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스물한 살 고양이
초코는 2005년 6월 10일에 태어났다.
그해 무덥던 8월에 우리와 만났다. 병원에 유기된 갓난 아가냥이를 8주간 돌봐준 분이 직접 입양처를 심사하신다며 집에 오셨더랬다.
부모를 잘 만나 젖을 먹고 건강하게 자란 고양이 윙키가 우리와 함께 산 지 7개월 차 되던 때였다.
이미 윙키 집이나 다름없던 우리 집에 처음 온 초코는 꼿꼿하게 꼬리를 세우고 주눅 드는 눈치도 하나 없이 곳곳을 살폈다.
‘어디 살만한지 한 번 좀 볼까..’하는 태도였다.
윙키가 처음 집에 온 날 엄마 아빠를 찾는지 울고 불고 책상밑에 숨고 스피커 뒤로 들어가 밤새도록 나오지 않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중학생이던 딸내미의 마음을 홀딱 뺏은 초코는 그렇게 누나냥이가 되었다.
씩씩하고 쿨하며 독립적이고 엉뚱한 고양이!
이미 불리는 이름이라 그냥 두었지만 초코는 ‘초코‘처럼 달콤하기보다 쌉쌀하고 강하고 씩씩하며 조금 무심한 그런 녀석이었다.
그런 초코가 최근 부쩍 이상 행동을 보인다.
늙어서 그래~ 한 마디로 봐주고 넘어갔지만
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오늘, 스무 살 생일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착하고 순하게… 피를 뽑는 동안에 낮게 운다.
작은 소리로 반항하며 겁에 질렸던 아가에게
… 말기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수의사 선생님은 우리 집 윙키와 초코의 주치의시다.
초코의 이마 종기도 두 번이나 수술해주셨고
때마다 검진이며 방광염도 치료해 주신 분.
따듯하고 정이 많은 선생님은 작년 11월 초코가 병원에 왔을 때라고 기억하시며 살짝 눈시울을 붉히셨다.
신장이 나빠 약을 쓰기도 힘들다고.
“마음의 준비를…”
눈가가 붉어진 선생님께 씩씩하게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 한 사람은 나다.
“아뇨.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걸 하면…
이 녀석은 착해서 그렇게 금방 떠나지는 않을 거예요. “
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연명치료에 반대한다.
다만 고통이 덜어지도록 복막투석효과가 있는 피하수액을 맞추기 위해 수액과 나비바늘을 구했고 손을 달달 떨며 연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