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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법

개인 생각

by 박재열

"How to be rich"


Gary's economics라는 전직 트레이더의 채널에 올라왔던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에 들어가면, 그는 단촐하지만 가장 명확한 해법을 말한다.


"Have a rich dad"


Gary는 영국의 트레이더 출신의 유튜버이다. 최근 영미권에서 꽤나 주목 받는, 전 씨티 은행의 트레이더의 채널에는 트레이딩이나 주식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그는 세계적인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중산층의 몰락, 그리고 부자 증세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자원(가치 있는 실물 자산)은 한정되어 있다. 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부자와 보통의 사람들(ordinary people)이 경쟁을 하는데, 작금의 구조로는 부자들이 계속해서 경쟁에서 승리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들의 자산은 점점 늘 것이고, 보통 사람들의 자산은 점점 줄 것이며, 중산층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는 결국 경제를 악화시킬 뿐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산에 대한 세금을 늘려야 한다.


자산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는가?


우리 나라의 자산 불평등 심화에 대한 perplexity.ai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자산의 불평등은 실제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96인 반면,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6으로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13.

이러한 자산 불평등 심화의 주된 요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입니다1. 한국의 가구 특성상 실물자산, 특히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77.9%를 차지하며, 이 중 94.6%가 부동산입니다1.

순자산 상위 10% 가구가 전체 순자산의 42.1%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금융자산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2.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기존에 보유 자산이 많았던 상위 분위일수록 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3.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분위일수록 순자산 증가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5분위의 경우 103.0%, 4분위는 97.2%로 나타난 반면, 하위 분위로 갈수록 그 비중이 감소했습니다1.

또한, 금융 이용 기회의 불평등도 자산 불평등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상위 분위는 저비용의 담보대출을 주로 활용하는 반면, 하위 분위는 고비용의 신용대출 이용 비중이 높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1.

이러한 자산 불평등의 심화는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정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22년 사이 순자산 하위 1분위 가구의 전월세보증금은 78.8% 증가했으며, 전월세보증금 보유 가구 비율도 확대되었습니다1.

1.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828_0002866108
2. https://www.yna.co.kr/view/AKR20200629053900002
3. http://kctuli.kctu.org/bbs/read.php?tbl=work&seq=693

AI는 부동산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는데, 부동산은 과연 문제일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1. 과연 부동산으로 인한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는가?

2. 과연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싼가?


1.에 대해서는 국토 교통부의 토지소유 현황 통계에 대한 다음과 같은 분석에 따르면, 적어도 부동산 자원 분배의 불평등은 심화 되고 있다.


지주와 노인의 나라, 대한민국


위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1) 상위 1%의 토지 소유 가액은 27.9%, 면적은 39.7%. 상위 5%의 토지 소유 가액은 53.5%, 면적은 62.2%. 상위 10%의 소유 가액은 68%, 면적은 87.3%.

(상위 1000명의 1인당 평균 소유가액은 1854억원. 이 수치들은 2018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했음.)

2) 지니계수는 가액으로는 0.810, 면적으로는 0.916으로 심각한 수준의 불평등.

3) 60대 이상의 토지가액 점유율은 매년 1%이상 증가하고 있고, 50대 이하의 토지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중.


2.에 대해서는, 연소득 대비 집값 배율(PIR)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주식에서 PER처럼, 현재의 가격을 현재의 연소득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비싼 편인듯 하다.



seoul.jpg 출처 KB부동산

위 사진은 2023년 KB 부동산에서 만든 자료인데, 2023년 집값을 기준으로 서울에 집을 사려면 중위소득 가구는, 14.2년 동안 모든 돈을 모으면 된다. 이 값은 수도권으로 가면 8.5로 런던이랑 비슷해지고, 지방을 포함해 전국 단위로 가게 되면 5.1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이 지불 가능한 값으로 보는 기준은 3이라고 한다.)


부자 증세는 해결책일까?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소득에 대한 세금을 줄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에 대한 소득을 늘려야 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적당히' 불공평해야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노력하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자도 노력하지 않으면 가난해져야 한다. 이 격차가 너무나도 커져서, 내가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가 노력하지 않아도 가난해지지 않는다면, 그 것은 이미 실패한 공산주의와 다를게 없어진다. 노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할 수 있다. 지금도 노력하고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사다리를 올라 갈 수 있다고 말이다.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에는 랭크 시스템과 MMR(Match Making Rate)이라는 개념이 있다. 랭크는 계급이고, 일정 점수를 달성하면 계급이 올라가고, 일정 점수를 잃으면 계급이 내려가게 되는데, 이 때 판수당 오르고 내리는 점수는 개인의 MMR에 따라 결정된다. MMR이 높을 수록 이겼을 때 오르는 점수는 커지고, 졌을 때 내려가는 점수는 작아진다.


당신이 원하는 계급이 있는데, 지금 계급에서 그 계급까지 도달하는데 300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당신에게는 두 개의 아이디가 있다. 하나는 MMR이 높아서 이기면 30점을 주고, 지면 10점이 깎인다. 하나는 MMR이 낮아서 이기면 20점을 주고, 지면 20점이 깎인다.


당신에게 만약 압도적인 게임 재능이 있다면, 당신에게 이 두 아이디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20판을 했을 때, 15판을 이기고, 5판을 지는 정도의 실력이 있다면, 한 아이디는 16판 정도에, 나머지 아이디는 20판 정도에 당신이 원하는 계급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고만고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조금 더 나은 재능, 조금 더 나은 운으로 게임을 한다고 가정해서, MMR이 높은 아이디에서 승률이 55%정도가 된다고 하자. MMR은 매칭되는 사람들의 실력과 비례하므로, MMR이 낮은 아이디에서는 승률이 조금 더 높아져서 60% 정도가 된다고 가정하자.


똑같이 20판을 했을 때, MMR이 높은 아이디로는 11승 9패를 하고, 240점을 얻게 된다. MMR이 낮은 아이디로는 12승 8패를 하고, 80점을 얻게 된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MMR이 높은 아이디로는 30판 안에 원하는 점수를 달성하지만, MMR이 낮은 아이디로는 80판 가까이 게임을 해야 한다.


실제로는, 연승과 연패, 운, 플레이 스타일과 역활에 따른 차이와 같은 좀 더 복잡한 요소들이 작용하고 이기면 MMR이 오르고, 지면 MMR이 떨어지지만, 단순하게 생각 했을 때는, 동일한 사람이 같은 계급을 달성하기 위해 두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들은 MMR이 낮아지면 아이디를 다시 만들기도 하고, 새 시즌이 시작할 떄마다, 소프트 리셋이라고 하여, 게임 자체적으로 계급을 초기화(배치를 마치고 나면 전 시즌 계급을 어느정도 계승한다)하고, MMR을 평균에 가깝게(그러나 완전히 같지는 않고, 전 시즌의 MMR을 어느 정도는 반영하도록) 조정한다.


재밌는 점은, 이 MMR이 보통 배치라고 부르는 첫 5판의 게임과 이전 시즌의 성적에 의해서 대부분이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게임을 많이 하면 할 수록 이 MMR의 변동은 점점 적어진다. 마치, 부모(이전 성적), 첫 대학, 첫 직장에 의해 많은게 결정되는 우리의 자산/소득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 게임 이야기의 요지는, 어떤 사람들은 지금과 같이 자산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에서도 분명히 그 계급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게임에서 75%의 승률을 가졌던 사람처럼, 자신이 재능 있는 분야를 잘 찾았고, 그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아마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대부분의 나머지 사람들은 (마치 게임과 같이) 평범한 가운데서 조금 낫거나 조금 부족하다. 게임을 한 판 수가 많아지면, 자기 실력과 노력에 맞는 계급을 찾아 가듯이, 인생에의 자산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노력과 능력에 맞는 위치를 대부분 찾아갈 것이다. 그렇지만, 앞서 게임에서의 MMR에 따라 해야 하는 판수가 다르듯이, 사회적 환경과 부모에 따라서 그 시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얼마나'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까? 만약 이 시간이 평균적으로 너무나도 길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 동안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맞는 자산 계급으로 이동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서서히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다.


세금은, 앞서 언급한 게임에서의 소프트 리셋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물론 세금의 역할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게 작용하지만). 게임 회사가 매 시즌 MMR과 계급을 초기화 해서, 유저들이 새로운 계급을 향해 도전하는 것처럼, 세금을 걷는 것은 어느정도 자산(계급)과 소득(MMR)을 중간으로 당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소득에 대한 세율을 높이고, 자산에 대한 세율을 줄이는 것은, 계급간 점수차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증가하는데, MMR은 낮아지는 것과 같다. 게임의 판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득에 대한 세율을 줄이고, 자산에 대한 세율을 높여야 한다. 어느정도 자산의 성장을 소득의 성장으로 따라잡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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