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을 다시 꺼내봤다.
오늘따라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컴퓨터와 구글 드라이브를 뒤적이다가 눈에 띄는 파일을 하나 발견했다. <독일-오스트리아 여행 사진> 파일. 예전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을 때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놓은 압축 파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5년 1월~2월 즈음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왔었다. 나 홀로 가는 첫 여행이자, 나의 첫 해외경험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처음 한국을 나서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의 그 기대감을 잊지 못하고 있다.
나는 막상 여행을 가면 사진은 많이 찍는 스타일은 아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그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몸으로 느끼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가도 한 도시에 이틀 정도, 한 국가에 되도록 오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 기간이 약 3주에서 한 달 정도 됐었는데, 독일과 오스트리아만을 갔던 이유도 그래서이다.
지금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유럽 여행을 갔을 때는 유럽 여행이라하면, 여러 나라의 주요 도시들을 집중적으로 여행하고 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유레일이라는 유럽 내 기차 승차권 패스를 구매하고, 유럽 전역을 여행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하지만 나는 한 두군데 나라를 깊게 몰입해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맥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일,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오스트리아로 정하고, 그 안에서만 여행하는 계획을 짰다.
그렇게 여행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겨울이었던지라 일주일 정도는 흐린 날씨만 지속되서 너무 아쉬웠다. 폭설이 내린 날도 있어서, 중간에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가야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날 펼쳐진 햇살 좋은 날의 설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맥주와 음식들이 내 입맛에 맞았다는게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여행을 갈 때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느냐 안 맞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여행을 간다는 것은 곧 그 지역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이니만큼 음식과 궁합이 맞으면 여행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슈바인학센 뿐만 아니라 푸드트럭에서 파는 소세지까지 독일 음식이 이렇게 내 입맛에 잘 맞을 줄 몰랐다. '더 먹고 올걸' 하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국내 여행도 매우 조심스러울 때다. 백신 덕분에 그나마 상황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이전처럼 맘놓고 해외 여행을 갈 수 있는 날이 언제 올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마스크 없이 다른 나라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던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행은 나에게 처음으로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준 좋은 경험이다. 여행을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롯데시네마에 입사해서 5개월간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했고, 밤이 되면 시급이 좀 더 비싸졌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밤 근무도 근근히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유레일패스 없이 일일이 기차표를 다 예매해야 했고, 해당 지역 호스텔과 지역 정보를 조사하는 것도 혼자서 다 해내야했다.
이렇게 생각보다 해외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홀로 헤쳐나갔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나도 혼자서 잘 해낼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만약 자녀를 키우는 독자분들이 있다면 꼭 해외여행을 보내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치안이 좋은 곳으로 말이다. 생각보다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오는 과정에서 배우는게 많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서 더욱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여행을 가면서 느꼈던 그 자유로움과 새로움, 기대감, 흥분감을 또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진을 꼭 많이 찍고 싶다. 좀 더 많은 여행의 순간을 담을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