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X 2. 찾는 것이 먼저다: 목표고객 가설 세우기
스타트업은 확신이 아닌 가설로 시작한다. 우리는 ‘이 제품이 성공할 것이다’라는 정답을 가지고 출발하는 게 아니다. ‘아마 이런 문제를 가진 이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원할 것이다’라는 날카로운 ‘가설’을 품고 미지의 바다로 나가는 고래 사냥꾼과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고래를 잡을 건지 가설을 세우고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한다. 스타트업이라는 작은 배를 가지고 여러 고래들(시장)을 그물로 잡겠다는 생각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단 한 마리 우리가 원하는 고래를 가설하고 가장 그 고래에 걸맞은 작살을 준비하여 사냥해야 하는 거다.
많은 창업자들이 이 과정을 건너뛰고 싶어 한다. 불확실한 가설 대신 완벽한 제품이라는 ‘정답’을 먼저 손에 쥐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가설 없이, 막연하게 시장만을 바라보고 만든 제품은,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열쇠를 깎는 것과 같다. 언젠가 맞는 자물쇠를 우연히 만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열쇠는 끝내 버려진다.
기억하라.
당신의 비즈니스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고객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많은 스타트업이 마케팅 예산을 태우며 고객을 ‘모으려’ 한다. 이벤트를 뿌리고,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고, SNS에 콘텐츠를 발행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우리를 알리면 그중 누군가는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다. 이는 마치 넓은 강에 그물을 던져놓고 물고기가 걸리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은 이런 ‘수집(Gathering)’을 할 여유가 없다. 우리의 방식은 ‘탐색(Finding)’에 가까워야 한다. 마치 범죄 현장의 프로파일러처럼, 명확한 용의자(고객)의 특징을 그리고, 그가 있을 만한 장소(채널)를 특정하여 끈질기게 찾아 나서는 것이다.
고객을 ‘모으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를 외치는 것이고, 고객을 ‘찾는’ 것은 특정 한 사람에게 말을 거는 행위다. 초기에 우리는 외칠 것이 아니라, 찾아 말을 걸어야 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업개발자뿐만 아니라 브런치 작가도 마찬 가지다. 높은 산에 올라 여러분은 감성을 소리처 흘러 보내기보다는 목표 독자를 가설하고, 찾아, 그들의 길목에서 소리처야 한다.
액션캠의 대명사 고프로(GoPro)를 생각해 보자. 만약 창업자 닉 우드먼이 “세상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카메라”를 만들겠다고 나섰다면 어땠을까? 아마 수많은 카메라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들의 첫 가설은 훨씬 구체적이고 집요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아닌 ‘서퍼’라는 명확한 집단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큰 고통, 즉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역동적인 자신을 찍을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것을 집중했다. 그 결과, 서퍼들의 손목에 딱 맞는 스트랩과 방수 기능을 갖춘 작고 견고한 카메라가 탄생했다.
고프로는 고객을 모으지 않았다. 서핑샵과 해변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제품을 간절히 기다리던 ‘서퍼’들을 정확히 찾아냈다.
가설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검증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계된 문장이어야 한다. 다음 3가지 요소를 조합하여 명확한 초기 고객 가설을 세울 수 있다.
1. 인물(Persona): 그 고통을 겪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이, 성별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의 직업, 사용하는 다른 제품, 정보를 얻는 채널, 가치관 등 구체적인 특징(행동적/심리적)을 그려야 한다.
[실행법]
가상의 인물, 즉 ‘프로토 페르소나(Proto-Persona)’를 만들어본다. 이름, 사진, 배경 스토리, 목표, 좌절점 등을 A4 한 페이지 내로 시각화하여 팀 전체가 동일한 고객을 상상하게 만들어야 한다.
2. 문제(Problem): 어떤 ‘고통’을 해결할 것인가?
‘불편함’ 수준이 아닌, 고객이 기꺼이 돈을 내거나 시간을 써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고통(Pain Point)’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실행법]
고객이 겪는 문제를 ‘[고객]은 [상황] 일 때, [문제] 때문에 고통받는다’ 형식의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본다.
"서퍼는 파도를 탈 때, 양손으로 카메라를 잡을 수 없어 자신의 멋진 모습을 담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다."
3. 채널(Channel): 그 인물은 ‘어디에’ 있는가?
정의한 고객을 만날 수 없다면 가설은 무용지물이다. 그들이 정보를 얻고, 동료와 소통하며, 시간을 보내는 구체적인 온/오프라인 공간을 알아야 한다.
[실행법]
우리가 정의한 페르소나가 활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채널 3가지를 리스트업 한다.
"특정 서핑 커뮤니티 사이트", "양양/부산의 서핑 스쿨", "서핑 장비 전문샵" 등. 이곳이 우리의 가설을 검증할 첫 실험실이다.
* '초기 고객가설 PPC 프레임 워크'는 추후 워크북과 함께 공개됩니다.
Q1. 지금 나의 고객 확보 방식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모으기’에 가까운가, 특정 소수를 향한 ‘찾기’에 가까운가?
Q2.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고객 입장에서 단순한 불편함인가, 아니면 돈을 내고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고통인가?
Q3. 우리 팀원 모두가 눈을 감고 동일한 ‘한 사람’의 고객(페르소나)을 떠올릴 수 있는가?
Q4. 그 고객을 오늘 당장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채널 3가지를 알고 있는가?
Q5. 우리의 고객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내가 세운 고객 가설은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설명되는가? 제품을 만들기 전에, 당신의 고객 가설부터 만들어야 한다.
완벽한 제품이 고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가설이 우리가 찾아야 할 고객의 모습을 알려준다. 가설 설계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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