 일 평균 2만원(!) (뒤에 별도 고려사항 참고). 모든 식사를 현지에서 해결하면 비용이 많이 증가함.
액티비티: 고래 관찰 투어 10만원, 미바튼 네이처 바스 온천욕 5만원
선택의 고려사항: 항공권
아이슬란드 항공권은 7~8개월 전에 Booking 하면 100만원 정도도 가능합니다.
예약은 skyscanner 나 kayak 을 통해서 검색해서 저렴한 것을 찾으시면 되며,
직항이 없으므로, 핀에어 통해서 헬싱키 경유하거나, 국적기나 브리티쉬 에어 타고 런던을 경유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중에서 핀에어의 이동경로가 가장 짧기 때문에 (경유 포함 15시간 정도) 한국에서 오전에 출발하고 아이슬란드에 오후 5시 언저리에 도착하게 되므로 도착일에 최대한 이동거리를 확보하여 일정을 Save 할 수 있습니다.
런던을 경유하면 하루 정도 런던 관광을 옵션으로 고려하셔도 좋으나 비행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선택의 고려사항: 렌트카
rentalcars.com 에서 예약하셔도 좋고, 아이슬란드에서 많이 하시는 Thrifty, Budget 등의 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하셔도 좋습니다. 아이슬란드 렌트에서 고려사항은 무엇보다도 보험입니다.
워낙 날씨 변수가 많고, 도로 사정이 안 좋은 곳이 많으며 때로는 바람에 차문이 꺽이거나, 자갈길에서 차량 하부에 손상이 가거나, 지붕이 찌그러진다거나 하는 일이 꽤 발생하는 여행지다보니까 Full Coverage 가 되는 보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은 렌트카 회사에서 드는 보험은 Full Coverage 조차도 자갈길에 의한 하부 손상, 지붕 손상, 타이어 휠 손상 등 몇가지는 포함이 안되고 별도로 옵션으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험로 이동하는 경로가 있거나 겨울 여행시에는 렌트카만 예약하고 보험은 rentalcover.com 에서 Full Coverage 보험을 따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고시 일단 자비로 렌트카 회사에 납부 후, 추후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임)
선택의 고려사항: 숙박
아이슬란드가 관광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2010년부터입니다. 당시 휴화산이 폭발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집중시켰고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추세가 되었습니다.
2018년 현재는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밀려들고 있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적은 숙소로 인해서 6~8월 여름 극성수기에는 숙소를 수 개월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고, 가격도 제가 위에 적은 일별 평균가에 최소 10만원을 더 추가해야만 합니다.
아이슬란드는 휴양지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이동경로상 수면이 주요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숙소 형태를 주로 이용하게 됩니다.
아파트먼트: 3인 이상 여행객에게 적합하며, 가정집을 에어비앤비로 공유하는 형태로서 마트에서 장을 봐서 저녁을 지어 먹기에 적합하고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은 장점이 있으나 가격이 비쌈.
호텔: 2인 여행객에게 적합하며, 조식 포함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저녁을 해먹을 수 없고 레스토랑에서 비싼 가격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음
게스트하우스: 공용 욕실이 기본이며 룸 크기나 침대 크기가 작음. 그러나 8박을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했는데, 모두 예상외로 너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가격 대비 만족도는 매우 높았음. 심지어 비성수기인 9월초에는 전체 하우스를 혼자서 사용하는 날도 있었음. 타 숙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으며, 조식도 포함되는 경우가 2/3 였으므로 나홀로 여행객, 2인 여행객, 비용을 아끼려는 여행객에게 적극 권장함.
코티지: 보통 낙농업을 하는 농장에서 별도로 가건물식으로 지어놓고 운영하는 숙소이며, 주요 큰 도로를 벗어나서 광활한 농장 한가운데 위치한 경우가 많아서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마을이 아닌 농장만 벌판에 덩그라니 있는 경우가 많아서 밤에 불빛이 없으므로 운이 좋으면 숙소 창문에서 오로라를 바로 관찰하는 행운이 찾아올 확률이 매우 높은 숙소임.
숙소 예약은 극성수기는 수개월 전 미리 예약해야 하므로, 광활한 지역에서 이동거리를 잘못 예측하면 숙소 찾아가기 여행이 되버리거나 동선이 꼬일 우려가 있으니 사전에 면밀히 무리하지 않게 이동 거리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나, 비성수기의 경우는 이동하면서 즉흥적으로 하루 전에만 예약해도 충분하며, 저의 9월 가을 여행은 전반부 5박(남부에서 동부까지)은 사전에 Fix, 후반부 나머지 5박(이동시간 예측이 어려운 북부, 북서부, 서부)은 이동하면서 하루 전에 예약했으나 무리가 없었습니다.
선택의 고려사항: 음식
아이슬란드는 각 나라마다 흔히 존재하는 특별난 음식이 거의 없습니다.
스위스의 퐁듀라든지, 영국의 피쉬앤칩스라든지, 태국의 똥양꿈 같은 대표음식이 없는거죠.
그나마 챙겨먹어야 하는 음식으로는 워낙 양을 많이 키우고 고립된 섬나라에서 잡종이 섞이지 않은 품종의 양으로부터 나오는 젖을 이용한 Skyr 라는 요거트, 버터와 생후 6개월된 어린 양으로 요리한 양고기 스테이크 정도가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입니다.
저의 경우 비용측면에서 음식 부분에서 많은 Save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공수해간 음식들로 대부분 해결하였고 현지 마트에서는 요거트와 샌드위치 등을 사 먹었으며, 딱 하루만 호텔 숙박시 저녁에 양고기 스테이크 경험을 해 본 것 포함, 단 두끼만 레스토랑에서 사먹었더니 일평균 2만원으로 (한국 음식 비용제외) 거지같이 돌아다녔네요.
음식값이 살인적이므로 이렇게만 해도 많은 비용을 절약하게 됩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끼니 해결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식사: 한국에서 쌀 (아이슬란드의 주요 마트에서 스시라이스로 구매는 가능함), 미니밥솥, 대형보온병 가지고 가서 밥 해먹음. 반찬으로는 맛김, 깻잎통조림, 닭가슴살/참치 통조림, 일회용 오징어/멸치 볶음, 볶음고추장 튜브형. 국물 음식으로 일회용 국류, 사발면, 일회용 포장 누룽지 패키징해서 가져감.
사발면이나 국물류는 용기를 해체해서 용기를 모두 포개고 스프와 면 등은 별도로 가져가면 부피를 많이 줄일 수 있음.
조식: 게스트 하우스 예약시 조식포함으로 함. 누룽지나 사발면으로 조식해결시 숙소의 조식은 점심용으로 별도 포장을 부탁하면 대부분 친절하게 포장해줌.
중식: 이동 중이므로 간편하게 사발면과 마트에서 사둔 빵종류나 숙소에서 조식으로 가져온 음식으로 차 안에서 해결.
석식: 부실했던 조식, 중식의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들을 총동원해서 배부르게 해먹었음. 미니밥솥과 쌀의 위력은 어마어마해서 호텔이더라도 전기 콘센트는 있으므로 주방이 없어도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대단한 장점이 있음.
주의사항: 개인안전, 운전 및 날씨
아이슬란드의 여행지들은 절대로 과소평가하시면 안됩니다.
매년 여행 중 사망자가 몇 명씩 나오는 곳입니다. 때로는 링로드에서 교통사고로, 때로는 인랜드에서 차량으로 도강 중 익사, 트래킹 중 길 잃고 동사, 빙하 트래킹 중 낙사 등이 드물게 발생합니다.
꼭 당부드립니다. 이 곳에서의 여행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이 나라 사람들은 위험한 자연환경에서 오랜동안 적응을 해온 사람들이므로,
위험한 지역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위험 회피는 개인의 책임으로 철저히 치부하므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는 곳도 많습니다.
아이슬란드 일주를 하다보면, 때로는 폭포 바로 앞까지 관광객이 접근하지만 가드 하나 없고,
링로드는 왕복2차선인데다가 중앙분리대가 없으며, 대부분의 영역에서 추월을 허용합니다.
동부나 북서부의 피요르드 해안가 도로는 상당수가 비포장이면서 해안절벽을 오르거나 협곡 사이를 지그재그로 달리게 되는데,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데도 가드 하나 없는 길이 허다합니다.
이런 길은 차선이 없고 좁은데 마주오는 차량이라도 있으면 벼랑 바로 옆까지 차를 붙여야 하는 상황까지도 감안해야 하는 도로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저도 고도가 높은 산악지대에서 멀쩡하던 비포장길이 급작스럽게 도로 옆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최악의 안개가 밀어닥쳐서 1시간 넘게 안개속을 가드도 없는 벼랑길을 운전해야 했던 식은땀 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해가 지기까지 1시간 15분 정도 남은 시간대여서 운행을 안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고, 곧 깜깜해질 시간이고 공포영화 저리 가라인 심한 안개낀 산길은 정말 40대 후반 남성인 저에게도 너무나도 공포스러웠습니다. 이날 이후에도 4번 정도 위험한 도로에서 심한 안개길을 주행하게 될 줄은 몰랐죠...)
절대로 치기어린 만용은 부리지 마십시요.
여행 중 체력이 우려되거나, 몸이 정상이 아닌 경우, 날씨가 급작스럽게 안좋아지는 그 즉시 여행 계획 및 일정을 수정하십시요.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경우에 꼭 사고가 뒤따릅니다.
2018년 여름에도 하이랜드에서 비가 온 뒤 곧바로 도강을 시도하다가 강 중간에서 차량이 멈추고 익사한 사례도 보고가 되었고, 수년 전 가이드 없이 함부로 빙하지대 들어갔다가 현재까지도 시신도 못찾고 있는 2명의 독일인도 있습니다. 링로드에서 주변 경치가 너무 멋있다보면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할수도 있는데, 제가 2017년 겨울에 첫번째 여행했을 때 실제로 비크뮈르달 지역에서 반대 차선의 차량과 정면 충돌해서 사망한 중국인 여성도 있었습니다.
제발 장롱면허 있으신 분이 아이슬란드에서 호기롭게 운전대를 잡지는 마십시요.
폭포에서 셀카나 멋진 각도로 사진 찍겠다고 바위 끝까지 몸을 매달고 찍다가 추락한 경우도 보고 되어 있으니 거대한 자연을 상대로 하찮은 인간의 용기를 시험에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게 여행을 마치는 방법입니다.
오로라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홈페이지, 교통 상황, 날씨 알려주는 홈페이지 등은 상단의 겨울 여행기에 적어놓았으므로 참고하십시요.
사진도 거의 없는 프롤로그라서 지루하시겠지만, Day 2 게시글부터는 주요 관광지의 사진들 위주로 게시해보려고 합니다.
핀에어를 이용해서 이동시는 헬싱키에서 약 한시간 반 정도만 경유대기를 하면 바로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탑승하게 됩니다.
경유대기 시간이 짧아서 불안해 하실 필요는 없는 것이 경유 이동 거리가 아주 짧고 단순해서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이 아주 많이 연착하지 않는 이상, 아주 최단시간 (약 15시간)에 아이슬란드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Day 1 필수: 골든써클의 최종 목적지인 "굴포스(Gullfoss)" 근처까지 이동
아이슬란드어로 foss 는 폭포이므로 이후 ~foss 가 들어간 모든 여행지는 폭포라고 보면 됩니다.
참고로, ~jokull 이 들어가면 빙하지대 입니다.
H 로 시작하는 지명 중 다음 알파벳이 자음이면 "크" 에 가까운 발음이며, 모음이 나오면 영어처럼 "흐"로 발음합니다.
일반적으로 첫날, 둘째날 여행 코스는 대부분이 레이캬비크 숙박 후 골든써클 (싱벨리르 국립공원 --> 게이시르 --> 굴포스) 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6~8월이면 백야이므로 남부까지 빡세게 소화하는 경우의 수도 있으나 장거리 이동의 첫날 피로도를 고려하면 추천하고 싶지 않음)
개인적인 의견으로 짧게 남부만 다녀가시는 분들은 싱벨리르 국립공원에 가보시면 되는데,
제 일정대로 가이드 드리자면, 10박 일정으로 핀에어 타고 들어가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이곳은 생략하고 하일라이트인 굴포스로 Day 2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아이슬란드를 일주하면서 사실 싱벨리르 정도의 풍광은 그다지 인상적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지리학적으로 유라시아 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촛점이 있다면 방문해도 좋습니다만,
저의 선택은 첫날 굴포스 근처로 숙소를 정하고 둘째날 게이시르 잠깐 들러서 굴포스에서 충분히 머물다가, 비크(Vik)까지 남부 주요 관광지를 하루에 모두 패스해서 하루를 절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10박 일정에 북서부 지역 (라트라뱌르그, 이사피외르뒤르의 피요르드 해안)을 넣을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정보 중심으로 적어봤던 너무나 긴 프롤로그를 마치면서 Day 2 예고편 사진을 붙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