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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Oct 14. 2015

자출족이 볼 수 있는 아침풍경

잠실과 압구정 사이

회사의 위치가 압구정으로 바뀌면서 좋아진 것 중 첫번째는 출퇴근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전에 먼 거리로 회사를 다닐때도 항상 지하철 안에서 꼼지락 거리면서 무엇인가는 하고 있었지만 집중력 등의 측면에서 그 시간은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하였다.

회사의 위치가 압구정으로 바뀌면서 좋아진 다른 것은 줄어든 출퇴근 시간을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은 택시를 타고 9분만에 door to door를 달성한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퀴에 펑크가 나서 1시간 반이 걸려서 겨우 도착한 적이 있다. (그냥 걸어도 2시간 안에 집에 갈 수 있을 거리이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아마 직선거리로는 6km남짓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좋지도 않은 운동신경에 전에는 회사에 있던 피트니스에서 의무감으로 하던 운동을 조금 즐겨 보겠다는 마음으로 중고로 자전거를 구입하였다.


이전부터 한강에서 가끔 자전거를 타면서 로드바이크 족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난 내 수준에 맞는 자전거를 타겠다는 마음으로 20만원을 주고 관절락과 라이트가 함께 장착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샀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의 자출 생활이 시작되었다.


거리는 편도 약 8킬로미터 왕복은 16킬로미터가 조금되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버스나 지하철이 아닌 자전거를 타고 다니려고 하다보니 일주일에 2~3번은 자전거를 타고 왕복을 하게 된다. (나머지는 약속이 있거나 너무 힘들거나 너무 일이 늦게 끝나거나 내가 늦게까지 잠을 잔 경우이다.)


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때는 자전거를 운전하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새 여유가 솔솔 돋아나고 자전거를 타면서 이런 저런 주변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퇴근시간에는 아쉽게도 대부분 이미 해가 저물어 있고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거 도로를 점거하는 로드 바이크 족 때문에 한눈을 팔기 어렵지만 아침의 한강은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잠실을 나서면 자전거 도로 입구에 진입하기 전 초입에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오전 7시만 되면 이미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잠실 쪽에는 요트 들이 항상 몇 대 씩 정박해 있다. (부러운 요트 선주들)



이른 아침부터 강태공들은 인생을 낚고 있다. (한강에는 낚시 금지 구역도 꽤 많다.)



탄천의 끝부분에는 수중에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래에는 오리 두마리가 유유히 수영을 즐기고 있다.



이 계절이 추워지고 있음은 삶을 다하고 있는 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웨이크 보드를 즐기는 사람이다. 부럽다. ㅠ.ㅠ 철새들이 그의 레져스포츠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나가는 지하철의 다리 아래 새들이 한 무리 모여 앉아 있다.



청둥오리 하나와 알 수 없는 새 두마리가 모여 있다. 한강에는 꽤 많은 두루미 종류의 새들이 있는데 (보통 수심이 낮아서 한강에서 발만 담그고 부리로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다. ) 사진을 찍으려고만 하면 도망을 가서 사진을 찍는데 실패하였다. (그리고 넥서스5는 카메라가 너무 안 좋다.)



마지막으로 압구정으로 나오기 위해 매번 지나가는 지하도의 그래피티들이다. 아주 적절한 주기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들이 콘텐츠를 바꾸어 주어서 지루하지 않다. 간혹 그들이 작업을 하려고 할때 지나가기도 한다.


마냥 출퇴근을 위해 달리고 달리다가 하루 잠시 멈춰 사진을 찍어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대신하고 삶을 즐기는 느낌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가끔 우리는 멈추어서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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