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개인에게 대중매체를 허락했고
연단에서 발언권을 얻은 '대중'은
더 이상
'국민'이나 '시민', '서민'이나 '민중'의 칭호에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은
어쩌면 '군중'일 것이며
마녀에게 돌을 던지며 사냥에 나서는
중세 마을의 주민들,
혹은
콜로세움의 검투사가 흘리는 피를 보고 열광하는
로마의 구경꾼들,
아니면
TV속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꼬투리 잡아 물어뜯는
현대의 국민 프로듀서들.
이것이 전세계
인류의 모습이 되었다.
이제 말과 글은
의견의 교환이나 창작의 도구가 아닌
혐오와 조롱을 토해내는
쓰레기통이 되었다.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고
그저 소비될 뿐이다.
인류는
삶의 의미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