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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Feb 16. 2017

일본인이 한국 병원에서 깜짝 놀라는 것은?

'죽음'에 대한 문화의 차이

개인적으로 일본에 와서 놀란 풍경이 한 가지 있다. 주택가 한복판에서 '공동묘지'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폐가'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보통의 집이 무덤 옆에 바로 있다니... 한국에선 좀처럼 목격하기 힘든 풍경이다.


도쿄에는 한국으로 치면 '청담동'에 비견할만한 부촌 '아오야먀(青山)'근처에 커다란 공동묘지 지역(아오야마 령원 青山霊園)이 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공원으로 생각했으나, 곳곳에 묘비가 모요있어 무덤이라는 걸 알게 됐다. 


위치는 아래와 같다. 천황이 사는 황거는 걸어서도 갈 거리다.



도쿄 한복판의 아오야마 공동묘지. 출처: 구글 지도
아오야마 묘지 풍경

한국에서라면 주민들의 반대운동때문에라도 쉽게 벌어지기 힘든 일이라 본다. 당연히 집값이 떨어질테고. 과거 서울 서초구에서도 화장장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어난 바 있다.


이같은 차이에 특별한 문화적 배경이 없는 걸까? 


에도시대 문헌을 전공하는 한 선생님께 여쭤봤지만, 딱히 평소 생각해본 바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주택가 내 공동묘지' 문화가 일상적으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라고도 하겠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주택가, 도심 내 묘지가 오래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죽음에 대한 문화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볼 생각. 아마도 불교나 신도(神道) 영향이 있으리라고 본다.




아래의 한 여성이 '집근처 묘지에 관해' 문의한 내용을 보자. 


제목은 '무덤 가까이의 내집.. 살 수 있나요?'다. 무덤 가까이에 사는 데 거부감이 있는 여성과 다른 가족의 생각 차이, 그리고 댓글에서 '뭐 그런 것까지 신경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人それぞれの感覚の問題だと思いますが・・。

사람들 마다의 감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私は第一子を出産する為、実家に里帰り中なので
現在、主人と、同居予定の義母が二人で
新築一戸建て購入するため物件を探してくれています。
*義父は他界しています
저는 첫째를 낳기 위해 본가에 와있는 중이라

현재 남편과, 같이 살 예정의 시어머니, 두 명이서

신축 단독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부동산 물건을 찾고 있습니다.

不動産会社が勧めてくださった物件の中で
主人と義母が一番気に入った場所は住み慣れた街にあり、
私も、資料を見る限り生活環境もよく予算内で良いと思いました。

부동산 회사가 권해준 물건 중에

남편과 시어머니가 가장 맘에 든 장소는 익숙한 동네에 있고,

저도 월세를 생각하는 한에서는 생활환경도 좋고, 예산 범위내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ただ・・。。。。。

다만....

その物件、墓地から数十メートルの場所なのだそうです。。。
*小規模らしくgoogle mapでも出てこなかったので
具体的な位置は調べられなかったのですが。

그 물건은, 묘지에서 수십미터 거리의 장소라고 합니다.

소규모라 구글지도에도 나오지 않아

구체적 위치는 알 수 없었습니다만.

主人も義母も、墓地の近所に住むことは全く抵抗ないそうです。

남편도 시어머니도, 묘지 근처에 사는 것엔 전혀 거부감이 없다고 합니다.

私が反対ならその物件を諦めるそうですが、
『そのくらいの柔軟性を持って欲しいな~』と主人に言われました。

제가 반대한다면 그 물건을 포기한다고 합니다만,

"그 정도의 유연성은 가졌음 싶네~"라는 남편의 말을 들었습니다.

でも私はちょっと気味が悪くて住む勇気はありません。
主人やその親戚はみんな平気みたいです。

하지만 전 조금 꺼림칙해 살 용기가 없습니다.

남편이나 친척은 모두 신경쓰지 않는 듯합니다.

私が変なの??
みなさまは、抵抗なくお墓の近くに住めますか??

제가 이상한 건지??

여러분은 거부감없이 무덤 근처에 살 수 있나요?




아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대체로 "그냥 살아라"는 내용이 많다. 몇 개만 옮겨본다.

                                                                      


 都会だったら気になりません                (2015/08/05 11:58)  


도시라면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都心では、住宅地やビル街の中に墓地って普通なので…。ま隣だったら悩むところですが、数十メートル離れていれば、全く気になりません。ちなみにうちも昔からの住宅街の中にある墓地(数十メートル×百メートルほど?)から数十メートルのところにありますが、上の方がいわれているように、公園の様に整備されているうえ、きれいな塀で囲まれていて中は見えないので気にしていません。ただし、時期(お彼岸とか)と風向きによっては、窓を開けると線香のにおいがするときはあります。


도심에서는 주택지나 빌딩가 안에 있는 묘지가 일반적이라... 바로 옆이라면 고민할 일이겠으나, 수십미터 떨어져있다면 전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저희집도 예전부터 주택가안 묘지로부터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만, 공원처럼 정비돼있기 때문에, 깨끗한 벽으로 둘러싸여 안은 보이지 않아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시기와 분위기에 따라선 문을 열 때 향냄새가 날 때가 있습니다.

                                                                     

墓地の近くに住んでました                (2015/08/05 13:24) 


묘지 가까이에 살았었습니다.


今の季節、ちょうどどういう状況か見るのにいいかもしれません。私は霊的なことは全然気づかないし、気味悪いとかは全くないので別視点から。今の時期とお彼岸は、お墓参りの渋滞&路駐がすごい。夜にどこかから集まってきて花火をしてる人がいる。不特定の人が出入りするので、不審者に気づきにくい。今はお供えを持ち帰るからあまりないけど、カラスやクマが出る。雑草取りが行き届いてないと、虫や蚊が多い。気になったのはこんなかんじです。亡くなってお墓で眠ってる人は気になりません。昔は土葬だったので火の玉も見ましたが、今はないでしょう。ということで、気味悪くはないけど、お墓の規模と周辺道路状況、墓地の管理ぐあい(夜に勝手に入り込めないとか、お供えを片付けるとか)など、見て判断するかな?と思います。


지금 계절, 어떤 상황일지 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영적인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꺼림칙하거나 한 일도 전혀 없어 다른 시점에서. 지금 시기와 피안(お彼岸, 성묘가 몰리는 시기) 때는, 성묘객의 정체와 도로 주차가 대단. 밤에 어디선가 모여 불꽃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지요. 불특정한 사람이 드나들기 때문에, 수상한 사람을 알아채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공물(무덤에 두는 것)을 가져가기 때문에 거의 없는 일이지만, 까마귀나 곰이 나타나기도... 잡초 뽑기가 제대로 안 되면 벌레나 모기가 많다. 신경 쓰였던 것은 대체로 이런 것들입니다. 돌아가셔 무덤에 잠든 분들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매장이었기에 불덩어리도 봤습니다만, 지금은 없겠지요. 그렇기에, 꺼림칙하진 않지만, 무덤 규모와 주변도로상황, 묘지 관리 상태 등, 보고 판단하는 건 어떨지 생각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은 대체로 이렇다. 꺼림칙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굳이 신경쓸 것 없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조용한 점 때문에 무덤 근처라는 걸 어필하는 주택 광고 마저 눈에 띈다(다만, 역시나 월세 등은 저렴하다). 역시 한국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아래 기사 제목은 '월세 저렴! 일조 최고! 무덤에 둘러싸인 집에서 사는 느낌은?'이다.



그런데, 이런 일본인들이 죽음에 관해 언급하기 꺼리는 게 하나 있다. 


아래 기사와 관련이 있다. 매주 아사히 신문 토요일자에 실리는 일본어 관련 연재다. 거리 간판 등 새로운 일본어를 재미있게 해설해서 매주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이 기사 첫머리는


街を歩いていると、時折「セレモニーホール」という建物を見かけるようになりました。「セレモニーハウス」などとも言います。民間のものも、公的なものもあります。

길을 걷다보면 때떄로 '세레모니 홀'이라는 건물을 보게 됩니다. 세레모니 하우스라고도 합니다. 민간의 것도 공적인 것도 있습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건, 세레모니 홀이 '장례식장'이고, 장례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가 꺼려져 위와 같이 표시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한국병원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게 한 가지 있다. 직접 일본사람에게 물어보면 "일본에선 있을 수 없다""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들이다.


바로 병원에 영안실, 장례식장이 같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국내 유수의 대형병원은, 대체로 커다란 장례식장을 구비(?)해놓고 있다. 조문을 병원으로 가는 문화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불길하다(縁起が悪い)"는 반응이 많다. 대체로 '치료받는 사람이 죽을 것을 기원하는 것 아니냐'는 것과 함께, 한편으론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기도 하다'는 입장도 들었다.


아래 한국의 장례문화를 다룬 글을 한 번 보자. 제목은 '한국에선 병원에서 장례식을 한다고?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장례식 사정은?'이다.


                                               

病院葬って?!

병원 장례식이라고?!


さて、日本と葬儀の伝統的観念を同じくする韓国ですが、昨今この国が抱える「お葬式の小規模化」という問題も奇妙なことに、日本と同じといえるでしょう。

 代表的な例が「病院葬」です。日本の病院では慰安室というのは遺族と故人が面会を果たすのみでしか機能を持っていませんが、韓国ではその場で葬儀を執り行うことが増えているというのが現状です。


このように韓国でも伝統的葬儀観念が変容しつつあることが見て取れることは、現在の日本が抱える葬儀問題が特異的なものでなく、一般的な因果関係が存在するということを示唆しています。


일본과 장례식의 전통적 관념을 동일하게 갖는 한국입니다만, 작금 한국이 갖고 있는 '장례식 소규모화'란 문제도 기묘하게도, 일본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 예가 '병원장'입니다. 일본 병원에선 '위안실(영안실)'이란 건 유족과 고인의 면회 기능 외엔 없습니다만, 한국에선 장례식을 거행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필자: 늘어나고 있다기 보단 일반적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이 처럼 한국에선 전통적 장례관념이 변화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만, 현재 일본이 안고 있는 장례문제가 특이한 게 아니라, 일반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장례식 간소화의 영향으로 병원 장례식이 일반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생각해보면, 전통적 장례식은 집 마당에서 벌어졌기에, 납득이 가는 설명이라고 하겠다. 일본에서는 장례식 합리화보다는, '장례식 이후의 합리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맨션 납골당'이 대표적이다. 아파트처럼 겉으로 보면 특징이 없는 건물에 납골당이 있는 형태다. 아래 사진을 보자. 도쿄아사쿠사에 있는 일본 최대급 맨션형 납골당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찬반 논쟁이 거세게 분 납골당도 있다. '인터넷 납골당'이다. 유골을 절 같은 곳에 보내면, 인터넷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참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예의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심심치 않게 있었는데, 그럭저럭 운영은 되는 모양이다. 아래 사이트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절의 주된 '사업'이 장례 사업이다. 점점 적극적인 불교신교(즉, 돈을 내는 신도)가 줄어드는 점도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역시 고령화 시대 일본의 한 풍경일 수 있겠다.


이번 글은, 문화적 차이에 대한 정확한 배경(?) 설명은 다소 빈약했던 듯 싶다. 이 부분은 좀 더 공부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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