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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Aug 19. 2023

애플 배당금으로 애플 주식을 샀다.

자본주의 생존기

   드디어 애플 분기 배당금이 나왔다.

   신나는 날이다. 왜냐하면 배당금으로 또 애플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이다. 매년 2, 5, 8, 11월마다 주당 0.24 달러(올해 기준)를 받는다. 주가 상승에 더하여 배당금을 재투자해서 보유 주식수는 더 늘어난다.


2023.08.18.금


   올해만 애플 주가는 YTD 33%(오늘자 기준) 상승했다. 사실 약 연초대비 약 51%까지 올랐는데 최근에 조정을 받아 주가가 내렸다. 내가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살지 어떻게 알고 주가가 타이밍 좋게 내려와 주었는지ㅎㅎ 


   주가는 올라도 좋고, 내려도 좋다.

   오르면 올라서 신나고, 내리면 더 살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사면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주식을 팔지 않는다.

   매월 정해진 날짜에 주가에 관계없이 사기만 한다. 그리고 저점매수 타이밍을 재지 않는다. 내가 재는 타이밍이라 하면 주식 사는 날 오후 5시다. 프리장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냥 사는 것이다. ('저스트 킵 바잉'이라는 책을 보면 그 통계적 근거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주식을 보유하면 상승분도 생기고, 배당금도 나눠준다.

   그래서 오늘 내가 가진 10만 원은 내 눈에 10만 원으로 안 보이기 때문에 허투루 돈을 쓰기가 싫어진다.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놈의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소비를 해야 돌아간다. 사람들이 소비하고, 그래서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야 기업에도 돈이 돌고, 그 돈은 새로이 투자되고, 노동자들에게 나눠지고, 또 그 돈은 소비로 세상에 풀리기를 반복한다.


   사람들이 소비를 해줘야 세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주변에는 온통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 투성이다.


   '그래 너 신발 있는 거 알아, 근데 이거 신으면 더 멋있을걸?', '이 차를 타면, 당신은 더 멋진 삶을 누릴 수 있다'와 같은 광고들 말이다. 그리고 기업은 기존 제품보다 더 나은 기능을 가진 제품들을 끊임없이 내놓아 소비자들의 새로운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이미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한데 또 팔기 위해서는 더 나은, 또는 색다른 제품이 필요하다고 느끼도록 욕망을 자극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셀럽들을 활용해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새로 살 이유를 제시하기만 하면 알아서들 산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제품, 더 나은 서비스를 팔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한 퍼포먼스를 요구한다. 그렇게 직장에서는 더한 성과를 요구받고, 광고에 홀려 안 써도 되는 소비를 하는데, 급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으려면 가능하다면 월급쟁이보다 사업이 낫고,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사모아야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는 계속 오르고(오를 수밖에 없고), 나는 영원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리 님은 이렇게 말했다.

   “있어 보이려 하지 말고 실제로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중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

   그런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무리가 가는 길을 따라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늘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정신줄을 꽉 잡는다.


   사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보이는 것보다 실제의 나에 더 집중해야 행복하다. 남들에게 있어 보이는 옷보다, 옷에 가려진 근육과 체력과 건강이 훨씬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둘 다 가진다면 더 좋겠지만 나는 뭐 서민이니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다.



   어, 벌써 7시 41분이다.

   우리 동네 약수터로 조깅하러 와서 챙겨 온 사과 먹고 커피 마시며 어제 써둔 글을 다듬고 마무리한다. 와이프와 아들이 먹을 샌드위치와 커피 사서 집으로 얼른 달려가야겠다.


우리동네 약수터, SBUX (배당수익률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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