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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살린 Dec 02. 2022

법고전[크리톤]02.죽음 앞에서 더 확고해진 삶의 원칙

크리톤의 탈옥권유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애원하듯 권유한다. 이유로 든 것이 자신이 만일 소크라테스를 탈옥시키지 않고 죽게 한다면, 자신의 입장에서는 소중한 친구를 잃는 것이고, 친구를 구할 수 있었음에도 구하지 못했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것이다. 


크리톤은 당시 아테네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수치의 문화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아테네 사회에서는 사회로부터 승인을 받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자부심이 좌우되는 수치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수의 의견은 큰 해도 큰 이로움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어찌보면 당시의 어리석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우정치를 간접적으로 비판한다고 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시 사회에 이것은 매우 생소하고 이질적인 태도이다.      



크리톤은 물러서지 않고 설득을 시도한다. 탈옥을 거부하는 것은 소크라테스의 입장에서도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는데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이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며, 아들의 양육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만일 그가 아테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설득을 해본다.

                

소크라테스의 대답


크리톤의 권유에  소크라테스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자신은 원칙에 따르는 사람으로 불행한 일이 닥쳤다고 자신의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원칙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

소크라테스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많은 사람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옳으며, 남에게 부끄러운 일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그 일 자체가 옳은지 아닌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크리톤이 제안한 탈옥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토론해 보자고 말한다.     



 정의의 원칙

                   

소크라테스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아름답고 정의롭게 사는 것‘이야 이 원칙에 근거하여 탈옥이 과연 정의로운지에 대한 고찰을 하려고 한다. 먼저 정의로운 것이 어떤 원칙들을 따라야 하는 지를 고찰한다.

1) 결코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정의롭지 못한 짓을 당한다 하더라도, 보복으로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 

2) 남에게 해를 입히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혹여 해를 입히더라도, 보복으로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을 해롭게 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3) 누군가와 다른 누군가와 합의한 것들이 정의롭다면, 그것들을 이행해야 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소크라테스가 당시의 아테네 시민 일반이 가진 정의관과는 차이가 나는 정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정의관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이 정의관은 이른바 ‘보복의 정의관’이다. “친구들은 이롭게 하되, 적들은 해롭게 하는 것‘이 보복의 정의관이다.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정통적인 ’보복의 정의관‘을 ’도덕적 정의관‘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위의 정의관에 근거하여, 과연 탈옥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크리톤은 이 논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 발 뒤로 물러난다.

     

유튜브는 여기로 

https://youtu.be/jl7oVx08M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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