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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hyun Kim Nov 09. 2019

손실에 대한 경각심을 주세요

모바일 게임의 손실 회피 편향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합니다 [1]. 특히 그 변화가 손해라고 느껴질 때 더욱 그렇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손실 회피 편향은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1979년에 제안한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에서 가장 먼저 논의되었습니다 [2]. 전망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같은 돈이라도 만원을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만원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더 강렬하다는 이야기죠.

https://pixabay.com/illustrations/dices-over-newspaper-profit-2656028/


손실 불안 자극

한 병원에서 유방암 검진을 유도하기 위해 팸플릿을 제작했습니다. 팸플릿 A에는 ‘매년 유방암 검사를 하십시오. 그로써 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제거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하고, 팸플릿 B에는 ‘만약 당신이 매년 유방암 검사를 하지 않으면, 당신은 발병 가능성이 있는 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제거하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됩니다’라고 기재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한 대부분 사람들은 팸플릿 B를 본 사람들이었습니다 [3]. 대체로 손실 회피 편향의 실험이나 사례는 이처럼 손실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방법과 그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손실 불안 자극

사실, 손실 회피 편향을 이야기하면서 백화점의 할인 상품 안내 사례를 들면서 게임에서 상품을 팔 때 해당 상품이 한정된 시간이나 한정된 기회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식상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서 고민해본 결과, ‘이어하기'의 사례를 토대로 살펴보면 어떨까 합니다.

미션 목표(1)를 정해진 이동 횟수(2) 내에 달성하지 못하면 이어하기 팝업(3)을 노출합니다 (캔디 크러시 프렌즈 사가, King)


이어하기는 주로 캔디 크러시 시리즈(King)와 같은 match 3 장르의 모바일 캐주얼 퍼즐 게임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르에서는 유저가 레벨을 플레이하며 블록을 조작할 수 있는 기회를 이동 횟수(Moves)라고 통칭하는데, 유저가 제한된 이동 횟수 안에 미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클리어 실패 위기에 처하면 코인과 같은 게임 내 화폐를 지불하고 추가 이동 횟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구매 지면이 바로 이어하기 팝업입니다. 네. 오락실 게임기에서 게임 오버 직전 동전을 넣고 이어하는 바로 그 경험이 맞습니다. 그리고 퍼즐 게임 내 코인 소비의 70% 이상이 바로 이 이어하기 팝업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죠.(..)


이어하기에서의 손실 불안 자극

먼저 언급한 캔디 크러시 프렌즈 사가(King)의 이어하기 팝업을 보면 유저의 손실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남은 미션 목표’입니다. 아슬아슬하게 미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이동 횟수를 모두 소진했을 때 유저는 남은 미션 목표를 마치 재화의 가치처럼 인지하고, 거의 다 가진 듯한 이 재화(달성 상태)를 잃지 않기 위해 코인을 소비합니다.


툰 블라스트(Peek Games)와 쿠키 잼(Jam City)의 경우, 유저의 손실 불안을 자극하는 더 다양한 정보를 노출합니다. 남은 미션 목표는 물론이고, 플레이를 통해 유저가 획득한 각종 이벤트 재화나 연승 상태[4] 같은 정보를 보여주며 이어하지 않으면 잃을 수 있다고 유저를 위협합니다.

플레이 중 획득한 각종 이벤트 재화나 연승 상태 등을 노출하여 손실 불안을 극대화 (1. 쿠키 잼 / 2. 툰 블라스트)


이러한 설계는 심리학의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5]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가지지 못한 물건보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급한 사례에서는 플레이 중 유저가 획득한 각종 이벤트 재화나 연승 보너스 상태를 마치 유저가 이미 달성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 손실 불안을 더 극대화하는 셈이죠.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팀과 함께 진행한 실험에서는 이어하기 팝업을 그냥 닫으려는 유저에게 행동력 재화(하트)를 잃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여 손실 불안을 자극했을 때,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보다 이어하기 팝업 노출 대비 구매율이 33% 포인트 이상 높아졌습니다 [6].


그만하기(Quit)에서의 손실 불안 자극

유저가 레벨 플레이를 중단하지 못하게 하여 코어 플레이 루프[7]에 계속 머물게 하는 장치로써 그만하기(Quit) 팝업에서도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툰 블라스트뿐만 아닌 다양한 모바일 퍼즐 게임에서 유저가 게임 플레이 도중 그만하기 버튼을 터치하면, 해당 레벨의 플레이를 위해 소비한 행동력(하트)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거나, 이어하기와 마찬가지로 각종 이벤트 진행 정보, 연승 정보 등을 보여주며 지금 그만두면 손해 볼 수 있다고 유저를 또 위협합니다.

레벨 그만하기 버튼 터치 시에도 손실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를 노출합니다 (툰 블라스트, Peek games)

시사점

유저가 앱 내 구매를 통해 상품을 현금 결제했더라도 구매한 재화를 사용하도록 유도하지 않으면 게임 내 경제의 순환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툰 블라스트, 쿠키 잼, 캔디 크러시 프렌즈 사가와 같은 사례는 유저가 이어하기에서 재화를 사용하도록 자극하여 경제의 순환이 이루어지게 하거나, 유저를 게임 플레이 코어 루프에 머물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유저가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손실 불안을 자극하세요.  

게임 플레이를 이탈하려는 유저에게 손해라고 느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 코어 루프에 머물게 하세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이벤트 재화, 미션 상태 등을 마치 이미 보유하거나 달성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유저의 손실 불안을 더 극대화하세요.   



[1]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2] 전망 이론은 기존 주류 경제학에서 사람들의 의사결정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주장에 대한 대안으로써 제창되었는데, 상황에 따라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은 합리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특성 중 하나가 손실 회피 편향이었죠. 대니얼 카너먼은 전망 이론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3] 스마트한 생각들 (롤프도벨리 저, 걷는 나무, 2012)

[4] 이벤트 보상을 받기 위한 이벤트 재화 획득 상태, 혹은 연승 보너스(보통 연승 상태에 따라 레벨 시작 시에 부스터를 지급합니다. 클리어 실패시나 그만 하 기시에 리셋됩니다.) 상태에 대한 정보.

[5]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16/05/345222/

[6] 세트  5  이상의 구매 로그를 추적한 A/B테스트로, 리텐션이나 플레이타임의 유의미한 하락은 없었습니다.

[7]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설계된 게임 시스템의 플로우.


All works ⓒ Jaehyun Ki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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