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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열 Mar 05. 2021

의문들

돈 복사?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복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식에 투자해볼까 생각을 했다. 왠걸, 이름을 알만한 기업들은 너나 할 것업이 최고가를 경신했거나, 하고 있거나, 하려 하는 중이었다. 도무지 주식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찾아보니 지난 1년간 개인들의 주식(코스피,코스닥) 순매수는 100조 가량이 된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실업률은 최악이라 한다. 한 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5명 중 4명은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국내 GDP 성장률은 -1.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혼란스러운 정보들의 연속이었다. 머릿속에 뒤엉키는 수많은 질문들. 이를 위해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GDP, 중위소득(2011~2020)


 2011년 한국의 GDP는 1.253 (trillion)USD이다. 1인당 GDP는 25096.26USD이다. 작년(2020년)을 기준으로 GDP는 1.6(trillion)USD이고, 인당 GDP는 30644 USD이다. 10년간 GDP는 1.28배 1인당 GDP는 1.22배 증가했다. 2020년 4인 가족의 기준 중위소득은 월에 475만원 정도이다. 기준중위소득을 2015년에 도입했기 때문에, 2011년의 중위소득을 구할 수는 없지만, 2016년의 중위소득은 440만원/월이다. 5년 동안 중위소득은 1.08배 증가했고, 단순하게 제곱을 할 경우에는 1.164다. 경제성장률이 조금씩 둔화되었음을 감안해도 1.2배 이상 증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파트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에, kb부동산에서의 통계를 본 결과 2011년 1월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5245억이었다. 2020년 12월의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4.5억이었다. 1.8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전세가격의 경우에는 2011년 7월 1억 4천만원의 평균이 2020년 2.8988로 2배가 조금 넘게 증가했다. 


 주식시장


 코스피 시장의 경우에는 2020년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 981조원으로 마무리했다. 현재 3100선을 웃도는 코스피 지수는 2020년에는 2873으로 마무리했었다. 2011년의 2100선보다 1.36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면 코스피 지수는 2011년보다 1.5배 정도 증가했다. 


  금값


 금값의 경우 2011년 1월1일 21만 1천원에서 2020년 12월 30일 26만 7000원까지 1.26배 증가하였다. 

 

 비트코인

 2011년 30달러(최고가갱신)이던 비트코인은 2020년 12월 31일에는 28990달러였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52201달러이다.

  

 이외에도 물가, ppp, 고용률, 최저임금, 금리, 세계 경제 등 여러가지 주요한 지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외에 유의미하게 증가했던 다른 수치가 유독 눈에 띈다. 부채다.  


 정부부채

 우리나라의 정부부채는 2020년 42%수준이다. 237%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일본이나, 106%로 최근 우려를 사기 시작한 미국에 대비하면 굉장히 건전한 수치다. 실제로도 OECD 기준 6위에 해당하는 지표다. 


 가계부채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20년 2분기를 기준으로 GDP대비 가계부채가 97.9프로에 육박했다. 11년도 같은 분기 75프로가 조금 넘고 80프로가 조금 안되는 GDP 대비 가계부채에 비해서 1.3프로 정도 증가한 셈이다. GDP가 10년동안 1.26배 증가했는데 가계부채는 대략적으로 1.6배정도 증가한 셈이다.  10년도 말부터 명목gdp상승률보다 가계부채 상승율이 높아졌는데, 그 이후로 이 전세는 한 번도 뒤바뀐적이 없다. 


 GDP 대신에 가처분소득과 가계부채를 대비하고, 가계부채 총액도 따로 계산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다각적으로 이 부채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 할 수 있겠지만, 경제학도가 아닌 관계로 앞서 생략했던 많은 다른 수치처럼 이러한 논의는 생략하겠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10년간 경제는 1.28배를 상승했는데, 어떻게 주식은 1.5배, 부동산은 1.8배가 상승한 것일까? 1.6배 증가한 가계 부채는 어디로 쏠린 것일까? 서울의 인구수는 1000만이 깨졌다고 하는데, 왜 서울의 집값은 전고점을 넘어 신고점을 갱신하고 있는 것일까? 경제가 안 좋아지는데 왜 주식과 부동산은 오르는 것일까? 


 만약,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출이 하나 둘씩 상환이 되지 않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런 애기를 하면서 주식에 투자 하지 않는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걱정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미국 정부에서는 1.2조 규모의 부양책을 시행할 예정이고, 경제는 좋아질 것이니 주식도 오를 것이라 얘기한다. 집값은 늘 오르는데 집을 사지 않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고 얘기한다. 


 인플레이션, 걱정된다. 그렇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게 두렵다면, 왜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이 줄어드는 것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인구는 계속하여 줄고 있고, 부동산법은 계속하여 많은 주택을 가진 이들을 옥죄이고 있고, 경제는 한 동안 회복되지 않을 예정이다.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그게 주식과 부동산이 오를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의 주식이 호황인데, 경제가 좋아서는 아니지 않은가? 왜 경제가 회복되면 주식도 더 오를 것이라 믿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아무 생각도 없지 않을까? 뭔가 장치를 마련해 두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안하지는 않는다만. 우리는 의사가 인체의 전문가라 해서 모든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90세에 노환으로 쓰러진 어르신을 살려내지 못한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경제학자들과 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이 사태를 완벽히 이해하고 정리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일까? 이미 수없이 그들의 실패를 봐 왔으면서 말이다. 


 내가 지나치게 비관적인가 생각을 해본다. 세상은 좋아지고 있고, 경제는 회복 될 것이고, 주가와 부동산은 우상향 할 것이고, 이 모든 시간이 지나가면, 투자를 하지 않은 내가 바보가 되는 것일까? 그런 생각...참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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