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2016. 08. 19
2002년 6월,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한 민~~국!'을 입을 모아 외칠 때, 내 뱃 속에는 둘째 아이가 있었다.
모두들 축구에 흥분해 있을 때, 덥고 좁은 아파트에서 남편과 나는 다른 이유로 흥분했었다.
"왜 모든 방송국에서는 다 축구를 방영하는거니.
모두 똑같은..."
드라마는 모두 결방이었고, 그것 때문에 실망스러워 맥주집에서 션~하게 한 잔을 하고, 나는 맞은편에 앉아서 땅콩만 집어 먹었었다.
워낙 축.알.못.이라 관심없이 있다가 동네가 "우와~~~"하고 소릴 치면 그 때서야 티비를 틀고 얼굴을 익혔던 선수들이 있었다.
피구, 지단, 박지성, 홍명보...
그 해 9월에 태어난 둘째가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하는)가정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묘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가 축구를 한 이후에 다시 본, 포르투갈 전의 박지성의 골이 어마무지 대박 골이었음을 알게된 요즘은, 올림픽에서 축구가 8강에서 떨어지고 나니, 다른 경기들이 되게~~~~.의미가 없다.(죄송^^;;)
우리나라도 얼른 유럽처럼 축구를 더더 훌륭하게 하게 되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때 결승 날 까지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튼 축구가 지고 나니,
남편이 제일 속상한 것은 가족 관계가 얽히고 섥힌 막장이 주제인 아침드라마가 결방 인 것일거다.
엘레베이터에서 어린 아이들이 투정을 하거나 장난치며 떠들다가도 울 남편이 들어서면 경계태세를 갖추고 자신들의 엄마 아빠 뒤로 숨거나, 무서워서 울 정도로 얼굴에 표정이 없는 울트라 냉감정 남편이, 완죤 막장인 드라마를 좋아하고, 물위를 걷고 지붕위를 점프 한번에 넘나드는 유치한 중국드라마를 애청하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지 아니한가!
그나저나 꽃님이의 태생이 얼른 밝혀져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