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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코스프레하는 나

#95

by 빨간우산

디지털 세계는
사람들의 삶을
코스프레로 전락시켰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과 몸짓을
코스프레하듯 연출한다.
놀랍게도
코스프레의 대상은
디지털 세계의 '나'이다.
내가 나를 코스프레한다.

그러는 사이
보여지는 나는 점점 화려해지지만
감추어진 나는 점점 빈약해져간다.
매일의 코스프레 속에
나는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그 어느 공상과학이야기보다도
끔찍한 디스토피아 세계가
바로 여기에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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