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성실하기

사이드 프로젝트로 인생 3모작

by 라이프쉐어


짧게 + 성실하기


사실 이 두 단어는 매우 안 어울리는 조합이긴 한데 함께 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우선 '성실'은 매우 중압감이 있는 단어이다. 우리는 그토록 성실함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강요받아 왔지만, 대부분의 삶에서 성실에 실패했다. 그래서 더욱 '성실'이란 단어에 마음에 부채가 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가까이하기에는 양심에 찔리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성실'이란 단어 앞에 '짧게'를 붙이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지금 현실에 고생이 있는데, 이걸 평생 하라고 하면 절망부터 다가온다. 하지만 누군가 이 고생의 기간을 한 달로 정해놓는다면 한번 해볼 만한 도전이 된다.


평생 하라고 하면 못하죠. 하지만 짧게는 한번 해볼 만합니다.



1.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체 성실함이 필요한 이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나갈 것이 있다. 도대체 왜(why) 짧게라도 성실해야 한단 말인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그저 한번 해보는 체험이나 경험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사실 성실함은 필요가 없다. 한번 해볼 용기만 있으면 된다. 번지점프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말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이를 통해 인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내용이다. 한 우물 파는 인생 스타일에서 약간의 힘을 더 내어 또 다른 물줄기를 하나 만들어 보고자 할 때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내가 만들어 보기로 한 이 물줄기가 나중에는 손쉽게 물이 흐르는 개천이 될지도 모르고, 내가 몰랐던 바다로 나를 안내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우선 처음 물길을 팔 때 힘이 많이 든다. 물이 흐르기까지는 길을 내는데 어느 정도의 '성실함'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이디어가 있다. 본업도 있고, 가정도 있고, 학업도 있다. 그런데 사이드로 하는 프로젝트까지 열심히 성실히 하라고 하면 절망이다. 우리는 이때 웹 드라마에서 힌트를 가져온다. 매주 한편씩 공개되어 마음을 졸이게 하는 내가 좋아하는 웹드라마는 웬일인지 종영이 빠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롭게 내 마음을 불을 지피는 소식이 들린다. 새로운 시즌 2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더 많이 나오고, 새로운 갈등 구조도 추가된다. 온라인 콘텐츠는 시청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 다음 콘텐츠의 방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시즌제의 형태를 많이 띤다. 본편보다 나은 후속 영화는 잘 없다지만, 시즌제 드라마들은 각각의 시즌마다 팬들을 열광시킨다.


이 방법을 사이드 프로젝터에게도 적용시킬 수가 있다. 열정의 시즌제를 만드는 것이다.



2. 열정의 시즌제


우선 내가 도전하고자 하는 일정 기간을 정한다. 그리고 그 안에 성실함을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한 달이면 한 달. 세 달이면 세 달. 자신이 정한 구간 동안 한번 사이드 프로젝트를 성실하게 해보기로 다짐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아카데미에 가는 거라면 꼭 빠지지 않고, 과제도 해간다.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자신이 정한 횟수만큼 꼭 일주일에 2-3회를 업로드한다. 매일 요리를 하거나, 운동을 하기로 했다면 매일 꼭 지켜낸다.


못할 이유를 대면 한도 끝도 없다. 무조건 이 구간에는 한번 허슬플레이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이드 프로젝트에 속도에 가속을 붙여야 한다. 게다가 우린 빠른 종료 지점이 있지 않는가. 이것을 평생 하라고 하면 절대 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 달. 두 달. 세 달 안에 시즌 1을 끝낸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그리 못할 것도 아니다. 게다가 사이드 프로젝트는 내가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해보고 싶어 하던 일이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분주하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 내가 만들고 싶은 가능성을 위해 바쁜 것이 아닌가. 조금 숨 가쁘더라도, 나를 위해 바쁜 것이다. 충분히 의미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중간에 현실적인 이유 혹은 이렇게 해서 뭐가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애초에 그런 생각이 나지 않도록 한번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자. 그리고 무조건 시즌 1을 성실하게 끝내보자. 이것이 느긋하게 한두 달에 한 번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으며 1년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프로젝트를 진전시킨다.


게다가 '짧은 성실함'은 주변 사람들. 혹은 대중들로부터 콘텐츠를 살아있어 보이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잊을만하면 드문드문 콘텐츠가 나오는 것보다 정해진 날짜에 촘촘하게 올라오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인지를 준다.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는 것보다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 더 매력적이다.


나를 위해서, 또 소중하게 시작된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의 불꽃을 위해서라도 늘어지지 말고 짧고 타이트한 성실함을 추구해보자. 시즌 1이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보완해서 또다시 짧은 시즌 2를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3. 결과물을 내어 본다.


'짧게 성실하기' 어떻게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남들과 조금 다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밑천이 된다. '빠르게 시작하기' 구간에서 0에서 1로 만드는 첫 발을 떼었다면, 이제는 페달을 일정 구간 꾸준히 밟아보는 것이다. 이때 분명히 나의 인생의 잔근육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근육이 생겼다는 과정에만 의미를 두지 말자. 부족하더라도, 완성형이 아니더라도 결과물을 한번 내어보는 것이다.


연예인도 아니고, 발명가도 아닌데 어떻게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도예를 2달 배웠다면 작은 인센스 홀더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작게라도 이름을 붙이고 주변에 선물을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간다면 작게 작품회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춤을 배웠다면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릴 수도 있다. 꾸준히 운동을 했다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목공을 배웠다면 내가 만든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작은 판매, 발표회, 촬영, 오프라인 모임, 전시, 출력, 미니 아카데미, 인스타그램 서브 계정 등등 무엇이든 내가 작게나마 결과물을 내어볼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다.


작은 도전이었지만 인생에 축하받을 일을 스스로 만들어 보자.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연예인만이 인생이란 무대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나에게도 스스로 인생의 작은 무대를 만들어주자. 게다가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남들과 다른 샛길을 하나 판다는 건 때로는 외로운 일이다. 나의 원동력을 위해서라도, 그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고군분투해온 나를 위해서, 또 삶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결과물을 한번 내어보자.


누군가는 나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시즌 1, 2를 어이 가며 나아지는 나의 결과물에 그들은 기꺼이 팬이 되어줄 것이고, 소문도 내어줄 것이다. 나의 성장과정을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 로열티를 가지는 것이다. 게다가 우연히 달린 댓글이나, 우연히 들어온 유료 구매 문의는 정말 사이드 프로젝터들에게는 기분에 날개를 달아준다. 점점 사이드 프로젝터는 인생의 처음으로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서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된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조개가 진주를 품는 긴 과정이 아니다.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내가 이만큼 했다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다. 구간구간 그것을 축하할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다면, 진주가 만들어지기 전에 내가 지쳐버릴지도 모른다.


꼭 사업자를 내고, 오프라인 숍을 내고, 짠하고 멋있게 결과물을 내지 않아도 된다. 만약 사이드 프로젝트로 꽃을 배웠다면 내가 처음 만든 꽃다발. 내가 처음 직접 사본 경매 시장의 꽃에 의미를 부여하고 축하해주자. 몇 달 전만 해도 꽃과 전혀 상관없던 내가 이제는 꽃을 직접 사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내 실력을 본 사람들은 점점 주문을 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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