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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Dec 19. 2016

유튜브 레드, 콘텐츠 업계의 지형을 흔들수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고 누군가에게는 위기이다.

유튜브가 유튜브 레드를 내 놓았다. 


http://news.zum.com/articles/34682279






유튜브 레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기본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장쉽게 나누어보자면 콘텐츠는 크게 UGC와 RMC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RMC는 Ready Made Contents의약자로서 전문가들이 만드는 기성제작형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면 기존에 방송국들이 만들어내던콘텐츠가 RMC의 유형이다. UGC는 우리나라에서는 UCC라고도 많이 불리는 콘텐츠 인데 User GeneratedContents의 약자이며 일반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이다. 그리고 기존의 유튜브가 UGC를 중심으로 하는 동영상 포털이었다면 유튜브 레드는 유료의 프리미엄RMC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이다.


한편 이처럼 이분화된 동영상 콘텐츠의 구분법은 불과 수 년 전까지 만해도 정확하게 시장에 적용되었었다.콘텐츠 시장은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었고 칼로 자르듯이 나뉠 수 있었다. 그배경에는 일반인들이 전문가 수준의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일반 장비와 전문가용 장비간의 격차가 있었고 UGC에 등장하는 일반인의 영향력과 TV에 등장하는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이어마어마하게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폰으로 찍는 동영상 조차도 그 품질이 매우 좋아지고일반인 인플루언서들이 크게 성장하며 그 두 시장 사이에는 그레이존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런변화로 인해서 유튜브는 유튜브 레드라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UGC로 유명한 유튜브가 RMC사업을 하는 것 말이다. 앞서 말했듯 유튜브는 UGC로 성장한 서비스이다. 물론 유튜브가 UGC만을 다루겠다고 선언을 한 적은 없지만 RMC를 송출하던 수많은 서비스들과 유튜브가 차별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차이점은 분명 UCC에 있었다

 







그렇다면 시청료를 받고 RMC를 송출하는 유튜브 레드의 모델을 가져온 유튜브의 모습은 야채장수가과일을 파는 것과 같은 것일까? 사실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유튜브는애초부터 UGC라는 야채도 팔고 있었고 RMC라는 야채로몰래 팔고 있었던 형태에 가까워 보인다. 유튜브가 사업을 확장한다고 하는 부분에서 그들이 다루고자 하는새로운 콘텐츠의 이질성이 가지는 단점보다는 기존에 유튜브가 가지고 있는 동영상을 보고 싶어하는 수 많은 사용자층의 장점이 훨씬 커 보이는 것이다. 나의 관심사는 오히려 UGC와RMC의 경계선이 희미해져 가는 바로 이 시점에 그에 적합한 서비스를 들고 치고 나오는 유튜브의Time to Market 전략에 있다.


참고로 나의 개인적인 유튜브 사용Scene을 살펴보면 첫째로 조깅과 같은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스트리밍하며, 두 번째로 출퇴근과 같은 시간 중에 1인 미디어인MCN 및 개인들이 만든 혹은 촬영한 UGC를 본다. 마지막으로 역시나 소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유튜브안에 올려져 있는 RMC를 본다. 웹드라마과 같은 종류는마지막에 포함된다. 이처럼 혼합되어 있는 유형의 여러 가지 콘텐츠를 나와 비슷하게 소비하는 사람이라면그 매체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은 내가 2015년도에썼던 책인 ‘One UX’에도 적었듯이 Minimalism이나 Simplicity의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수렴되는 방향성이다. 우리가은연중에 소비하고 있던 유튜브 내의 RMC 콘텐츠를 양성화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은 미디어 콘텐츠서비스는 사실상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이처럼 하나의 미디어 매체가 그 모든 콘텐츠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건바로 그렇게 전달되는 여러 가지 유형의 콘텐츠 수준이 그 각각을 따로따로 제공해주는 매체들에 비해서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 중 하나라도 딱히 볼 것이 없다고 판단이 된다면 사용자는 즉시 콘텐츠가 풍부한 다른 매체로 이동하기마련이다. 그리고 앞서 이런 논리에 따라 유튜브 레드가 북미지역에서 성공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딱히 경쟁 서비스인 넷플릭스나 훌루에 대비하여 볼만한 콘텐츠가 없었던 것이다.하지만 여기는 한국이다. 우리나라에는 북미처럼 쓸만한 유료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RMC의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는 사실상네이버TV캐스트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들의 경쟁력은 계약을 통해서 성사된 것이지 전략이나 역량의 범위는아니지 않나 싶다.


만일 네이버TV캐스트가 UGC의 영역을 빨리 넓히기는경쟁과 유튜브가 RMC의 영역을 빨리 넓히는 경쟁이 국내에서 벌어진다면 누가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이 역시 단순 계약만으로 콘텐츠 수급이 가능한 RMC쪽의 흡수가훨씬 빠를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유튜브 내부적으로는 미국 시장이 아닌 곳에서 이 서비스를 성공 시켜야하는 충분한 동기부여도 있다.


 우리나라의 RMC 시장은 곰TV나 다음TV팟이보여줬듯이 자생력이 많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시즌이 지난 영화나 평범한 지상파 프로그램을 송출하였고시장을 제패하지 못하였다. 이런 허약한 시장이기에 유튜브가 레드 서비스를 빠르게 진출시키려고 하는 것아닌가 싶다.








나는 유튜브 레드가 일단 미드애청자층을 공략할 콘텐츠를 가지고 한국형 넷플릿스로 거듭난 후 추후 지상파에 대한 콘텐츠 송출 계약을 추후에가져오는 그림이 떠오른다. 이미 유튜브 레드에 있는 영문 콘텐츠들에 대해서 한글 자막을 제공하고 있는그들을 보면 한국 전략에 성의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혹시 거기에 더하여 유튜브 레드가 다운로드 기능을제공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이 유튜브 레드를 통해서 라이선스 이슈가 없는 RMC 콘텐츠를 제공하고사람들이 그것을 다운로드 받아서 패러디 콘텐츠를 제작해 오리지널 유튜브에 다시 올리는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도 상상이 된다. 그런 식으로 시장이 흘러가면 유튜브는 최근 페이스북에게 선수를 빼았겼던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쉽게 찾아올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TV캐스트 등의 국내 콘텐츠 서비스들 역시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유튜브처럼 송출하는 콘텐츠의 포맷을다양화하거나 넷플릭스나 아마존처럼 고퀄리티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향도 있을 것이다. 일단 네이버TV캐스트는 그 이름부터가 서비스 확장에 제약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 이 글은 허브줌(hub.zum.com)에 게시된 글입니다.

http://hub.zum.com/aquaterra/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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