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독서와 글쓰기는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모든 것은 성취할 대상이 아니라 지속하는 것이었다.


글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를 지키고 나를 발전 시켜서 '편안한 상태'에 이르는 것은 읽고 쓰는 과정이 만드는 것이지, 독서와 글쓰기로 인하여 어느 지점에 이르면 누리게 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 지점이 있더라도, 저의 이번 생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읽고 쓰는 것에 성실하지 않은지 1년이 되어 갑니다.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와 학기 중에 '훕스 라이프 아카데미'를 하면서, 개인적인 글도 남기는 것이 어려웠던 점을 이유로 들겠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던 시간 동안 중심을 많이 잃었고, 가장 저 다울 수 있었던 것들이 이젠 한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쁜점만 있지는 않습니다. 아주 길고 긴 퇴고의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글을 쓰며 읽기만 했다면 얻을 수 없는 많은 배움과 사람을 얻었으니까요.


요즘엔 개인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글을 한창 쓰고 읽기를 즐기던 저였다면, 잘 대처했을 일들에조차 힘겨워 하기 때문입니다. 중심을 잃고, 천천히 저의 경계를 넘어오도록 내어주며, 부딪히기 힘든 상황만 넘기려 저의 감정을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어느샌가 제 태도로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은 당장이라도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오늘입니다. 이걸 알기까지 오늘도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글을 쓰고 읽다보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건강한 태도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계속 건강한 태도를 갖고 편안해지기 위해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다시 쓰기까지 오래 걸렸던 것입니다. 쓰다보니 편안해졌다는 사실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지난날 써온 대부분의 글을 옮기려고 합니다. 브런치, 인스타, 페이스북, 티스토리, 알지 웹북.. 거의 웬만한 과거의 기록물을 네이버 블로그에 모으고, 지금 저의 상태와 생각을 쓸 것입니다.


옮기는 과정에서 1여년 전에 제가 썼던 몇몇 글을 읽었습니다. 글을 통해 당시 저의 태도나 마인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주장이 확실해서 좋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지만, 지금 보니 글에서 드러나는 태도가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거의 수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변해가는 과정을 그렇게 남겨두고 싶습니다.


훕스 라이프 아카데미; 이하 훕라에서 배운 것들 중에는 소중한 몇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저의 글쓰기 태도입니다. 실제 했던 것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하지 않는 것.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만, 훕라에서 담임 선생님이 제게 글을 쓸 때 부풀려 쓰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전에는 익숙해서 몰랐는데, 저는 글 속의 저를 열심히 포장하여 주장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런 글을 쓰는 제가 참 멋진 사람이지 않느냐고 답을 정해놓고 묻는 느낌이랄까요.


글에 제 마음을 털어내려 합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글을 쓰고 싶습니다. 겸손한 태도로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제 마음과 감정, 생각을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글을 쓸 것입니다. 담백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담백하게 글을 쓰고 싶습니다. 삶에 있어서 태도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태도는 마인드에서 비롯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관점이 변하듯이 어떤 마인드로 인생을 사는 지는 정말 중요한 부분(전체)입니다.


글을 읽고 쓰며, 조용히 마인드를 갈고 닦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려면 글을 읽고 써야 합니다. 어느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쓰는 과정이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각과 성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