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3년 팀쿡의 역량을 진정으로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애플의 수식하고 있던 다양한 수치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7월 26일에 발표되었던 애플의 실적은 매출액 424억달러, 순이익 78억달러, 판매량 4,040만대로 집계되었다.매출액과 판매량은 모두 15% 떨어졌으며, 순이익은그 약 2배에 달하는 27%감소하였다. 수치로만 미루어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지만 그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애플이 더 이상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있다. 순이익의 규모가 매출액에 비해 더 많이 감소하였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의 제품을 판매하기위해서 이익의 출혈을 감수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며, 그런 방식은 적어도 내가 알던 애플의 사업방식은 아니다.
작년만하더라도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이익(Operating Profit)의점유율이 94%에 달한다는 자료와 함께 (*CanaccordGenuity) 절대 저물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애플의 제국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금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문제는 아이폰의 판매 감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0년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폰의 매출이 애플의 전체 매출을 완전히 견인하고 있었다기 보다는 아이팟과 맥북이 함께 애플을 이끌어왔다. 또한 2010년도 이후에는 아이패드의 매출액이 아이팟의 매출을 상쇄하고그 이상의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아이패드의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하였다. 비록 그 매출 감소의 형태가 아이팟의 형태와 같이 완전히 제품 라인업을 더 이상 출시하지 않듯이 극단적으로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아이패드의 매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실 그 자리는 애플워치와같이 야심 차게 발표하였던 신제품들이 메웠어야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결국 애플의실적은 눈에 띄는 조력자 하나 없이 아이폰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게 되어버렸다.
아이폰 역시 아이폰7의 출시가 9월로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7이 출시가 되면 이내 매출 및 영업이익에 대한 수치가 이내 극복될 것이라는긍정적인 보도들도 있지만 그건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아직 꽤 큰 폭으로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샤오미의 시대를 지나 오포(Oppo)와 비보(Vivo)까지 가세하여 화웨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고 원플러스와 같은 업체들도 언제나 애플이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향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그런 신규업체의 물량공세를 아이폰7이 쉽게 뿌리칠 수 있다고는 이제 누구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이런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기세는 불과 3~4년전만하더라도 크게두렵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저가형 스마트폰의 성능도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로 맞추어지고 있는 2016년을기준으로는 주머니가 두껍지 않은 수 많은 중국 고객들이 애플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애플이 오랫동안 구애를 보내고 있는 인도 시장 역시 애플이 의도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다. 애플은아직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굳건하지만 다른 수 많은 곳에서는 조금씩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로마제국이 위기에 처하기 시작할 때 변방으로부터 그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과 같이 말이다. 시장이라는 외부적 요인은 이처럼 애플에게 유리하지 못하다.
한편 언제나 그렇지만 문제는 항상 밖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제품 혹은 서비스의 분야에서 애플이 우리가 놀랄만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내어 놓은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 되었다. 애플이 만들고 있다는 루머가 있는 애플카는 양산가능시기가 아무리 빨라도2020년정도로 예측되고 있으며, 그 이외에는 큰 루머조차 별로 들리지 않는다. 팀 쿡 애플 CEO는 26일실적 발표 후 포켓몬고와 AR에 대한 의견을 묻자 “AR이크게 성장할 수 있지만 그것이 다음 플랫폼으로 자리잡을지는 지켜보겠다.” (I do think AR can behuge. So we'll see whether it's the next platform.)라는 답변을 하였다. 팀 쿡의 이런 회사 경영에 대한 성향은 어쩌면 애플은 이미 오래 전부터 평범한 회사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느끼게할지도 모르며, 그럴수록 애플의 골수 팬들은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그는 포켓몬고를 눌러줄 만큼 대단한 AR 서비스를발표하며 맞불을 놓거나 혹은 AR의 미래를 넘어서는 더 큰 플랫폼을 들고 나왔을 것 같은 상상이 되기때문이다.
아이폰밖에 없는 애플이라는 기업은 일종의 외나무다리에 서 있는 사람과 같다. 전만하더라도 그 외나무 다리가 무척 넓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팀 쿡은 2011년 8월 24일 애플의 대표로 부임하였다. 지난 약 5년간 그는 혁신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었다.그 가운데에는 더 커지고 더 색깔이 예뻐진 아이폰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사람들이 애플에 원하는 것은 더 얇은 맥북이나 더 화질이 좋은 아이패드는 아닐지도 모른다. 애플을 사랑하는이들에게는 2020년 애플카가 나타나기 전에 애플이 다시 애플다움을 증명할 수 있는 작은 혁신 하나가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