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재균 Oct 07. 2018

나홀로 3,400km의 아이슬란드 #3

10박11일 가을여행 가이드 및 팁: Day 3 (남부, 남동부)

본 여행기는 PC나 큰 모니터로 감상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Day 3 루트: 번호 순서대로 이동하였으나, 다른 옵션 포인트들을 함께 표시하였으므로 일정을 11박으로 늘리거나, 저의 루트에서 더하고 빼는 형태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총 243km. 구글맵 기준 4시간 30분.


세번째 날은 명실공히 아이슬란드 여행자들의 99% 가 찾아가는 남부와 남동부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해드리며,

특히 여행자들의 99%가 모르는 Secret Place 를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곳은 오지 여행을 많이 하시는 어느 여행자 분이 매우 조심스럽게 공유했던 곳이고, 혹시나 본인이 노출했을 때 이곳의 자연이 훼손되거나 비밀 장소만의 신비스러움이 사라질까 두려워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10박11일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고생도 하고 두려움에 떨기도 했던 곳이어서 소개를 해봅니다. (주의사항은 아래 일정 1번 내용에서 말씀드립니다.)


1. 샤크길(Þakgil) (Secret Place) (옵션 포인트. 최소한 반나절 소요되며 넉넉히 4~5시간 정도의 트래킹 포함됨) (10박11일 일정에서 생략하고 4번 관광이 대중적 루트임. 포함시는 11박12일 일정 또는 샤크길 캠핑장에서 1박해서 12박 13일 일정으로 계획하세요.)

2. 엘드흐뢰인(Eldhraun Botnavegur) 이끼 지대

3. 프야드라르글류푸르(Fjaðrárgljúfur) 협곡 (모 전자회사 올레드 TV 광고 첫 장면)

4. 스카프타펠요쿨(Skaftafelljökull, 스비나펠스요쿨(Svinafellsjökull) 빙하지대 (저는 이번 루트에서 제외함)

5. 프얄살론 빙하 호수(Fjallsárlón)

6. 요쿨살론 빙하호수 (Jökulsárlón)

7. 다이아몬드 비치 (Diamond Beach)


흥분과 떨림, 두려움이 교차했던 아이슬란드의 속살! 샤크길.


[샤크길? 파크길? 땨크길?]

Þakgil. 알파벳 P도 아닌 희안한 글자로 시작하는 이곳은 Vik 의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링로드에서 벗어 났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곳입니다. 한국분들은 샤크길, 이 여정에서 만났던 프랑스 60대 노인분은 파크길이라 발음하였고, 구글맵에서는 Thakgil 로도 검색되는 것으로 보면 발음이 영어스럽지는 않은가 봅니다.


아이슬란드에는 수많은 캠핑장이 있습니다만, 샤크길로 자동차로 찾아가다보면 막다른 지점에서 환상적인 녹색 산들로 둘러싸인 안락한 곳에 캠핑장이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트래킹 코스가 시작이 되며 캠퍼들은 여기서 많이 묵고 가는가봅니다.


사진으로 샤크길 가는 도중에 만난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 풍경들과, 트래킹하다가 겪은 사고(?)와 트래킹을 포기하게 된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샤크길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은 모두 비포장 도로로서, 4륜 자동차가 필수이며 대체적으로 운전할만 하지만, 일부 몇몇 구간에서는 상당히 위험하고 난이도가 높은 곳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가다보면 블라인드 커브가 많이 나타나므로 운전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가는 도중에 정차하고 망중한을 즐기던 서양인 1명을 제외하고는 캠핑장까지 가는 동안 단 한대의 운행 중인 차량도 마추치거나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오지입니다.


캠핑장에 도착하기 까지의 초반길은 언덕 비탈길을 무난하게 올라가면서 아래와 같이 아이슬란드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초록빛의 산악지대를 보게 됩니다.


숙소 Vik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나타나는 멋들어진 절벽들. 많은 새들이 절벽을 따라 서식하고 절벽 근처를 날아다니고 있어서 운치가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부터 이끼가 푸르게 낀 산악지대를 옆에 끼고 높은 지대로 올라가게 됩니다.

아래에 꼬불꼬불 언덕을 오르는 비포장길이 보이시죠?

아이슬란드의 길은 서두름이 없습니다. 지름길로 가로지르기보다는 꼬부랑 꼬부랑 돌아돌아서 목적지에 다다르게끔 되어 있습니다.

9월의 노란 가을빛과 푸른 이끼 낀 용암으로 형성된 산의 빛깔이 너무 잘 어우러집니다.


이날은 날씨가 좋긴 했지만, 아침 일찍 샤크길로 나서인지 몰라도 낮은 흐린 구름들이 산에 걸려 있었는데,

언덕 고지대를 넘어서는 정상 부근에서 "크아~~" 하는 경탄이 나오는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곳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언덕의 오른쪽으로 아마도 멀리 링로드가 위치해 있을 대평원이 펼쳐지면서 아주 오랜 옛날에 거대한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것과 같은 지대가 낮은 구름에 휩싸여서 눈앞에 나타납니다.


유일하게 길에서 봤던 외국인 1명은 여기에 차를 정차해두고 커피를 마시면서 그냥 멍하니 계속 바라만 보고 있더라구요.

저~아래로 한번 내려갈수만 있다면 정말 장관일텐데 하면서 비포장길을 따라 계속 전진합니다.


이제는 언덕을 넘어서 내리막길을 따라 아까 본 대평원으로 서서히 접근하더라구요.

가다가보니, 어이쿠, 어느새 이 협곡지대로 차가 서서히 진입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심장이 막 두근거립니다.

마치 내가 아무도 몰랐던 신비스런 태초의 지구로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말이죠.


산자락을 자욱이 덮고 있는 안개와 마치 갯벌과 같은 느낌의 화산재로 덮여있는, 빙하가 녹아서 쓸고 지나간 평원은 어느 다른 혹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주면서, 마치 일본만화책을 보다보면 의성어로 묘사되어 있는 "고오~" 하는, 소리가 아닌 소리가 나는 듯 합니다.

좁은 화각의 렌즈로 담는 사진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사진으로는 도저히 그 풍경과 느낌을 담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360도로 사진을 담아주는 스마트폰이 아니었던 것이 아쉬웠을 정도로요)


지저귀는 새 한마리, 풀벌레 한마리, 물 흐르는 소리 하나도 없는 그 완벽한 적막함. 외로움. 두려움. 경외심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느닷없이 저라는 미약한 인간의 존재가 순식간에 사라짐을 느껴봅니다. 

이제 47년을 지나온 이 미생이 영겁의 세월동안 이렇게 있었던 자연 앞에 서서, 그냥 자연의 한 요소로 동화된 감격이란!

저도 모르게 뜻모를 눈물이 나옵니다. 이것이 왜 나오는 눈물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캠핑장에 도착해서 시작할 트래킹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더 커져만 갑니다.


왠지 제 자동차 바퀴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훼손했다는 생각에 자연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행하면서 제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지만, 이곳은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DSLR 카메라를 자동차 본넷 위에 거치하고 타이머를 작동시켜서 찍어봅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이 없으므로 촛점은 뒤에 있는 산자락에 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샤크길 가는 비포장길에 세워두고 창문을 열고 찍은 사진입니다.

간혹 이렇게 아래쪽은 절벽인데, 가드도 없이 좁은 길을 지나가는 위험한 코스도 존재하는 곳입니다.

눈이 많이 오는 10월부터는 샤크길 가는 길은 아마도(전적으로 추측입니다.) 폐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오니 늦가을이나 겨울여행 계획시에는 날씨와 도로 현황을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가다보면 어느 순간 비포장길이 끝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바로 이곳이 샤크길 캠핑장입니다.

여기에 도착해보니 그렇게 안보이던 다른 차량들과 사람들이 몇몇 있고 모두가 캠핑을 하신 분들로 보였습니다.

이곳은 사방이 초록빛의 언덕들로 둘러싸여서 바람이 하나도 안부는 천혜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고, 인위적이지 않은 바위 밑의 동굴에 고기를 구워먹거나 취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 등을 배치해놓고 있었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아래와 같은 트래킹 코스 지도를 참고해서 중간에 있는 빨간색과 노란색이 겹쳐져 있는 코스로 트래킹을 해봅니다.

빨간색 하나로만 되어 있는 길은 협곡 위를 지나는 코스인데 상당히 위험한 코스라고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걷는 시간도 짧으면서 난이도는 중간쯤 되는 빨간색+노란색 겹친 코스로 정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팁을 드리면, 위의 코스대로만 갔다가오면 샤크길 여행의 끝판왕이 될 헐두요쿨(Huldujokull) 빙하 협곡과 멀리 펼쳐지는 끝도 안보이는 빙하지대를 높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뷰포인트로는 길이 없어서 갈 수가 없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위의 지도에서 좌측 상단 빙하 아래쪽에 Sker 라고 하는 언덕까지 트래킹으로 갈 수가 있으며 Skey 언덕 꼭대기에서 멈추지 마시고, 아래의 구글맵에서 보이시는 좌측 상단의 작은 호수 (파란 동그라미) 바로 앞까지 가실 수가 있습니다.

이 호수앞까지 가면 Huduljokull 빙하의 협곡지대와 오른쪽으로 시야에 끝도 없이 펼쳐진 빙하지대를 빙하보다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유일한 뷰포인트에 도달하게 되는 겁니다.


저도 등산스틱,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 보온병, 우비 등을 챙겨서 최근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무릎을 걱정하면서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이랜드 지역 (대표적으로 란드만나뢰이가 등)의 트래킹도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고 들었지만,

이곳의 트래킹 시의 풍경은 나름 유니크한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트래킹시의 사진 몇 장을 담아봅니다.


용암 분출로 형성된 산악지대가 온통 이끼로 뒤덮여 있는 것을 가까이서 보게 되므로 아이슬란드의 속살까지 들여다보는 묘한 흥분감에 휩싸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사람의 발길이 만들어 낸 트래킹 길이 눈에 보여서 길을 잃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어느 정도 덜어주며, 지속적으로 길 위에 트래킹 코스임을 알려주는 빨간색, 노란색의 코스 인식표를 나무 막대로 꽂아놓았으니 길을 찾아가는 걱정은 하실 필요가 없으며, Maps.Me 어플을 켜고 이동하시면 데이터 없이도 GPS 만으로 오프라인 지도로서 내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이 트래킹 코스도 아이슬란드 여느 관광지에서보다 더 적막하고 다른 사람을 볼 수가 없습니다.

정말 산악지대 한가운데 덩그러니 저 혼자 버려진 느낌이 들면서 또다시 스물스물 공포심이 듭니다.

이러다가 갑자기 안개라도 깔리면 어쩌지? 갑자기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어쩌지?

온갖 나약한 생각들이 불현듯 깔리고, 여기서 어디 발이라도 헛디뎌서 잘못되면 내가 여기서 조난당했다는 것조차 아무도 모르겠구나 라는 생각에,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지만) 지인들 카톡방에 채팅을 합니다. 가족에게도 몇 마디 보내놓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기대하고 기대하면서 오르던 트래킹 코스에서 갑자기 평소에 좋지 않았던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참고 계속 전진합니다. 아픈 무릎에 체중을 줄이고 등산 스틱에 무게를 싣고 가다보니 손목과 어깨도 무지 아파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끝까지 도전하고자 의지를 불태우고 전진합니다.


멍해집니다. 그냥 아픈 통증만이 엄습하면서 더 두려워지기 시작합니다.


한계에 봉착합니다. 여기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무리해서 목적지까지 가도, 다시 하산하려면 먼길을 다시 와야 하는데 이 정도 통증이면 거의 기어서 내려올 거 같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이곳에서 마추진 외국인 커플들이 열심히 올라옵니다. 통증 때문에 길가에 앉아 있는 제게 여자분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봐줍니다. 무릎 통증을 얘기하자, Pain Killer 가 있는데 줄까? 하고 물어봅니다.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I think I cannot make this. I feel I give up here."


네. 결국 꿈에서도 바라던 샤크길의 목적지는 결국 제 눈으로 보고 오지 못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지 한달이 되었는데도 너무나 아쉬워서 한숨이 나옵니다.

게다가 바로 다음날 현지 마트의 약국에서 이탈리아 산 "무릎 전용 패치"를 찾았고, 이 패치는 기적의 패치가 되었습니다. 무릎 전용으로서 붙이면 5일간 약효가 지속된다고 적혀있었는데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극심하게 아프던 무릎이 기적적으로 멀쩡해졌고 4일째부터는 다행이도 많은 도보가 필요한 관광지도 거뜸히 소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루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래서 트래킹의 종착지의 절경은 아래의 다른 여행자 분의 블로그를 링크합니다.

아마도 사진만 보셔도 그 엄청난 풍광을 일부 느끼실 수 있을 듯 하니 꼭 보십시요. 

(아아...도달하지 못했던 이곳을 보러 또 가고 싶어요.)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wang3847&logNo=220806569091&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예상치 못한 저질 몸뚱아리 때문에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트래킹 코스를 간신히 하산하여 곧바로 다시 링로드를 향하여 원복을 합니다.

원복하는 샤크길 비포장길의 끝자락에서 60세가 넘어보이는 프랑스 여성 노인 두분이 거의 울거 같은 얼굴을 하시고선, 히치하이킹을 하고 계십니다. 지나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는 곳에서 이게 뭔 일인가 싶어서 바로 태워드렸습니다.

비포장길 마지막에 있는 호텔에서 하이킹 삼아 좀 길게 오신 거 같은데, 체력이 다 떨어져서 돌아갈 길이 막막한 상태였나 봅니다. 제게 너무나 고마워 하셨고 마침 제 차에 오르자마자 장대같은 소나기가 내려서, 저를 만난 것이 너무나 큰 행운이라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하십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과의 인연도 낯설지만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Day 3에 소화해야할 오후의 루트가 빡빡하기 때문에 서두릅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지의 하일라이트, 바트나요쿨 빙하지대!

아이슬란드에서 빙하를 관찰하는 방법은 두가지 입니다.

1. 빙하투어 (얼음동굴 투어 포함): 주로 스카프타펠요쿨이나 스비나펠스요쿨에서 1시간 정도 걷는 프로그램.

2. 자체 빙하 관찰: 투어가 아니더라도 곳곳에 차량으로 접근 후 바로 가까이서 빙하의 경이로움을 관찰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저는 3일째 오후와 4일째 오전에 빙하를 관찰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남동부 링로드를 운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저 멀리 눈앞에 거대한 빙하가 떡하니 한순간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가 평생 살면서 빙하를 실물로 보게 되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정말 첫 등장부터 엄청 큰 스카프타펠요쿨부터 등장하면서 경탄을 하게 됩니다.

위의 지도에서 Svinafellsjokull 바로 왼쪽의 지류가 Skaftafelljokull 이고 아래의 사진처럼 링로드 운전 중 거짓말처럼 나타납니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의 스카프타펠요쿨, 스비나펠스요쿨]

오른쪽의 스비나펠스요쿨이 곧이어 바로 등장합니다. 굉장히 멀리서 보이지만, 계속 링로드를 가다보면 저 빙하들에 가까이 접근하게 됩니다.

이번 제 여행에서는 스비나펠스요쿨을 제외했지만, 겨울여행시 방문했던 스비나펠스요쿨 사진을 아래에 붙여봅니다.

이곳은 비포장으로 15분 정도 들어가면 주차를 해놓고, 투어없이도 바로 앞에서 울퉁불퉁하고 새파란, 얼마나 오랜 세월 쌓여왔는지도 모를 빙하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도 크게 화산 폭발이 일어나서 다른 유럽 국가들의 항공기 마비까지 가져왔던 곳인만큼 빙하 위에는 화산재들이 뿌려져 있습니다.


링로드를 정신없이 운전하다보면 지나치기 쉬우므로 꼭 챙겨서 들어가세요. 도로 번호가 없는 곳이니까 구글맵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도로 위의 표지판을 주의깊게 보셔야만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빙하지대 구경을 하고 나면 거의 오후 늦은 시간이 될 겁니다.

만약 시간이 지체되었으면 프얄살론, 요쿨살론은 다음날 오전으로 넘기셔야 할 것이고, 시간이 되시면 일몰이 될 때까지 날씨만 좋다면 요쿨살론과 다이아몬드 비치에서 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빙하조각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아이슬란드 남동부여행의 주인공, 요쿨살론]

저는 오전의 샤크길 트래킹으로 바쁜 오후 일정을 소화하느라, 해지기 2시간 전에 요쿨살론에 도착했습니다.

요쿨살론은 위에서 보신 거대 빙하지류가 바다로 흘러가는 길목에 형성된 빙하호수 입니다.

아시다시피 빙하는 그 두께가 어마어마하고 매년 녹는 눈보다 쌓이는 눈이 많기 때문에 계속 누적해서 쌓이다보면 그 압력이 아주 커져서 압력에 의해 얼음결정체가 됩니다.

이것들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점차 밀려내려오게 되고 그 밀려온 빙하들이 이 호수를 거쳐서 바다로 바로 밀려드는 길목이 요쿨살론 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거 멀리 거대 빙하가 보이는 가운데, 호숫가에는 떠밀려내려온 큰 빙하조각들이 자연이 빗어낸 솜씨로 조각 작품처럼 널려 있는 장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아~내가 추운 나라를 온 거구나 실감하게 되는 순간인 듯 합니다.


호수를 구경하고 반대방향의 바닷가 쪽으로 쭉 걸어내려가다보면, 호수가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길목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갑자기 좁아지므로 물살이 꽤 빠르고 야생 물개들이 노니는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 이름도 화려하고 낭만적인 다이아몬드 비치]

이 지점에서 링로드를 가로질러서 바닷가로 향하게 되면 만나는 곳이 다이아몬드 비치입니다.

이곳을 가면 호수에서 밀려온 거대 빙하가 파도를 만나 부서지면서 그 얼음 조각들이 해변가에 널려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역시 겨울 여행시 수많은 얼음 조각들이 녹지 않고 널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으나, 가을에는 역시나 여름내내 이 조각들이 녹아서 생각보다 조각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슬란드는 각 계절마다 챙겨봐야 하는 곳이 따로 있는, 한 번 방문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는 곳인가 봅니다.


아래 사진처럼 빙하들은 파도에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예술 작품같은 조각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 날 오후는 잔뜩 흐린 날씨라서 일몰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으나, 맑은 날씨였다면 붉은 낙조와 더불어 환상적일 거 같습니다.

그리고 운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보드카를 챙겨가서 빙하 얼음 조각을 하나 집어서 넣어 마셔보면 얼마나 색다른 경험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마감하면서 이 해변을 같이 걸으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Day 3의 엄청난 하루를 마감하게 되었고 요쿨살론과 가까운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이곳까지가 지난 겨울여행에서 와봤던 경로였고, Day 4 부터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동부의 피요르드 해안부터 가게 되서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Day 4에서는 남부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풍광을 보여주는 동부 아이슬란드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홀로 3,400km의 아이슬란드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