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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작소 Aug 14. 2017

살아가는 이유

나는 매 순간을 느끼는 감정 그 자체이다.

한 때는 인생을 숙제하 듯이 살았었다.


인정 받으려 공부하는 학생으로, 동생들을 잘 돌보아 칭찬 받는 첫째 딸로, 잔소리 늘어 놓지 않고 아침 밥 칼 같이 대령하는 참 한 아내로, 시 부모님 거스르지 않는 현명한 며느리로, 제 몫을 다하는 멋진 아이를 키우는 괜찮은 엄마로...


과제 제출 얼마 남지 않은 학생처럼 역할수행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더니,


남아있던 것은,

내 행동에 놓치고 가는 것이 없는지 전전긍긍 애쓰다가 상실된 자신감과 그 순간 누릴 수 밖에 없던 아름다움이 빠져나간 자리였다.


밥 하느라 보지 못 했던, 숙제하라고 다그치느라 보지 못 했던, 남을 돌보는데 애를 쓰느라  정작 살아가는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다.


공부하는 성취감,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기쁨,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 대신 죄책감, 책임감,상실감,배신감들이 크게 자리 잡혔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로 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가 그렇다.  

무언가 놓치고 갈까봐, 누군가에게 책망들을까봐.

그리고,

나 아니면 움직여 주지 않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를 이야기 한다.

나에게 주어지는 책임들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잘 못 해낼까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마음이 안쓰럽고 안타깝고 때론 답답하다.

누가 대신 해 주지도 못 할 마음을 지켜보는것이 아프기까지하다.


그렇지만  그 모습 또한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해 새로운 물꼬를 터서 어디론가 진행할 것이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느껴지는 그런 생생한 감정 또한 나에겐 살아가는 재미이다.


그들 또한 삶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는 순간을 만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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