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 이야기
(AI 버전으로 읽어 주세요.^^)
공원으로 나 산책 왔어요. 나 이제 잘 걸어요. 내 뒷다리 무릎도 괜찮대요. 내가 잘 걸어서 엄마는 너무너무 좋대요. 엄마가 좋아해서 나도 정말 좋아요. 엄마가 산책 전에 사진 찍으래요.
날이 따뜻해서 사람들이 많이 다녀요. 막 흥분돼요. 엄마가 "투투"하며 저를 부르지만 사람들 보느라 정신없어요. 엄마가 공원에선 짖는 거 아니라고 짖지 않겠다고 약속하래요. 엄마, 걱정 마세요. 여긴 내 구역이 아니라서 짖지 않아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더러 귀엽대요. 아, 이놈의 인기! 그 소리를 듣고 엄마는 기분이 좋은 가 봐요. 자꾸 사진을 찍자고 해요. 나 카메라 보지 않아요. 멋있게 나오라고 다른 곳을 쳐다봐요. 내가 카메라를 보게 하려고 엄마가 "아빠다!" 했어요. 아빠? 어디 어디? 에이, 엄마 뻥쳤어요. 아빠는 서울 가고 없어요. 이젠 안 속아요. 엄마도 참....
강이 가까워서 물냄새가 나요. 킁킁킁, 냄새 천국이에요. 너무 좋아요. 흐린 날인데 춥진 않아요. 나보다 작은 개가 자꾸 따라오며 냄새를 맡아요. 모르는 개가 똥꼬냄새를 맡으며 다가오는 게 나는 좀 불편해요. 그래서 안 쳐다봐요. 엄마가 괜찮으니 인사하래요. 나 그냥 얼음이 됐어요. 부끄럽고 낯설어요. 다른 곳을 쳐다보다가 슬쩍 몸을 빼며 냄새를 맡았어요. 엇, 할아버지였어요. 그래서 나는 예의 있게 대했어요. 엄마가 짖지 않았다고 칭찬했어요. 가다가 뒤돌아보니 그 할아버지는 차를 갖고 왔더군요. 나는 저 유모차가 싫어요. 할아버지라 차를 타야 하나 봐요. 나도 언젠가 할아버지가 되겠지요. 그래도 저 차는 안 탈 거예요.
공원에서 커다란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어서 쳐다봤어요. 엄마가 저러면 안 되는 거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공원에서 저렇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요. 공원은 모두가 즐기는 곳이라 조용히 산책하는 것이 예의 바른 거라고 했어요. 나는 막 짖고 싶지만 우리 동네도 아니고 사람들과 다른 개들도 있어서 참고 있는데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요. 시끄럽고 아주 불편했어요. 엄마는 아유, 저게 뭐니? 투투야, 저러면 안 되는 거란다. 노래 연습은 다른 곳에서 해야지. 저리로 가자, 하고 말했어요. 내가 가고 싶은 곳이 그곳인데 큰소리로 오 솔레미오, 어쩌고 하는 사람 때문에 못 가요. 마음대로 행동하면 누군가 이렇게 피해를 입어요.
땅이 아주 푹신해요. 나 냄새를 맡고 또 맡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흙을 팠어요. 나 땅파기 선수예요. 파바박! 흙을 파내면 흙이 날리며 냄새가 사방으로 흩어져요. 엄마가 "어머, 낙엽 냄새!" 하고 말했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거 같아서 다시 파바박! 냄새가 아주 멋져요. 나 아예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요. 내겐 이 냄새가 샤넬 5예요. 엄마가 재밌니? 투투, 하고 물어봐요. 엄마가 날 보고 웃어요. 나 우리 엄마 너무 좋아요.
엄마가 잠깐 서 있으래요. 또 사진을 찍어요. 아유, 이뻐라. 지나가는 누나가 보고 웃어요. 멀리 기차가 지나가요. 나는 정신없이 쳐다봐요. 어떤 형아가 저더러 코기래요. 나 코기 아닙니다, 하고 싶지만 참았어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코기라고 할 때가 있어요. 코기랑 나는 많이 다른데 자꾸 그렇게 말해요. 나 코기보다 다리도 길고 훨씬 날씬해요. 코기보다 점잖고 잘 생겼다고요. 코기냐고 묻는 말에 엄마는 "시고르 자브종입니다"라고 말하고 또 웃어요.
나 깜짝 놀랐어요. 깜짝 놀라서 펄쩍 뛰었어요. 나 겁 많아요. 엄마는 까르르 웃었어요. 공원순찰로봇이래요. 개들은 목줄을 꼭 채워주세요, 뒤처리 봉투를 갖고 다니세요. 공원시설을 망가뜨리지 말아 주세요, 하며 계속 말을 하고 다녀요. 사람이 아닌 건 냄새로 알았어요. 엔진 소리가 났고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가 없었거든요. 사람들에게선 음식 냄새나 다른 냄새가 나지만 로봇에게선 그런 냄새가 없어요. 엄마는 투투야, 재밌지? 로봇이야, 하셨지만 나 무서워서 뒤로 물러났어요.
집에 오는 길에 형아를 태웠어요. 형아는 무슨 시험을 보고 왔대요. 엄마가 묻지도 않았는데 형아는 시험 잘 봤다고 말했어요. 형아가 투투 좋아? 하고 물어요. 응, 좋아. 나 꼬리를 막 흔들었어요. 집에선 형아를 보면 으르렁 거리는데 밖에서 보니 엄청 반가웠어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내 꼬리가 마구 흔들렸어요. 형아가 귀찮을 때도 많지만 나 사실 형아를 좋아해요. 하지만 형아에게 이건 비밀이에요.
나 산책 너무 좋아해요. 엄마가 굳 보이, 하며 간식을 주셨어요. 기분 좋아요. 목이 말라서 물을 마셨어요. 그리고 나 뻗었어요. 엄마가 내 발바닥을 만지며 웃어요. 발바닥이 축축해졌어요. 엄마가 만지는 건 괜찮지만 형아가 만지면 나 으르렁 대요. 나 졸려요. 자야겠어요.
'행복한 시간이었어. 음냐 음냐 쩝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