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데이터 80%, 그 속에 경험 경쟁력이 있다

3-1. 경험은 기억이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다

by jaha Kim

『통찰노동: AI 시대의 경험 경쟁력』

3장. 경험은 데이터베이스다: 인간이 가진 비정형 데이터의 가치


3-1. 경험은 기억이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다



경험을 내버려 두면 '추억'이지만, 기록하면 경쟁력을 가진 '데이터'가 됩니다


당신의 지난 10년이라는 시간을 단순히 감상적인 '추억 에세이'로 남겨두지 마십시오. 이제는 그것을 냉철한 '보고서'로 다시 써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흔히 과거의 경험을 소비할 때 "그때 참 치열했지" 혹은 "그 사람은 정말 별로였어"와 같은 감정 중심의 서사에 머무르곤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회고록이나 에세이로 만드는 일입니다.


물론, 그러한 추억은 당신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비즈니스 현장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지는 못합니다. AI 시대에 감성적인 회고록은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의 소중한 경험을 주관적인 감상의 영역에서 끄집어내야 합니다.




마윈이 주목한 80%의 진실: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바다


마윈 전 알리바바 CEO는 그의 저서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에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통찰을 던집니다. 우리가 흔히 데이터라고 믿는 엑셀 속의 숫자(정형 데이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전 세계 데이터의 80%는 형식이 정해지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심각한 모순이 발생합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의 분석에 따르면, 그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외치던 수많은 기업의 품질 관리는 고작 전체의 20%에 불과한 '정형 데이터'에만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비정형 데이터는 그 특성상 오류와 손상이 빈번하고, 사람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즉, 가장 가치 있는 80%의 데이터가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버려지거나 오염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마윈은 이 거대한 비정형 데이터의 바다가 전자문서(32%), 소셜 인터랙션(25%), 사물인터넷(23%)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당신의 메신저, 카카오톡, 이메일 속에 잠자고 있는 '소셜 인터랙션'과 '전자문서'입니다.


이것들은 단순한 텍스트 조각이 아닙니다. 인간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주고받은 대화, 협상의 이면, 갈등의 전개 과정,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지배했던 '맥락'의 기록들입니다. 결국 당신이 그동안 '기억'이라는 낡은 폴더에 대충 던져두었던 그 경험들이야말로, 현대 비즈니스가 그토록 갈구하면서도 기술적 한계 때문에 채굴하지 못했던 데이터의 핵심 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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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휘발되는 추억이 아니라, 고밀도의 '비정형 데이터'입니다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휘발되어 사라지는 '기억(Memory)'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구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해야 할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입니다. 이제부터 경험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합니다. 경험은 머릿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닙니다. 그것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현장의 맥락과 인과관계, 그리고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는 고밀도의 정보 덩어리입니다.


반드시 엑셀 칸 안에 정리된 숫자만이 데이터인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현장에서 겪은 그 모든 사건과 사고는 텍스트와 이미지로 변환되어 저장되어야 할 귀중한 디지털 자산입니다. 경험을 기억으로만 남기면 늙어갈 뿐이지만, 데이터로 남기면 자본이 됩니다.




"기분이 나빴다"는 일기이고, "변수 A가 충돌했다"는 데이터입니다


그렇다면 기억과 데이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를까요? 쉬운 예로, "오늘 기분이 나빴다"라고 적는 것은 일기이지만, "변수 A 때문에 갈등 B가 발생했다"라고 적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당신이 일기에 "오늘 김 팀장 때문에 기분이 참 엉망이었어"라고 적는다면, 그것은 단지 감정의 배설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를 "프로젝트 마감 3일 전이라는 상황 변수에서, 김 팀장의 갑작스러운 스펙 변경 요구가 원인 변수가 되어 팀원 이탈이라는 결과값이 발생했다. 나는 이를 막기 위해 A라는 조치를 취했다"라고 기록한다면 어떨까요? 이것은 훌륭한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가 됩니다. 전자의 기록에는 감정만 남지만, 후자의 기록에는 '인과관계(Causality)'가 남기 때문입니다.




뇌를 단순한 저장소가 아닌 '검색 가능한 데이터센터'로 만드십시오


당신의 경험을 이러한 '로그(Log)'로 남기는 순간, 그것은 언제든 검색하고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감정의 안개는 걷어내고, 뼈대가 되는 인과관계만 남기십시오.


당신이 겪은 사건들을 객관적인 로그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일 때, 당신의 뇌는 단순한 기억 저장소를 넘어 검색 가능한 '데이터센터'로 진화합니다. 훗날 비슷한 위기가 닥쳤을 때, "그때 기분이 어땠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때 어떤 변수가 문제였고 어떻게 해결했지?"를 즉시 인출해 내는 사람. 그가 바로 이 책이 정의하는 진정한 인사이터(Insighter)입니다.



[Insighter's Note] 비정형 데이터 (Unstructured Data)


일반적으로 엑셀이나 데이터베이스의 행과 열에 딱 맞게 들어가는 숫자나 통계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라고 합니다. 이는 AI가 분석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입니다. 반면, '비정형 데이터'는 이메일 본문, 회의 녹취록, SNS 게시글, 동영상처럼 고정된 구조가 없는 데이터를 말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의 경험'은 대표적인 비정형 데이터입니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맥락이나 실패의 복잡한 원인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 인간의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전체 데이터의 80%를 차지하는 비정형의 영역, 그곳에 당신의 진짜 몸값이 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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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곧 유료 서비스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시고 지금 이 통찰의 흐름에 합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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