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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Mar 24. 2017

일본 자영업자는 행복할까

의외로 높은 일본내 음식점 폐업률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오면, 다종다양한 음식점과 맛에 놀라곤 한다. 가격도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데, 대체로 음식점 질이 높은 게 사실이다. 신주쿠같은 관광지에 가면 쉽게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게가 많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보게 됐다. 이 많은 가게들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지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새단장하는 모습을 접해 궁금증은 배가됐다.


도쿄 시부야의 번화가

일단 일본 내 음식점 자영업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검색해봤다.


한국 지식인에 해당하는 '야후 지혜주머니(知恵袋)'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다.


'음식점 폐업률이 10년 이내 90%라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많은가요?'


한 갓포요리점(고급 일본요리) 경영자가 답글을 달았다. 내용이 참고가 될 만해 옮겨본다.


今年で11年目です。10年以内の廃業率は90%ですかぁ。じゃあ、とりあえず乗り越えてますね。私のお店の周りも確かに10年前と比べたらだいぶ違うお店には入れ代わっちゃいました。私なりに原因を考えたら、「いちげん様」「クーポン使用者」は絶対に「常連様」にはならないのに、追いかけるからじゃないでしょうか。私のお店はホームページも開設していませんし、クーポンもタウン情報誌にも掲載していません。(経費もかかりません)料理の値段も安くありません。


올해로 11년째입니다. 10년이내 폐업률 90%라... 그럼 일단 넘어섰긴 했네요. 제 가게 주변도 확실히 10년전과 비교하면 꽤나 다른 가게가 들어서버렸습니다. 제 나름대로 원인을 생각해보면 '잠깐 들르는 사람' '쿠폰 사용자'는 절대로 '단골손님'이 되지 않는데,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 아닐까요. 제 가게는 홈페이지도 개설하지 않았고, 쿠폰도 정보지에 싣지 않습니다.(경비도 듭니다) 요리 가격도 싸지 않습니다.


でも、企業様の接待や飲み屋のお嬢さんの同伴出勤・企業の経営者さんのご利用で繁盛させて頂いています。これらのお客様は「安い」も「食べ放題」も求めない方です。「高い」を求める方達ですから店は潤います。それに、次々にお客様を紹介して下さいます。


하지만, 기업분들의 접대나 술집 아가씨의 동반출근(캬바쿠라 등의 여성이 손님과 함께 오는 일), 기업 경영자들의 이용으로 번성하고 있습니다. 이들 손님은 '싼 것'도 '타베호다이(무한리필)'도 요구하지 않는 분들입니다. '비싼 것'을 요구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가게는 윤택해집니다. 거기에, 차례차례 손님을 소개해주십니다.


- 다른 답변도 옮겨본다.


飲食店経営者です

地域にもよるのですが開店から10年以内の廃業率は99パーセント以上です
 この前保健所の更新をしてきた時、保健所職員と話してきたのですが
飲食店が10年以上経営してるのは300軒に一軒くらいだといってました
開店後、1年以内に廃業する割合が一番多いです70パーセントは、ここでおしまいです
廃業率が高い理由は単純に儲からないからです
 あと自己資金がないのに店を開店させるからです
店を、やりたいなら、貯金してなければいけないのにね
 こうなると、家賃のほかに毎月借金の返済があるのでちょっとでも
売り上げが予想と違うと廃業ですね
客が少ないのに何十年と経営してる店ですが
 これは、出て行くお金もすくないからです
自己所有の店舗で家賃0円借金もナシ、夫婦でやってるので人件費も0円
このバランスがわからないと廃業します
飲食店の場合、家賃は売り上げの10パーセント以下、人件費10パーセント以下が
継続するポイントです、原価35パーセント以下も大事です


음식점 경영자입니다.

지역에 따라 달라집니다만, 개점으로부터 10년이내 폐업률은 99%이상입니다. 이전 보건소 갱신을 하러 왔을 때, 보건소 직원과 얘기해왔습니다만, 음식점이 10년 이상 경영하는 건 300집에 1집 정도라고 합니다.

개점후, 1년 이내에 폐업하는 비율이 가장 많은 70%로, 여기서 끝입니다.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단순히 돈이 벌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자기자금이 없는데 가게를 열기 때문입니다.

가게를 하고 싶다면 저금하지 않으면 안되는데도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월세 외에 매월 빚 변제가 있기 때문에 매상이 예상과 다르면 폐업이 되지요.

저희는 손님이 적은데 몇십년 경영하고 있는 가게입니다만, 이건 나가는 돈이 적기 때문입니다.

자기 소유 점포로 월세 0엔, 빚도 없고, 부부가 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도 0엔. 이 밸런스를 모른다면 폐업합니다. 음식점의 경우, 월세는 매상의 10% 이하, 인건비 10% 이하가 계속 이어갈 포인트입니다. 원가 35%이하도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음식점의 생존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은 인식이 지배적인 듯하다. 3대째, 4대째 음식점, 즉, 장인이 하는 음식점이 많다는 이미지와는 별도로, 여러 가게들이 문을 열고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옛 모습의 이자카야가 모여있는 도쿄 아카바네 지역


참고로 한국 현실을 보여주는 기사도 첨부한다. 대부분 인정할 정도로 한국은 자영업자들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위의, 음식점 경영자들의 '인상'이 아닌 일본 내 실제 상황은 어떨까. 폐업한 일본 음식점 업종별 영업년수는 다음과 같다.


폐업한 음식점 영업연수(출처: http://www.inshokuten.com/foodist/article/611/)

왼쪽부터 아시아요리/라면/중화요리/소바, 우동/카페/테이크아웃/양식/바/야키니쿠(고깃집)/이탈리아요리/이자카야/가라오케, 펍/전문요리/도시락/철판요리/일식/스시/프랑스요리이다.


그래프의 색과 관련해서는, 파란색은 1년 이내, 빨간색은 1.1년~3년, 초록색은 3.1년~6년, 보라색은 6.1년~11년, 하늘색은 11.1년 이상이다.


한눈에 알 수 있듯, 아시아요리와 라면, 중화요리는 무려 70% 이상이 3년 이내에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요리는 한국, 인도 등 요리를 말한다) 10년 이상을 가는 업종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한국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댓글 지적을 반영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시 적습니다. 위의 업체 통계는 점포 양도 사이트(飲食店.COM)에 실린 가게 3534곳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망하지 않은 가게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미 폐업한 업체들 가운데 얼마나 버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업태별 '내구력'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업종, 특히 일본에서 자주 개업(라면, 중화요리 등, 한국으로 치면 치킨이나 분식 등에 해당할 듯)하는 업종들이 다른 업종보다 금방 망하는 현실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새 점포를 준비하는 가스토. 직전까지는 이탈리아 파스타 체인점이었다

2001년과 2006년, 5년 사이 폐업한 업체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통계도 있다. 식당, 레스토랑 폐업수는 2006년 8만459곳으로, 무려 33%가 늘었다. 신설업체수는 29.3% 밖에 늘지 않았다(7페이지).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 자료를 발표하면서 원인에 대해 '소규모 점주의 고령화' '후계경영자난에 따른 폐업' '업태간 격렬한 경쟁' '타업종으로부터의 이전과 M&A' 등을 들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달리, 2대째, 3대째 가업을 잇는 풍토가 옅어지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아래 주소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http://www.mhlw.go.jp/seisakunitsuite/bunya/kenkou_iryou/kenkou/seikatsu-eisei/seikatsu-eisei22/dl/h20/syokudou_housaku.pdf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라는 만화+드라마가 있다. 이노가시라 고로라는 회사원이, 일을 마친 뒤 피곤한 채로 밥을 먹는 것만으로 내용이 이뤄진 독특한 내용이다.


여기에 나오는 음식점은 대다수가 체인이 아닌 개인이 경영하는 곳들이다. 애써 홍보 등에 비용을 쓰지 않다 우연히 만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지면서 대박을 친 곳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도 소소한 인기를 끈 '고독한 미식가'

그럼에도, 고독한 미식가에 나올만한 가게들도 일본에서는 점점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울한 자영업자의 현실은 비단 한국에만 있는 모습은 아닌 것이다. 박리다매 체인점은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동네 술집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관련해서, 다음엔 디플레형 체인점에 대해서도 한 번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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