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사람들이야 고창이라는 곳에 가는 것 자체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고창 정도의 거리에 지나갈 일이 있다면 그 곳 근처에 좋은 곳에 들러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고민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서천 생태공원'과 '고창 청보리밭'이라는 옵션을 만지작 만지작하다가 아이들의 나이를 고려해서 고창고인돌 박물관으로 방향을 정했다.
참고로 우리집 아이들이 현재 나이는 10살과 6살이며, 이들에게 결과적으로 고창고인돌박물관의 방문은 매우 좋은 선택이 되었다. 우선 자세한 부분을 이야기 하기 전에 우리 가족은 집에서 멀지 않은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방문했었는데 암사동의 유적지와 고창의 고인돌 박물관은 그 규모와 유니크함에서 비교가 불가능해 보인다.
고인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위의 사진 처럼 사람들이 나무바퀴를 이용해 거대한 돌을 옮기고 아래를 받치고 있는 돌 기둥은 그 가운데와 주변에 진흙을 발라서 저 거대한 돌이 굴러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고 나서 돌이 올라가면 흙을 걷어내는 것이다. 이런 고인돌 제작 방법은 원시 인류가 찾아낸 경험적인 건축 방법이지만 결국 그런 방법을 생각해냈다는 것이 매우 참신해 보인다.
사실 고창 고인돌 박물관의 박물관 내부에는 다양한 석기 유물들이 존재하고 시간대별로 3D영상을 보여주는 영화관도 있지만 박물관 내부 만으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 곳의 매력은 누가 뭐래도 박물관 밖에 있다.
박물관을 나와서 걷다 보면 선사시대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낸 곳이 있다. 사실 이 곳은 암사동 선사유적지의 모습과 닮아 있다.
몇 걸음 발을 옮겨 보니 고인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선사시대 당시에도 삼성 에어컨이 많이 판매된 모양이다. 이 에어컨이 붙어 있는 움막들의 경우는 아이들이 스스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체험 장소들이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 관련된 그림들을 종이에 판화식으로 찍어내거나 하는 등의 아기자기한 체험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면 실제로 적은 비용을 내고 아이들이 돌칼, 돌화살촉 등을 직접 만들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곳에는 체험을 진행해주는 선생님이 별도로 계시고 아이들 역시 원시인 복장같은 호피무니 조끼를 입고 체험을 진행하니 꽤 괜찮은 옵션이라고 할 수 있다. 비용은 모든 체험이 3,000원인데 비용의 결제는 박물관 입구의 박물관 입장권을 발매하는 곳에서 함께 결제해야 한다. 혹시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나쳐 온 경우에는 다시 입구까지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타지 못했지만 (이미 가까운 시간대가 매진이 되어서) 이 곳에는 열차를 타고 고인돌 유적지를 직접 돌아볼 수 있는 모로모로열차가 운행된다. 그런데 모로모로열차만 타고 다시 박물관 입구로 돌아간다면 위에서 말한 아이들의 체험 공간은 지나갈 수 없으므로 혹시 시간 여유가 된다면 모로모로열차도 타고 다시 걸어서 고인돌 유적지 근처의 체험관들을 다시 경험하기를 추천한다.
여기가 포토존인듯 하다. 원시인 두명은 알겠는데 가운데 있는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시간이 많으면 여러개의 코스가 있는 이 유적지를 다 돌아보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다. 일단 눈앞에 보이는 곳이라고 둘러보자.
이렇게 드넓은 공간에 실제 고인돌들이 펼쳐져 있다. 완만한 경사지이다.
고인돌 유적지를 보다보면 전면에는 진입금지 표시와 함께 고인돌 근처에 접근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옆으로 좀 돌아가다 보면 산책로의 경로 옆으로 모든 고인돌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막은듯 안막은듯한 이 묘함!
사실 고인돌 능선의 가운데 쯤에는 사유지 느낌의 묘자리도 몇 곳 있는 곳으로 보아서는 근본적으로 접근을 못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고인돌들을 쓰윽 둘러보고 내려 오는 길에는 이런 동물 모형을 볼 수 있고 왠만한 아이들을 한 번 쯤 이 동물들에게 메달려 있다가 돌아간다.
아이들은 원시인 옷을 입고 돌칼을 열심히 만들었다. 다 만들어진 돌칼을 들고 뒤에 있는 풀을 잘라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결국 타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아쉽지도 않은 모로모로열차이다!! 고인돌 박물관 빠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