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부터 25년의 30일까지 그건 아마도 아직, 그곳에 있었다
# 근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공중을 걸어보겠다고 인생을 걸고 끝내 그에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오히려 '대체 꿈은 무언가, 애초 존재는 하는걸까', 오히려 '반-꿈 주의자'같은 생각이 밀려오는 게 사실이다. 어릴 적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집에서도 나와 빌딩에 줄을 매고 상공을 걷는 일에 매진한다는 건, 그 자체로 더이상 꿈이 아니니까. 그건 그냥 수 십년 지켜가야 하는 다짐이고, 그만큼 쏟아부어야 하는 노력, 소진해야 하는 희생과 에너지이니까. 꿈의 마지막을 본 적이 있을까. 이를 믿고 정주한 길엔, (이 남자의 경우) 화려하게 성취된 꿈도 있지만, 그보다 숱하게 희생되고 잊혀져간 세월의 현실이 더 눈에 밟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건 그냥 이 남자의 생 그 전부이고 또 자체이고, 정말로 '나로 살았던 시간의 완전체'이자, 곧 '나로서 살기에 성공한 사람의 보기드문 예 그 하나일 뿐이니까. 고로 꿈을 말하면서, 우린 정작 나를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닐까. 세상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나로 산다는 것', 그야 말로 정말 꿈과 같은 것이니까. 일단은 나로써는 꿈에 대해, 아니 그와 비슷한 것에 대해 하나의 결론이 나온 것도 같은데(고작 이 나이에), 이를 청소년 대상의 도서에 알맞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 아무튼, 세상엔 평범하게 그리고 잘 살아가기 위해 몰라야 하는 것들이 실은 너무 많다.
# 그리고 세워보니 벌써 3년 전, 작업을 했던 나의 두 번째 번역서가 알고보니 지난 해 10월 출판되어 있었다. 당시 책을 받고 일을 할 때는 제목에 비해 별로(라기 보다 예상 밖)인 내용에 '이거 괜찮을까'싶었고, 그만큼 출판에 대해서도 확신은 할 수 없겠다 싶었지만(일하고 결과가 없다면, 누가 괜찮을까), 다만 여러 조건상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책은 출판 되었고, 실제로 얼마 전 책이 출판되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Shxx. 난 그냥 다행이다 싶었다. 일을 하며, 혹은 나의 경우 크고 긴 공백을 지나며 많은 건 사실 없던 일이 되어 있었으니까. 시간 자체가 통째로 사라졌고, 관계된 것들은 덩달아 떠나갔고, 그리고 좀 웃긴 게 나도 그에 맞춰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았다는 건 좀 웃긴 비극이다(실제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하지만 존재한다는 것, 지금은 없어졌지만 언젠가 존재했다는 것. 진짜는 아마, 그런 게 아닐까. 책은 좀 별로였지만 두 번째 번역서를 마치고 싶은 맘에 그럼에도 애를 쓰고, 유독 중국 고사가 많이 나오는 탓에 읽지도 못하는 간체 위키를 파가며 일을 하고 그렇게 2021년의 여름을 보낸 것이. 단지 출간이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이사를 잘못한 탓에 지난 5개월을 몽땅 망친 나로서는 이렇게나 우연히 알게된 나의 두 번째 번역서가 그래서 이렇게도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세상에 쓰여진 책에는 모두 다 쓸모가 있다고..아마 누군가 말했다,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지어본다면 '내가 아닌 것들은 집어치워라', 생긴 건 좀 이래도...동서양 철학을 빌려 SNS 시대 나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조언서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고, 때론 나에게의 변명 난 왜인지 말하고 있었다.
https://youtu.be/YV5Z2zyi420?si=cJ_B66s5QXtuJkem
#더불어 이사를 하고 새 집에서 해야할 것들을 얼추 해놓은 뒤, 요즘 꾸는 꿈들이 좀 생소하다. 생소&이상하기로는 이미, 몇 전 병원에서 나온 직후 그리고 몇 년 쯤이 가장 '하드'했는데, 당시의 나의 꿈이란 홍상수 초기 영화이거나 카프카 옆집에서 벌어지는 일일 것도 같아, 당시엔 그로 소설을 써보겠다고 200매 쯤 실제 원고를 썼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는 밤에 잠을 잃어 새벽녘 깨기 직전의 곧 램수면 상태의 신빙성 떨어지는 짧디짧은 한 컷짜리 꿈이 전부였고, 그런데 근래 며칠밤은 제법 꿈만 같은, 나름의 스토리도 등장 인물도 기억나는 꿈들이 그것도 여러 편 다수 생성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아직 이에 대해선 어떤 이유도 결말도 찾지 못한 상태인데, 오히려 어릴 때의 꿈들이 대부분 이러하지 않았나. 맥락도 이유도 의미도 없고, 오직 욕망만이 가득찬. 그리고 난, 이걸 그냥 하나의 시작이라 말해보고도 싶어지는데,
대부분 아는 사람이거나 알았던 사람, 혹은 아는 줄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거나 아는 데 모르는 사람인 척하는 사람이 등장해 무언가를 하고, 다만 좀 달라진 게 있다면 나는 그들과 관계하면서도 늘 어딘가 멀리 관찰하는 듯한 3자의 시점이 되어있다. 무어라 증명할 수 없지만 묘하게 그런 기분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상한 건, 분명 익숙한 설정과 등장 인물임에도 굳이 '지금과의 개연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 그래서 난 큰 일이 나도 별로 놀라지도 겁에 질리지도 않고 꿈은 정말 존재했나 애초 이건 꿈이었나 싶어질 정도의 뒤늦은 미련 만이 불쑥 생겨나고 만다. 그리고 이젠 그것도 한 세월 흘러 어젯밤엔 무려 기억나는 것만 7가지의 꿈들이 시작됐다 끝이 났다. 대부분 아는 사람과 알던 사람과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나와 무언가를 하는데..
어디서 본 듯 한, 앗 했던 말, 난 그와 관계하면서도 어딘가 멀리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적 자리에..지나간 꿈들 조차 남아있지 않다. 꿈은 꿈. 잠에서 깨어날 시간. 언젠가 적어 놓은 이 글을 이제서 발견하고 25년도 이제 딱 하루를 지금에서야 돌아보며 세상 모든 어제가 향하고 있던 곳에 지금 내가 있음이 참으로 그냥 꿈같다 생각되고 있을 따름이다. 동네 세 군데 떡집 중 왜 하필 가려던 곳을 찾지 못해 포기하고 돌아가던 순간 문득 돌아본 왼편에 큼지막히 떡이라 쓰여있던 간판은, 크다 못해 지나칠 수 없을 것만 같던 그 간판은 마치 나를 좀 보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게, 세상 모든 지나쳐 가는 것들을 (돌려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연말이라 드는 생각, 하는 말. 알았지만 그냥 낯설게 느끼던 이들이 아직 그곳에 있었다.
https://youtu.be/X-Pvr8DbrlA?si=G8I63mD8mWfCC0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