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을 흔드는 7개의 날들 알아보기
한 방을 노리고 싶어지는 날들이 있다. 평소에는 지루할 만큼 조용하던 해외주식 시장이 갑자기 요동치고, 나스닥이 하루에 몇 퍼센트씩 출렁이며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종목이 몇 시간 만에 계좌를 들었다 놨다 하는 날이면, 이상하게도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이런 날이면 괜히 거래 앱을 더 자주 열어보게 되고, 평소에는 중장기 투자자라고 말하던 사람도 슬쩍 단타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려둔다. 특히 초보 투자자일수록 이런 변동성 큰 장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조용히 우상향하는 그래프보다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는 차트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실수와 손실은 바로 그 ‘오늘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날’에 시작되곤 한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변동성이 큰 해외주식 시장에서 도대체 무엇이 이런 급등락을 만들어내는지, FOMC나 CPI, 세 마녀의 날 같은 단어들이 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지, 그리고 그 날들에 초보 투자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기초부터 차근히 정리해보려 한다. 동시에 나 역시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들을 다시 점검하며, 한 방을 노리기 전에 최소한 무엇과 마주하고 있는지는 알고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이렇게 시장이 유독 크게 흔들리는 날들은 보통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미쳐 날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일정이 잡혀 있는 날들이고 이미 경제 캘린더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날들이다. 금리를 결정하는 날, 물가를 발표하는 날, 고용 숫자가 공개되는 날, 옵션이 만기되는 날, 기업들이 성적표를 내놓는 밤, 공포지수가 치솟는 순간,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뉴스가 터지는 날까지. 대략 일곱 가지 정도의 이벤트가 해외주식 시장을 크게 흔드는 중심축이 된다. 이런 날에는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도 평소보다 빠르게 날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같은 속도로 커진다. 특히 레버리지 ETF나 마진을 활용한 투자라면 이야기는 더 단순해진다. 방향을 맞히면 짜릿하고, 틀리면 순식간에 멍해진다. 문제는 대부분의 초보 투자자가 ‘변동성이 크다 = 돈 벌기 쉽다’라고 오해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변동성이 크다 = 리스크가 빠르게 현실화된다’에 더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흥분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이 일곱 가지 날들이 무엇이고, 왜 시장을 흔들며, 그 안에서 개인 투자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지.
이제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보겠다.
FOMC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로, 쉽게 말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다. 미국 금리는 달러의 가격이고, 달러는 전 세계 자산의 기준이 된다.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돈의 값이 비싸지고, 내리면 돈이 풀린다. 이 결정은 단순히 미국 경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스닥, S&P500, 그리고 우리가 투자하는 해외주식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회의는 보통 1년에 8번 열리고, 금리 발표 직후에는 성명서가 나오며 이어서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특히 점도표(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자료)와 의장의 발언 톤이 시장 방향을 크게 좌우한다. 숫자 하나보다 “우리는 당분간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다” 같은 문장 한 줄이 더 큰 파급력을 갖는 경우도 많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FOMC 발표는 한국 시간 기준으로 새벽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발표 직후 선물지수가 먼저 움직이고, 5~10분 사이에 위아래로 크게 흔들린다. 금리 동결이라도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긴축적)이면 급락이 나오고, 금리를 올렸더라도 시장이 이미 반영해둔 수준이라면 오히려 급등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건 “금리 자체”보다 “예상 대비 결과”다. 시장은 이미 기대치를 가격에 반영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예상과 다르면 충격이 커지고 예상과 비슷하면 오히려 안도 랠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발표 직후 30분은 방향이 계속 뒤집히는 경우도 흔하다. 위로 2% 갔다가 다시 -1%로 밀리는 식의 변동성은 이 날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발표 직전 방향을 예측해서 베팅하는 것은 초보 투자자에게 매우 위험하다. 확률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보의 비대칭이 큰 영역이다.
둘째, 레버리지 상품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FOMC 당일에는 장중 변동폭이 평소의 두세 배로 확대되기도 하기 때문에, 작은 판단 착오가 계좌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셋째,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시장은 계속 해석을 바꾼다. 발표 직후 급등했다고 바로 추격 매수했다가, 발언 한 줄에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도 많다. 최소한 시장이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관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금리의 날은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날이 아니라, 계좌를 지키는 능력을 시험받는 날에 더 가깝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예측력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라는 사실을, FOMC는 매번 새벽마다 우리에게 보여준다.
CPI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로,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쉽게 말해 햄버거 가격, 월세, 기름값, 서비스 비용 등 생활 전반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반면 PPI는 생산자물가지수(Producer Price Index)로, 기업이 물건을 만들 때 들어가는 원가의 변화를 나타낸다. PPI는 기업 단계의 물가, CPI는 소비자 단계의 물가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 두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단 하나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다. 결국 CPI와 PPI는 곧 금리 방향을 예측하는 힌트이자, 시장의 기대를 흔드는 핵심 재료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CPI는 보통 한국 시간 저녁에 발표된다. 발표 직전까지 시장은 비교적 조용하다가, 숫자가 공개되는 순간 선물지수가 먼저 반응한다. 그리고 1~3분 사이에 급등 혹은 급락이 나온다.
중요한 건 “숫자 자체”가 아니라 “예상치와의 차이”다. 예를 들어 시장이 3.2%를 예상했는데 실제 발표가 3.4%로 나오면, 단 0.2% 차이에도 지수가 크게 밀릴 수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단기 랠리가 강하게 나올 수 있다.
특히 나스닥은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CPI 발표 날 변동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장 시작 전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개장과 동시에 갭상승이나 갭하락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발표 직전 추측 매매는 위험하다. “이번엔 낮게 나올 것 같다”는 감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기관과 알고리즘이 예상치를 계산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발표 직후 바로 추격 매수하거나 공포에 매도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초기 반응이 과장되는 경우가 많고, 30분~1시간 사이에 방향이 뒤집히는 날도 많다.
셋째, CPI 하나만 보고 시장 방향을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세부 항목, 근원 CPI(식료품·에너지 제외 지표), 임금 압력 등 복합적인 요소를 시장은 함께 해석한다. 그래서 숫자가 좋아 보여도 시장이 미적지근하게 반응하는 날도 있다.
결국 물가의 날은 “예상과 현실의 간극”이 만들어내는 변동성의 날이다. 숫자는 단순하지만, 시장의 해석은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이 날은 공격하기 좋은 날이 아니라, 시장의 심리를 관찰하기 좋은 날에 더 가깝다.
고용지표는 말 그대로 미국 노동시장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숫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비농업 고용지수, 흔히 NFP(Non-Farm Payroll)라고 부르는 지표다. 매달 새로 늘어난 일자리 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고, 함께 발표되는 실업률과 평균 임금 상승률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하다. 일자리가 많이 늘면 경제가 좋다는 뜻이고, 줄면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게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경제가 너무 뜨거우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고, 그러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 반대로 고용이 급격히 나빠지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 그래서 고용지표는 좋게 나와도, 나쁘게 나와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고용지표는 보통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시간대라, 발표 직후 미국 선물지수가 먼저 출렁인다. 예상보다 고용이 많이 늘고 임금 상승률까지 높게 나오면 “경기가 과열됐다”는 해석이 붙으면서 나스닥이 밀릴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크게 둔화되면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며 시장이 흔들린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중요하다. 단순히 일자리 수보다도, 사람들이 얼마나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지가 인플레이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 하나가 아니라 세부 항목까지 시장은 빠르게 계산하고 반응한다. 발표 직후 10~20분은 방향이 계속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고용지표는 해석이 복잡하다. “좋다 = 상승, 나쁘다 = 하락”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초보 투자자가 방향을 단순하게 예측하고 진입했다가 당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금요일 발표라는 점도 변수다. 발표 후 장 마감까지 시간이 길지 않아, 주말을 앞둔 포지션 정리 물량이 더해지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레버리지 포지션을 크게 잡은 상태라면 발표 직전 노출을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고용지표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계좌는 한 번 크게 흔들리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노동의 날은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날이지만, 동시에 시장의 예민함이 드러나는 날이기도 하다. 숫자는 단순하지만, 그 숫자를 둘러싼 해석과 기대는 훨씬 복잡하다. 그래서 이 날은 수익을 노리기 전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변동폭이 어디까지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날이다.
만기의 날은 파생상품이 정산되는 날이다.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처럼 만기일이 정해져 있는 상품들이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정리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준다. 그중에서도 3월, 6월, 9월, 12월에 한 번씩 찾아오는 ‘세 마녀의 날(Triple Witching Day)’은 특히 변동성이 커지는 날로 유명하다. 세 가지 파생상품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날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기관과 큰 자금들이 만기 정산을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새로 갈아타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소 보는 차트는 단순히 매수·매도 수요의 결과지만, 만기의 날에는 ‘계약을 정리해야 하는 의무’가 더해진다. 그래서 수급이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고, 특히 장 마감 직전에 이상할 정도로 급격한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세 마녀의 날은 보통 장 막판이 가장 거칠다. 오전에는 비교적 차분하다가, 오후로 갈수록 거래량이 늘고 종가 근처에서 갑자기 방향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 특정 가격에 옵션 물량이 몰려 있으면 그 가격 근처로 지수가 끌려가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를 흔히 ‘핀 현상(pin)’이라고 부른다.
특히 나스닥과 S&P500 같은 지수는 옵션 포지션이 많기 때문에, 만기일에는 평소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갑자기 급등했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거나, 별다른 뉴스 없이 장 막판 1~2%가 움직이는 날이 바로 이런 날들이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만기의 날 변동성은 ‘경제 뉴스’ 때문이 아닐 수 있다. 특별한 악재나 호재가 없어도 수급 정리 때문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뉴스가 없는데 움직인다고 해서 섣불리 이유를 찾으며 추격 매매에 들어가면 위험하다.
둘째, 장 막판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종가 근처에 큰 움직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단타로 접근한다면 특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레버리지 ETF나 인버스 상품은 만기일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평소보다 거래량이 많고 방향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손절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않으면 감정 매매로 이어지기 쉽다.
만기의 날은 시장이 경제를 반영하는 날이라기보다, 포지션이 정리되는 날에 가깝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들기보다, 이런 구조적인 변동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날은 예측의 날이 아니라 관리의 날이다.
어닝 시즌은 기업들이 분기별 성적표를 공개하는 기간이다. 보통 1월, 4월, 7월, 10월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발표되며, 이 시기에는 거의 매일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우리가 투자하는 해외주식, 특히 나스닥의 빅테크 기업들은 실적 발표 한 번으로 시가총액이 수십 조 원씩 움직이기도 한다.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실적이 잘 나오면 오르고, 못 나오면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적 자체보다 중요한 건 ‘시장 예상치와의 비교’이고, 더 중요한 건 ‘가이던스(향후 전망)’다. 이번 분기 숫자가 좋더라도 다음 분기 전망이 보수적이면 주가는 하락할 수 있고, 실적이 다소 부족해도 시장 기대보다 덜 나쁘면 오히려 급등이 나오기도 한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실적은 장 시작 전이나 장 마감 후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음 날 시초가에 갭상승이나 갭하락이 크게 발생한다. 특히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경우, 한 종목의 실적이 지수 전체를 움직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빅테크 기업이 기대 이상의 매출과 이익을 발표하면 나스닥 선물지수가 밤 사이에 먼저 반응하고, 개장과 동시에 강한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가이던스가 실망스러우면 단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급격한 갭 변동은 단타 투자자에게는 기회처럼 보이지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실적 발표 직전 보유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면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줄이거나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숫자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매출, EPS, 가이던스, 마진율, 컨퍼런스콜 발언까지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시장은 단순한 “흑자·적자”로 반응하지 않는다.
셋째, 갭상승이나 갭하락 직후 추격 매매는 위험하다. 초기 반응이 과도했다가 장중에 일부 되돌림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이런 변동을 그대로 증폭시킨다.
실적의 밤은 기업의 가치가 다시 평가되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투자자의 감정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시간이다. 숫자는 냉정하지만, 그 숫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기대는 늘 과열되기 쉽다. 그래서 어닝 시즌은 기회를 찾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기준을 점검해야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VIX는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린다. 정확히 말하면 S&P5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계산되는 변동성 지수로,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크게 흔들릴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숫자가 높을수록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고, 향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보통 VIX가 15 이하이면 비교적 안정적인 구간으로 보고, 20을 넘기 시작하면 불안 심리가 커졌다고 해석한다. 30 이상으로 급등하면 시장에 공포가 확산된 상태로 본다. 중요한 건 VIX는 ‘결과’가 아니라 ‘기대’라는 점이다. 이미 하락이 일어난 뒤에도 오르지만, 앞으로의 충격을 예상할 때 더 빠르게 반응하기도 한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VIX가 급등하는 날은 대체로 지수가 급락하는 날과 겹친다. 갑작스러운 악재나 지표 충격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옵션을 매수하고, 그 과정에서 VIX가 튀어 오른다.
흥미로운 점은 VIX가 극단적으로 치솟을 때가 오히려 단기 바닥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공포가 정점에 달하면 매도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이후 기술적 반등이 나오는 패턴이 반복되곤 한다. 그래서 숙련된 투자자들은 VIX를 단순한 공포의 신호가 아니라 ‘심리의 과열 지표’로도 활용한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VIX 상승을 단순히 “이제 다 끝났다”로 해석하면 안 된다. 공포는 하루 만에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높은 변동성은 며칠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둘째, VIX가 낮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지나치게 낮은 VIX는 시장이 안일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고, 작은 악재에도 급격히 튀어 오를 수 있다.
셋째, VIX를 보고 무리하게 인버스나 레버리지 상품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변동성은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에 가깝다.
공포의 숫자는 시장의 체온계와 같다. 열이 올랐다고 해서 당장 병이 끝난 것도 아니고, 열이 낮다고 해서 완전히 건강한 것도 아니다. VIX는 우리에게 “지금 시장이 얼마나 예민한 상태인지”를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며, 그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날은 적어도 ‘일정표에 적혀 있는 날’이다. FOMC도, CPI도, 고용지표도 미리 날짜가 공개된다. 하지만 시장에는 일정에 없는 날도 있다. 전쟁이 터지거나, 중동에서 분쟁이 격화되거나, 대만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거나, 갑작스러운 제재나 파산 뉴스가 나오는 날처럼 아무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는 날이다. 이것을 통틀어 지정학 리스크라고 부른다.
이런 이벤트는 경제 지표처럼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다. 대신 공포와 불확실성이 먼저 반응한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와 금이 오르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급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구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훨씬 감정적이다.
주식은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가
지정학 리스크는 대개 뉴스 속보와 함께 시작된다. 장중이라면 지수가 몇 분 만에 급락하고, 장 마감 후라면 다음 날 갭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ETF나 고평가 성장주는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
하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면 둔감해진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공포가 과도하게 반영되지만,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되면 점차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날의 하락은 때로는 과매도 구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판단은 결코 쉽지 않다.
주의해야 할 점
첫째, 이런 날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방향을 맞히겠다는 생각보다, 포지션을 줄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둘째, 과도한 공포 매도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뉴스가 장기적인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곧 반등하겠지’라는 막연한 낙관도 위험하다.
셋째, 현금 비중은 결국 이런 날을 위한 안전장치다. 변동성이 갑자기 확대될 때 여유 자금이 있으면 대응이 가능하지만, 풀베팅 상태라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아무도 예상 못 한 날은 시장이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기대도 계산도 없이, 순수한 불확실성만으로 움직이는 날. 그래서 이런 날은 수익을 노리는 날이 아니라, 살아남았는지를 확인하는 날에 가깝다. 그리고 해외주식 도파민 장세에서 진짜 실력은 바로 이런 날에 드러난다.
필자 역시 단타를 자주 하는 투자자다. 변동성이 커지는 날을 일부러 기다리기도 하고, 상승뿐 아니라 하락에도 베팅하는 숏 포지션에 들어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장은 분명히 짜릿하다. 방향을 맞히면 짧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수익을 낼 수 있고, 시장을 읽어냈다는 만족감도 크다. 하지만 그만큼 틀렸을 때의 대가도 빠르고 정확하다. 그래서 단기 투자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감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많은 지식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은 사실 매우 기초적인 수준이다. FOMC가 무엇인지, CPI가 왜 중요한지, 세 마녀의 날에 왜 장이 흔들리는지 아는 것만으로 바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내가 어떤 파도 위에 올라타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매일 경제 이슈를 분석해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튜브든 뉴스든 다양한 관점을 접하는 건 분명히 자산이 된다. 결국 경제를 많이 알고, 흐름을 이해하는 힘이 쌓일수록 판단은 더 단단해진다.
하지만 동시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아무리 많은 분석을 들어도 마지막에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건 내 손가락이라는 사실이다. 남의 말에 휩쓸려 움직이는 손가락은 쉽게 흔들리고, 스스로 공부하고 이해한 뒤에 내린 결정은 조금 더 버틸 힘이 있다. 변동성 큰 해외주식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방향을 매번 맞히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도 내 기준을 지키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한 방을 노리기 전에, 먼저 내 판단을 단단하게 만드는 개미 투자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결국 시장에서 오래 버티는 사람은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니라, 가장 단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